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KCGI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이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 등을 위해 신설하기로 한 거버넌스위원회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독립성과 전문성이 의심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한진그룹이 높은 부채비율을 낮춰 아시아나항공 수준의 재무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좌절 이후 주춤했던 한진그룹을 향한 공세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KCGI는 15일 ‘한진칼, 대한항공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KCGI의 입장’ 보도자료를 내고 “KCGI는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없으며 주주로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통해 한진그룹의 경영 효율성 및 투명성을 높이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 KCGI는 한진칼의 2대 주주로서 주주 가치에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하는 거버넌스위원회에 단 한명이라도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 8일 이사회에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며 거버넌스위원회·보상위원회 설치 등을 결의한 바 있다. 또한, 하루 전날인 7일 대한항공은 지배구조헌장의 제정,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독립성 강화, 보상위원회 설치 등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기존 경영진의 지인으로 구성된다면 단 한명의 독립적인 인사도 추천할 수 없는 이중차단장치가 될 수 있다”며 “또 거버넌스위원회가 비지배주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면 대주주 위주의 의사결정구조가 더욱 고착화되기 쉽다”고 비판했다.

KCGI는 “지난해 한진칼 이사회는 선임시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독립적인 감사 선임을 봉쇄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1000억원 이상을 차입해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하고 결국 회사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들만으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은 사외이사가 대주주와 독립적으로 자신의 직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것인지 여부”라며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에 실질적인 개선을 가져오기 위해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KCGI는 과도한 부채비율에 대한 해결책도 촉구했다. KCGI는 “한진그룹은 그룹의 주력 회사인 대한항공의 과도한 부채비율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말 부채비율 922.5%로 글로벌 경쟁사인 일본항공, 싱가포르항공 등 아시아 주요 항공사의 평균 75~106%에 비해 현저하게 과도하다”고 전했다.

이어 “새 경영진은 과도한 부채비율 축소와 관련해 실효성 있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한진그룹은 공개적으로 약속한 송현동 부지매각 등 한진그룹 계열사 비업무용 자산의 조속한 매각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진그룹 경영진에 대한항공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현 항공산업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