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의 삭소은행이 발표하는 '황당 전망'은 공식 시장 전망을 반영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현실화될 경우 투자자들에게는 ‘위험이 잘못 분배될 수 있다는 경고’로 작용하기도 한다.   출처= Saxo Bank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덴마크의 삭소은행(Saxo Bank)은 매년 해왔듯이 올해도 4일(현지시간) 2020년 10가지 터무니없는 황당 전망(outrageous predictions)를 발표했다.

삭소은행은 매년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지만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아 그다지 평가받지 못하는 사건’을 선정 발표한다. 

이 사건들은 거시경제와 국가별 전망에서부터 특정 산업의 주요 변화까지 다양한데, 이러한 예측은 2020년 공식 시장 전망을 반영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현실화될 경우 투자자들에게는 ‘블랙스완, 위험이 잘못 분배될 수 있다는 경고’로 작용하기도 한다.

삭소은행의 2020년 10가지 '터무니없는' 황당 예측은 다음과 같다.

1. 반도체 주식의 붕괴

인공지능 혁명의 동력이라 할 수 있는 마이크로칩이 2020년부터 수익이 감소하기 시작할 수 있다.

삭소은행은 "AI가 한계에 부딪혀 투자가 얼어붙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SOX 지수가 50% 폭락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최근 수년간 칩메이커들의 성장은 AI에서 암호화폐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 대한 투자에서 비롯됐지만, 실제 결과가 투자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함에 따라 2020년에는 그러한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삭소은행은 설명했다.

2.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높은 이익 낼 것

삭소은행은 “이른 바 FANGS 주식이 부진에 빠지고 <iShares MSCCI World Value Factor ETF>가 FANGS 주식보다 25% 상회하는 실적을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은행은 또 "미국과 세계 금융시스템의 총체적 위기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재정 적자가 늘어나고 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다음 경기 침체기를 대비해 대차대조표를 ‘초대규모’(super size)로 운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은행은 지적했다.

3. ECB 내년 1월 깜짝 금리 인상?

삭소은행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새 수장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유럽의 통화정책 방향을 정반대 방향으로 뒤집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삭소은행은 "라가르드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면 유럽 은행권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ECB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이어 "유로 국가, 특히 독일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직접 개입해 재정 정책을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ECB는 2020년 1월 23일 회의에서 통화 정책을 번복하고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4. 전통적 석유회사들 모처럼 웃는다

삭소은행은 "그동안 유가 하락과 투자자들이 블랙 에너지 부문을 기피해 옴에 따라 기존 에너지 기업에 대한 주식 평가가 청정 에너지 기업보다 23% 아래로 밀려났지만, 2020년에는 OPEC이 감산을 확대하고, 적자에 허덕이는 미국 셰일 생산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아시아로부터의 수요가 다시 증가함에 따라, 기존 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 전망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석유와 가스 산업이 2020년에 깜짝 승자로 부상하고 동시에 청정 에너지 산업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5. 남아공 필두로 신흥국 부채위기 가능성

삭소은행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통화 랜드(rand)의 대달러 환율이 달러당 15랜드에서 20랜드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남아공 정부는 지난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익기업 에스콤(ESKOM)에 계속 구제 금융을 지원하면서 국가의 재정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삭소은행은 "에스콤의 실패는,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적절한 재정 구조를 유지하지 못한 나라에 계속해서 자금을 지원하는 채권자들의 관행을 깨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6. 트럼프, 기존 관세 모두 폐지하고 '아메리카 퍼스트 세금' 도입?

미중 무역 합의가 실패로 끝나고, 트럼프 대통령은 늘어나는 무역 적자를 완화하기 위해 기존 모든 관세를 폐지하고 해외제품을 이용하는 모든 기업 매출의 25%를 부가가치세로 메기는 ‘미국우선세’(America First Tax)를 새로 들고 나올 수 있다고 삭소은행은 예측했다.

삭소은행은 "이 세금 규정으로, 미국 법인세는 ‘공정 자유 무역’이라는 원칙에 입각해 미국 내 생산에 유리하도록 완전히 재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7. 스웨덴, 이민자 수용위해 '대규모 재정 부양책' 내놓는다

최근 경제적 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스웨덴이 정치적 혼란까지 겪게되면서 대대적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 특히 스웨덴 국민들은 현재 이민에 대한 국가 정책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어 이를 무마하기 위한 사회 통합 차원의 경제 부양책도 추진할 전망이다.

삭소은행은 "이민자들을 더 잘 통합하고 사회 서비스를 대폭 늘리기 위해 스웨덴에 대규모의 실용주의적 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스웨덴의 대규모 재정 부양책으로 스웨텐 크로나(SEK)의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8. 2020년 미국 대선 민주당 승리, 여성과 밀레니얼 지지로 상하원 모두 장악

삭소은행은 2020년 선거에서 여성과 밀레니얼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하면서 민주당이 대통령 뿐 아니라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삭소은행은 "미국의 밀레니얼들과 Z세대들은 중앙은행의 자산시장 부양으로 불공정과 불평등이 심해졌다고 생각하고 있고, 기후변화 공포로 크게 불안해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반역자로 지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는 헬스케어 산업과 제약회사에 대한 규제 확대로 이어져 이 산업의 주식이 50% 이상 폭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9. 영국의 브렉시트에 이어 헝가리도 EU 탈퇴

헝가리는 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지만 최근 몇 년간 EU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다.

삭소은행은 "헝가리 정부가 언론, 법조계, 학계, 소수 인권 단체에 대해 전례 없는 규제를 가하고 있다는 이유로, 유럽연합이 EU 협약 제7조 절차를 시행한 이후 양측은 15년간의 동거생활이 어려움에 처한 것 같다"며 "양측은 내년에 이견을 조율하지 못하면 헝가리가 탈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0. 달러화 급락 전망, 아시아 새로 도입하는 디지털 기축통화로 똘똘 뭉쳐

삭소은행은 아시아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디지털 준비통화를 발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삭소은행은 "미국이 달러화를 무기삼아 세계 금융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무역 경쟁이 심화되고 아시아의 입지가 더 취약해지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아시안 인출권(ADR)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기축통화를 발행해 1ADR 당 2달러의 환율을 적용함으로써 ADR을 세계 최대 통화단위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