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2006년 10월 서울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서울 서남권 대표 부촌으로 자리할 것이라 기대를 받은 영등포구 신길재정비촉진지구(일명 뉴타운)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이하 분상제)에 따른 공급절벽 우려속 '신규 공급의 메카'로 부상되며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신길재정비촉진지구는 서울 서남권의 최대 재개발 지역이다. 2015년 입주한 11구역 재개발 '래미안 프레비뉴'를 필두로 차례차례 분양되고 있다. 이 지역은 동작구와 맞물려 있고 여의도로 오가기 수월한 입지적 장점을 지닌 삼각 생활권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신안산선과 신림경전철 개통 예정으로 교통 호재에 따른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2020년까지 신길재정비촉진지구에는 5만5981명(2만741가구)이 거주하게 된다. 분상제 이후 이달 말 3구역을 재개발한 '신길더샵프레스티지'(총 799가구 중 316가구 일반분양) 분양으로 신길 뉴타운의 1단계 분양이 마무리 된다. 현재 이 지역은 분양권 시세는 최고점을 찍고 있는 상황이다.    

▲ 지하철 1호선 신길역에서 서울교(사진)를 타고 이동하면 여의도 금융감독원까지 4분거리에 도착할 수 있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신길뉴타운(신길 재정비촉진지구)는 한강 이남에서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재정비 사업이다. 신길뉴타운(146만9910㎡규모)은 2006년 10월 재정비촉진지구와 시범지구로 지정됐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신길뉴타운에서 1·2·4·6·15·16구역이 지정해제된 상황이다. 

18일 영등포구청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신길뉴타운에 남아 있는 재정비구역은 곧 분양을 앞둔 3구역과 10·13구역이다"며 "3구역을 분양하고 나서 10·13구역은 사업 진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길 10구역(남서울아파트)은 사업시행인가 전이다"며 "건축심의 받고 나서 사업시행인가 나고 관리처분하고 철거, 착공하려면 시간이 몇 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0구역과 13구역이 착공에 들어가려면 5년은 잡아야 한다. 

▲ 5구역 '보라매 sk뷰' 견본주택 분양 현장.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분양권·신축아파트 : "현재 최고점을 찍었다" 

신길뉴타운에서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는 단지는 5구역 '보라매 SK 뷰'와 8구역 '신길파크자이', 9구역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12구역 '신길 센트럴 자이'다. 신풍역 근처에 위치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권 30평대 매매가는 최고 14억원을 찍었다"고 말했다. 신길 뉴타운 내 분양권 물량 시세는 '최고점'에 도달한 상황이다. 

신길뉴타운은 신안산선(2024년 준공)과 신림경전철(2021년 개통)이 교통 호재로 잡혀 있다. 그러나 시장이 들썩이는 이유로 분상제 요인이 크다고 말한다.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에서 벗어난 점이 큰 요인인 것 같다"며 "이제 서울 내에서 새 아파트가 부족할 거라는 생각에 몰려서 가격이 더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12구역 재개발인 '신길센트럴자이'도 시세는 비슷하다. 신길 5동에 위치한 Y 공인중개업소는 "센트럴자이가 실거래가가 84㎡에 13억 선이다"며 "신길 뉴타운이 분양 때보다 웃돈이 많이 붙었다"고 말했다. 현재 문의하는 수요자들 중에 이달 말 분양 예정인 3구역 재개발 '신길더샵클래스티지'가 오를 것 같은 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이미 신길뉴타운의 대표단지라고 볼 수 있는 '래미안 에스티움'은 찾는 사람이 많다. Y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입지도 좋고 대단지에 브랜드 아파트니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래미안 에스티움은 신풍역과 보라매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Y공인중개업소 대표는 "84㎡ 매매로 14억원에 나간다"며 "전세 물건도 없다"고 말했다.   

실거주자와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을 구해봤다. 한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실거주를 할 거면 조만간 분양하는 3구역에 넣는게 맞다"며 "투자를 생각한다면 신길뉴타운 주변이 이미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 개발 계획인 구역에 투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축 아파트 : "신축 아파트와 동반상승이다" 

신길동에서 거래되는 구축 아파트는 최고가 14억원이 언급되는 신축 아파트의 영향을 받고 있다. I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길 뉴타운 영향을 아무래도 받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년이 넘은 한성아파트는 84㎡ 매매가가 최고 8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상황이다. 

갑자기 급등한 것은 아니다. I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길이 급변한 게 아니라 서울 시내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신길도 '뉴타운' 효과와 여의도 접근성으로 오른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여의도 생활권'이고 10년~20년 전 신길동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근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신길뉴타운과 인접한 구축 아파트들이 이른바 '동반상승'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신길 10구역'인 남서울아파트 거래 상황도 살펴봤다. 영등포구청 주택과에 따르면, 신길10구역은 2016년에 안전 측정 결과를 했고 E등급(즉각 철거)을 받은 바 있다.  Y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49㎡(전용 13평) 매매는 6억~6억3000만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세는 같은 평수로 1억원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신길 13구역'인 신미아파트에 대해서 주상복합단지이거나, 1개동 아파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Y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미아파트도 매매가 7억원에서 8억원 선이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다른 인근 구축인 삼환아파트(1999년 준공)와 한성아파트(1997년 준공)도 상황은 비슷하다.  

동시에 신길동도 곧 분양가상한제로 묶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상황이다.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여기도 묶일 것이다"며 "그 전에 수요자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12구역 '신길센트럴자이' 분양 현장. 사진 = 이코노믹리뷰 DB

몇 전문가들은 한동안 분상제 영향으로 서울 시장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기과열지구는 10년을 소유하고 5년 거주한 물량만 거래가 되기 때문에 희소가치로 가격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어 "신길뉴타운 지역이 강남에 근접하고 교통도 좋고 분상제 지정 지역이 되지 않아 '풍선효과'로 올라간 점도 있을 것이다"고 풍선효과를 언급했다. 권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해간 서울 내 지역은 당분간 시세는 오를 것이다"고 전망했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의 신규 주택 수요는 항상 있으니 분양가가 떨어지지는 않는다"며 "서울 주택 시장이 저평가가 되거나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신길 만의 특별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분상제 대상지역에서 제외된 이후 거래가 많아진 영향도 있지만 그 이유가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권 책임연구원은 "하나의 주택이 가격이 측정되고 시장이 움직이는데 분양가상한제 만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일단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건 시장 전체적으로 상승 분위기로 넘어간 건 분상제도 상당 부분 영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길뉴타운 인근으로 "신안산선과 신림경전철 개통 호재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부분이다"며 "가장 큰 요인은 분상제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말 분양에 나서는 신길 3구역 재개발 '신길더샵클래스티지'의 분양 전망에 대해서도 물었다. 권 리서치팀장은 "지금까지 신길뉴타운에서 분양이 된 물량이 대체적으로 분양이 잘됐고 경쟁률도 꽤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2017년 11월 분양한 9구역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은 49㎡타입에서 1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8년 6월 분양한 8구역 '신길파크자이'는 평균 경쟁률이 79.6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권 리서치팀장은 "신길뉴타운도 인기가 있고, 최근 서울 분양시장이 경쟁이 치열해져서 평균 가점이나 경쟁률도 높을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