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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돋보기] <후쿠오카>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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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2019 서울독립영화제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대학교 연극동아리에 새로 들어온 여자 후배를 사랑했던 절친 두 남자가 있었다. 그 후배는 두 명의 선배를 동시에 사랑했다. 서로에 대한 두 남자의 질투로 세 사람의 갈등이 점점 깊어졌고 결국 후배는 어느 날 두 남자의 곁을 떠나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남겨진 두 남자의 마음은 그녀를 떠나보내지 못했고 각자만의 방법으로 그녀와의 추억 속을 계속 헤맸다. 무려 28년이라는 시간을. 

2019 서울 독립영화제 개막 작품인 영화 ‘후쿠오카’는 영화 ‘망종’, ‘두만강’, ‘경주’, ‘춘몽’,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등으로 국내외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은 재중동포 감독 장률의 열두 번째 장편이자 신작이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의 주된 배경은 일본 후쿠오카의 작은 번화가인 텐진(天神)과 나카스(中洲)다. 감독은 도시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도시스럽지 않은 매력이 있는 후쿠오카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영화에 활용했다.    

중견 배우 권해효와 윤제문은 28년 전 동아리 후배 ‘순이’와 나눴던 뜨거운 사랑을 잊지 못하고 50대 중년의 나이에 홀로 살아가고 있는 두 남자 ‘해효’와 ‘제문’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영화 ‘기생충’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 박소담은 두 명이 가진 추억을 하나로 이은 소녀 ‘소담’역을 맡았다. 극중 각 배우가 각자의 본명으로 주인공들을 연기한 것이 특징이다. 

28년이 흐르는 동안 해효와 제문은 순이가 자신을 더 사랑했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각자가 추억하는 순이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곳에서 28년을 외롭게 살아간다. 어느 날 불쑥 찾아온 불청객 소담의 끈질긴 권유로 제문은 해효가 살고 있는 일본 후쿠오카로 건너간다. 한 때는 서로를 죽일 듯이 미워했던 제문과 해효였지만 서로를 마주한 순간 28년 동안 너무나도 똑같이 순이를 그리워하고 있는 서로를 보며 둘은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소녀 소담은 두 사람 사이의 묘한 분위기를 줄타기한다.

오래 전 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속에 남겨진 아련한 슬픔, 여기에서 아무리 벗어나려고 애써도 벗어나지 못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감독은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를 보면 마치 상황만 던져주고 각 배우들이 느끼는 그대로 대사를 주고받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배우들의 연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연기인지 실제 상황인지를 헷갈리게 만들어 몰입하게 만든다. 극중에서 잠시 연극무대를 가장한 상황을 각 주연배우가 연기하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생활 연기’의 끝을 볼 수 있다.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하면, 우리는 그것이 세상에서 이야기하는 통상적 형태가 아닌 사랑의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고 해도 그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혹은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영화 후쿠오카가 전하는 메시지는 여기에 대한 관객들의 생각을 묻는, 그런 영화가 될 것 같다. 

박정훈 기자 pjh5701@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1.29  09:00:00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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