​“아유 요즘애들 말 안들어요. 얼마나 자기맘대로 하는데요. 같이 밥먹으러가자는 얘기도 꺼내기 불편해요.”

“일 한번 시키려면 또 어떤데요. 자질구레한 잡무는 쳐다보지도 않아요. 얘들은 회사에서 성공하는데 관심이 없다보니 좋은 평가도 유인책이 안되요. 어쩌려고 저러는지 원..”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시대적 관심이 지대하다. 이미 회사 구성원의 30% 이상이 밀레니얼 세대이고 2025년에는 그 수가 70%에 다다를 것이라고 하니 기성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Z세대까지 세대간 조화를 이루어야하는 것은 더이상 새로운 과제가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Y세대'라고도 한다)를 언제부터로 볼것인가에 대해 동서양이 약간씩 다른 의견을 내고 있지만, 대략적으로 80년~90년대중반 출생한 세대를 지칭하고 있다. 하지만 세대의 구분이 사회적 변혁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보면, 필자가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세대구분은 다음과 같다. 우선 X세대는 학력고사에서 '수학능력시험'이라는 대대적인 입시제도 변혁을 겪게되는 1975년생부터 약 10년간,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는 학창시절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 디바이스를 접하며 소통과 생활방식에 일대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던 80년대 중반생부터 약 10년간의 기간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95년 이후는 Z세대로 본다는 게 통설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본격적으로 조직의 성과를 책임지게 되는 주춧돌로서의 역할(대리~과장)을 하게 됨에따라 업무형태, 채용, 평가, 리더십 등 운영전반에 있어 이전과는 다른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전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두고 수많은 분석과 관련서적이 쏟아지면서 마치 그들이 다른세계에서 온 별종인 양 평가하기 바쁜 모양새이다. 과연 그들은 우리가 주의해야 할 외계에서 온 종족일까?

 

​*밀레니얼 세대는 괴물이다.

그들은 학창시절부터 지독한 경쟁에 내몰렸다. 2000년대 중후반, 승리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학교에까지 스며들어 '선행학습'이 초등학생에까지 일반화 되고, 성적 지상주의의 끝판을 달려야만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되다보니 청소년으로서, 학생으로서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기본 소양은 뒤로 한채 앞만 보고 달렸다.(국사가 수능필수과목에서 제외된것이 2005년이니 이들이 대입을 치른 시기와 맞물린다) 이들에게 대학은 취업을 위한 단계였을 뿐 '학문의 요람'이라는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다. X세대의 대학 진학율은 40%였던데 비해 이들은 70%에 다다르며, 대학은 어렵지않게 갈수 있지만 취업은 보장못하는 곳이 되었다. 결국 취업이라는 최종 목표를 바라보고 공부해야했고 취업잘시키는 대학이 훌륭한 대학이었다. 그렇게 대학생활 내내 스스로를 철저히 조직에 적합한 인재로 무장한 뒤에 마침내 '입사'라는 30평생 목표로 삼은 가장 큰 관문을 뚫어내게 된다.(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스스로를 '삼포세대'라 칭하며 자조한 것도 이들이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회사라는 조직의 현실.. 일을 잘하기보다 상사의 눈치를 봐야하고, 잡다구리한 업무와 '왜 하는지 모를' 효율성 떨어지는 방식들, 그리고 그런 일을 아무소리 않고 하고 있는 선배들을 보고 현타가 오게 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괴물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에 솔직할 뿐이다. 기존의 X세대들 역시 초년병 시절, 말하고 싶지만 차마 입밖에 꺼내지 못했던 것들을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표현한다. 직장내에서 표현하기 어려우면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드러낸다. 회사라는 조직이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웠으면 하고, 또 그렇게 바뀔수 있다는 기본전제를 깔고 있기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했던 것을 기억해 보자. 그 충격은 공히 메가톤급이었다. 둘이서 또는 셋이서 많은 시간을 들여야했던 일들을 혼자서 내 손바닥위에 가능하게 만들었고, MP3, 카메라, 네비게이션, TV.. 스마트폰은 눈에 보이는대로 집어삼켜왔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즉, 불가능이란 없고 기존의 공식이 진리가 아니며 현실은 언제든지 바꾸고 통합하고 쪼갤수 있는 개선의 대상이라고 배워온 그들에게 회사라는 곳은 신기하리만치 이상하게 일을 하고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혹자는 밀레니얼 세대가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불만을 표하는데 이는 밀레니얼 세대 스스로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X세대 팀장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이러한 솔직함을 조직운영의 좋은 영양제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렇듯 ​인간 본연의 감성에 충실한 이들 밀레니얼과의 조화로운 상생을 위해 필자는 다음 세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가치관을 가지고 경영에 임해야 한다. 조직의 대표는 물론 본부장, 팀장에 이르기까지 직책을 안고 있는 책임자들은 자신의 조직이 어떤 가치관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구성원과 공유해야하고 회사내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적으로까지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한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세대이다.

둘째, 조직내에서의 개인의 역할(Job Description)을 가능한 한 명확히 하라. 이는 채용을 시작하기 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하는 사항이다. 자신의 메인 잡이 어떤 것인지 명확히 한 후 싸이드 업무, 긴급한 업무가 치고 들어오더라도 문제되지 않는다. 밀레니얼도 조직이 위태해지는 것은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영혼없이 이일 저일 시키는대로 하며 조직내에서 자신의 스페셜티를 찾지못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밀레니얼이 회사생활에서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 1위가 '자기개발과 성장'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Career Development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 역시 구성원이 일에서 보람을 느끼게 하기 위한 세가지 조건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업무구성', '피드백 정보', '지속적인 학습'을 제안했다.(매니지먼트, 2007, 101p)

셋째, 위 두가지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라. 많은 과제를 들고 나올 필요없다. 지키기만 힘들 뿐이다. 지속성(Consistency)은 조직이 개인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단순하지만 가장 좋은 방식이다. 단발적이고 선언적이고 휘발되는 액션은 오히려 부작용만 키운다.

얼마전 2019년 입사1년차 신입사원의 퇴사율이 48%라는 리포트(채용포털 '사람인', 576개 기업)를 보고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이제 밀레니얼 세대를 조직영속을 위한 객체로 볼것이 아니라 그들 안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구성원이 공감하지 못하는 경영은 리스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구성원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 어떤 경험이 깔려있는지, 그들이 원하는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성과를 내는 방식이 어떠한지 기성세대라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