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유엔(UN)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인류는 무려 83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생산했다. 그 엄청난 양의 대부분은 쓰레기 매립지로 버려지지만 그것이 분해되는 데에는 수세기가 걸릴 것이다.

우리의 플라스틱 중독은 걷잡을 수 없이 급증하고 있지만, 자연에서 발견되는 물질로부터 해결책을 찾으려는 회사가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스타트업 이코바티브(Ecovative)는 버섯의 뿌리처럼 생긴 구조인 균사체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버섯하면 우리는 보통 땅 위에서 자라는 버섯을 생각하지만 이코바티브는 지하에서 균사체를 배양한다.

이코바티브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에벤 베이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는 말 그대로 지구 생태계를 망치고 있지만 우리의 자연재 대안은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분야에서 심각한 문제들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코바티브는 균사체를 특정 모양과 크기로 배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에코바티브에 따르면 배양 방법이란 식물성 유기 폐기물에 균사체를 접종하는 것을 말한다. 균사체가 농작물 자체와 그 주변에서 배양시킨 후 이를 한데 결합시키면, 대개 스티로폼으로 만드는 포장재에 대한 훌륭한 자연재 대체품이 된다. 포장 제품을 만드는 데 소모되는 물과 전기의 사용도 매우 적고 공정 시간도 1주일이면 충분하다.

▲ 버섯 균사체는 스티로폼 포장재의 훌륭한 자연재 대체품이다.    출처= Ecovative

균사체의 유효 수명이 다하면 자동 분해되기 때문에 포장재를 부셔서 정원에 그냥 버리면 된다.

“포장 쓰레기를 정원에 버린다 해도 정원을 오염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원 식물에 자양 퇴비를 주는 셈이니까요.”  

이코바티브는 포스트 잇(Post-it) 노트와 스카치 테이프로 유명한 대기업 3M 같은 투자자들로부터 수 백만 달러를 유치했고, 미 국방부와 910만 달러(106억원) 어치의 계약도 체결했다.

클라크 대학교(Clark University) 생물학과 데이비드 S. 히베트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유형의 기술은, 그 기술이 비용 효과적이냐 또는 실제로 상업적으로 전통적 재질을 대체할 수 있느냐와 관계없이 매우 흥미진진하다.”고 말했다.

"이 기술이 비용 효과적인가, 상업적으로 대체 가능한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 전미 천연자원보호위원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의 자원 전문가 다비 후버는 "현재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일회용 포장재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코바티브의 연구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에겐 친환경 지속 가능한 대안에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친환경 지속가능 옵션을 전적으로 환영합니다.”

▲ 이코바티브(Ecovative)는 식물성 고기, 건축 산업, 의료 분야가 자사 제품의 미래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처= Ecovative

2007년에 출범한 이코바티브는 현재, 인공 가죽(vegan leather)에서부터 식물성 고기에 이르기까지 동물 농장 산업을 완전 뒤흔들 만한 균사체 포장재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사는 완두콩 단백질과 유전자 변형 콩과 같은, 지금까지 아무도 균사체 배양에 성공하지 못한 식물 성분을 사용한다.

베이어 CEO는 "현재 균사체 베이컨도 실험 단계에 있다”면서 “이 분야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코바티브는 지난 9월에 식물성 고기 사업부를 애트라스트 푸드(Atlast Food)로 분사시켰지만, 두 회사는 여전히 함께 일하고 있다.

실제로 균사체 포장재는 단지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 스타트업은 또 다른 대담한 목표가 있다. 바로 건축 자재다.

베이어 CEO는 균사체로 만든 제품은 단열성과 구조적 안정성이 있어 전통적 건축자재와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건설 시장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