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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늪’ 보험업계, 3분기 실적 희비 살펴보니

미래에셋‧교보생명‧메리츠화재 선방…한화‧현대‧삼성‧DB 등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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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미래에셋생명과 메리츠화재가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업황 악화 속 유연한 자산운용 전략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은 운용자산 손실 등 급감한 순이익으로 저금리‧저성장 늪에 빠진 보험업계를 조명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당장의 실적을 방어하기 위한 곳간털기 식 전략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잠정 실적을 발표한 미래에셋생명, 교보생명, 메리츠화재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 삼성생명, 오렌지라이프,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은 악화한 순익을 보였다.

◇ 자산운용 투자손실 등

한화생명은 주요 생보사 중 가장 큰 실적 하락을 나타냈다. 한화생명의 올 3분기 순익은 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6% 급감했다. 순익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주식 관련 손실 및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등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투자이익률은 3.3%로 전년 동기대비 0.5%포인트 떨어졌으며, 운용자산의 주식형 자산 투자손실이 약 400억원 발생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4분기는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2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추가적립을 우려했으나, 외부 여건 개선 덕분에 준비금 적립 규모는 당초 우려보다는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일회성 투자손실 등으로 크게 부진한 만큼, 내년부터는 소폭이나마 이익도 증가하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출처=NH투자증권 리서치 본부

업계 1위 삼성생명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삼성생명 올 3분기 순익은 2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2807억원 대비 21.6% 감소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익 역시  9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7267억원 대비 43.4% 줄었다.

오렌지라이프 3분기 순익도 644억원으로 전년 동기 814억원 대비 21% 감소했다. 투자수익률 하락 등 자산운용손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1.6%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 자동차보험‧장기위험손해율 상승

손보업계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자동차보험손해율 및 장기위험손해율의 상승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한화손해보험의 올 3분기 순익은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8%나 급감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6.0%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4%포인트 올랐고, 장기위험손해율도 102.9%로 12.0%포인트 올라 사상 최악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주식 관련 운용자산에서도 처분손실이 발생해 손익분기점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보장성 신계약은 13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1.4% 감소했다. 이에 따른 시장점유율은 6.0%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떨어졌다.

이남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계절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4분기에는 적자가 예상됭메 따라 2019년은 손익분기점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업계 공통적인 손해율 상승 영향도 있었지만, 대출자산에 대한 손상차손과 주식 관련 운용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됐다. 추가적으로 보장성 신상품 출시와 마케팅 비용 지출 등으로 사업비 부담 또한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보업계 1위 업체인 삼성화재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화재의 올 3분기 순익은 15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71억원 보다 32.6%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일반보험 일회성 손실 △장기보험 매출확대에 따른 선집행 된 사업비 증가 등으로 인해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104.9%로 지난해 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의 순익도 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떨어졌다. 의료비 청구건수‧보장성상품판매 증가 등으로 인해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이 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이다. 자동차보험손해율은 94.0%로 지난해 동기 대비 7.4%포인트 상승했으며, 장기위험손해율은 11.9%포인트 올라 사상 최악의 수치를 나타냈다.

이남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까지의 실적 부진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포함한 정책 시행 효과와 상당 부분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2020년 실적 턴어라운드 여부를 낙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보험료 인상에 대한 당위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사업비 지출을 통한 신계약 판매 경쟁에 대해 업계 내 회의적인 시각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 △비급여 의료비 항목에 대한 관리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 실적이 하단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DB손해보험의 올 3분기 순익도 1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하락했다. 자동차손해율은 92.5%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0%포인트 증가했으며, 비급여 의료비 청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장기위험손해율 역시 9.1%포인트 상승했다.

◇ 자산 처분 이익 등 탄력적인 자산운용

이 같은 업계 실적한파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보험사들이 있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생보사 중에선 미래에셋생명이 두각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생명의 올 3분기 순익은 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나 상승했다. 변액투자형 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이 기간 미래에셋생명의 변액투자형 연납화보험료(APE)는 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늘었다. 은행권 DLF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신계약 매출이 지속됐다는 평가다.

Fee-biz 수수료(변액/퇴직 적립금 수수료수입) 수입 역시 4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 증가했다. 올 상반기 변액 수익률 개선에 따른 해약 영향으로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됐으나, 주로 4분기에 유입되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반영되면 수수료 수입이 다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매 분기마다 안정적인 이익 흐름을 보이면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859억원, 이미 작년 연간 순이익(750억원)을 초과한 상태”라며 “동사는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 비중이 큰 만큼 이익 안정성이 높고, 희망퇴직이나 투자 손실 등 일회성 비용도 딱히 발생하지 않았다. 4분기도 무난한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연간 순이익은 900억원을 넘어설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교보생명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의 올 3분기 순익은 20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증가했다. 신규 투자처 발굴로 자산운용이익률이 개선됐고, 채권매각 이익이 늘어난 점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 출처=NH투자증권 리서치 본부

손보사 중에선 메리츠화재가 유일하게 실적개선을 나타냈다. 메리츠화재의 올 3분기 순익은 7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대규모 자산처분이익(2102억원)을 통해 손보사 중 유일한 이익 성장을 시현했다는 분석이다. 일회성이익이 반영된 결과로 투자이익률은 7.2%로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늘었다. 신계약 보장성은 4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5% 증가했으며, 신계약 판매 급증에 따라 사업비율도 5.8%포인트 늘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4분기까지는 월 150억원 수준의 인보험 신계약은 지속될 전망이며, 사업비 부담 증가를 채권 매각이익으로 상쇄하는 모습 또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인보험 성장에 따라 신계약비 이연상각 폭이 늘어나면서 내년이후부터는 신계약비 추가상각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나, 올해와 반대로 사업비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투자이익 감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남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는 운용 부문에서의 자산매각차익을 제외하면 적자를 기록했을 수준으로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높아졌다”며 “위험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도 높은 신계약 성장 전략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일회성 곳간 털기 주의해야

업황 악화 속 실적개선을 보인 보험사들에 대해 유연한 자산운용 전략이 주효했다는 말이 나온다. 당장의 보험 영업 수익보다도 자산 매각 차익 등으로 3분기 순익을 채웠다는 분석이다. 향후 보험업계의 상황이 더욱 어두울 것이란 전망으로, 곳간을 털어 손실을 메우는 전략도 언젠간 한계가 올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각 사마다 나름대로의 전략으로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 당장의 실적을 방어하기 위한 자산처분 등의 전략을 두고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속된 신계약 경쟁은 물론 곳간을 털면서 순익을 방어하다보면 언젠간 큰 폭탄으로 다가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1.15  08:00:00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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