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이제 두 달 남짓 남았다. 이제 2019년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며,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과 빠른 검토가 필요한 시기이다. 일에 의하여 얻은 것은 무엇이고, 삶에 있어서는 어떤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별 남는 것은 없는 듯 하다. 뚜렷하게 무엇 하나 한 것이 없는 것 같고, 남은 2달도 원하는 무언가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그냥 큰 사고없이 한 해를 안전하게 마무리 짓는 것으로 하며, 다음 해를 기약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찜찜 또는 찝찝한 기분은 지울 수 없다. 역시 올해도 특별한 것 없이 그냥 지나갔다는 생각에 자괴감마저 밀려온다. 내년에는 특별한 일을 해보겠다고 생각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2달 이후에도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풀리지 않는 고민만 늘어갈 뿐이다.

 

그래서, 필자는 ‘기본에서 다시 시작해보자’라는 제안을 해보고 싶다

지금의 일을 왜 하게 되었고, 무엇을 바라고 시작했으며, 그 중에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얻지 못했는지 말이다. 그리고 그 동안 놓친 것이 있다면,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얻어 걸렸는지 등등을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일기라도 써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과거의 아쉬웠던 순간을 기록하여, 그때의 감정을 애써 불러올 필요가 없다. 그 보다는 차라리 내가 알고 있던 것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자. 그 시작은 우리가 업무 현장에서 자주 쓰고 있는 ‘말, 용어(Wording)’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쓰는 말 대부분은 ‘가치가 담겨 있는 말’이다

누가, 언제, 어느때 사용하는가에 따라 그 의미의 진폭이 발생한다. 따라서, 원래의 뜻을 참고하여 문맥(Context), 핵심 메시지(Core Message), 우리 조직 고유의 문화(Culture)를 반영된 뜻으로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비즈니스의 기본이다. 고객, 직원, 사장, 모두들 같은 말에는 같은 가치를 갖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같은 말을 쓰면서 서로 다른 뜻으로 오해하여 갈등이 빚어진다. 이른바 ‘뉘앙스에서 비롯된 갈등’은 누군가의 확증 편향 및 우기는 것에 의해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래서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말이 사실은 OOOOO가 아니라, ◇◇◇◇◇ 혹은 □□□□□일지 모른다는 것을 정정하는 칼럼을 쓰려고 한다. 연말 대비의 특집이다. 그 시작은 성과(成果)이다.

 

우리는 성과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

성과는 말 그대로 ‘결과’ 그 자체를 지칭한다고 알고 있지만, 원래의 뜻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실적’ 또는 결과라는 말로부터 철저하게 구분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 왜? 이 셋을 헷갈리면서, 성과를 실적처럼, 실적을 성과처럼 그 모든 것이 결과로 혼용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다.

성과의 사전적 의미는 ‘이루다 성(成)에 과실 과(果)’이다. ‘어떤 열매를 획득하다’는 뜻이지만, 해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어떤 의도를 갖고 목표한 열매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과 결과 모두를 뜻한다.” 따라서, 의미상 ‘목표’와 그에 따른 ‘정제된 과정’을 동반한다는 것으로 함께 해석해야 한다.

생각해보자. 우리가 과수원 농장 주인이라고 하자. 분명 사과나무인줄 알고 심었는데, 수확할 시기에 사과가 아니라, 복숭아, 배 등이 열렸다고 하면 의도한 성과를 획득했다고 볼 수 있는가, 혹은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렸지만 생각보다 작은 사과가 열리거나, 열린 개수가 적다면 그걸 성과라고 볼 수 있는가

또한, 성과는 결과(맺다結, 열매果)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뜻이다. 결과는 Output 그 자체를 지칭하지만, 성과는 Performance이기 때문에, 효율과 효과 모두를 담고 있으며, 일의 내용 및 목표에 따라 시도 자체를 높게 평가할 수도 있고, 기존에 하던 일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 따라서, 각기 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에 성과 평가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비즈니스상의 성과는 크게 둘로 나뉜다. 양적 성과와 질적 성과. 양적 성과는 의도된 어떤 목표치를 얻는 것을 말한다. 단, 이때 초과 달성까지 목표로 의도했다면 성과라고 볼 수 있지만, 이를 상회하는 초과에 대해서는 기대효과라고 봐야 한다.

단, 양적 성과는 질적 성과를 동반한다. 따라서, 질적인 변화 없이 같은 방식대로 하면서 이전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의도’와는 관계없이 시장 자체가 성장 또는 호황이기 때문이다.

위의 기초 내용을 기반으로 우리는 성과 및 평가에 대한 오해로부터 탈피할 필요가 있다.

(1) 결과중심적으로 보면서, 결과와 실적 등을 성과라고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현장에서 결과가 나타나게 된 흐름과 구조 등을 통해 제대로 된 성과를 측정하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다들 ‘하던 대로’ 하면서 더 좋은 결과(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서로 책임을 미루고 타박할 뿐이다. 이를 합리적으로 추론하기 위해 제대로 된 성과 측정 방식이 도입되어야 한다.

(2) 과정 중심으로 보고, 어떤 질적 성과를 만들어냈는지 다른 각도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좋은 결과는 좋은 과정을 동반한다. 당연히 과거 보다 어떤 개선 활동을 했는가에 따라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고, 그 변화가 조직과 시장(고객)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3) 개인이 조직의 목적 및 목표에 얼마나 기여 했는가에 따라 다르다.
목표는 늘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수시로 목표를 변경하고, 그에 따라 해야할 일이 수시로 바뀐다. 그 판단을 얼마나 재빠르게 대응하고, 나타난 결과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다를 수 있다. 이때 개인의 영향력을 측정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이를 객관화 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오히려 정말 필요한 일을 했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할지 모른다.

(4) 시스템 구조상의 연결과 흐름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개인의 업무 성과는 조직 시스템의 견고함에 따라 다르다. 매해 같은 일을 해도, 다른 성과 및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를 파편으로 쪼개서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영향력을 행사 했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5) 목표 이상으로 의도하지 못한 긍정 또는 부정적 결과가 나온 것은 기대효과이다.
성과와 목표는 늘 함께 다닌다. 이때 성과를 위한 여러 활동으로 나타난 부가적 여러 효과를 기대효과라고 하는데, 매번 ‘긍정적 효과’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를 염두에 두고 부정적 효과를 얼마나 최소화 시켰는가, 그 자체가 목표로 잡거나, 성과로 만들 수도 있다.

 

어설픈 접근으로 ‘성과 혹은 성과 측정’을 하지 말자

이는 별로 의미가 없다. 오히려 누군가를 깎아 내리거나, 본의 아니게 누군가를 치켜세우는 방식으로 또 다른 편협함이나 무능함을 드러낼 수 있다. 오히려 우리가 제대로 된 목적과 목표를 세우지 못해 나타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갔던 것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MBO, OKR, KPI 등등 여러 제도 안에 놓여진 성과들을 다뤄봤지만, 리더 스스로가 치열한 반성을 하는 곳은 거의 본 일이 없다. 오히려 얼마나 부하직원이 일을 잘했고 못했고 서열 작업을 위해 쓰이는 것은 봤어도 말이다.

모든 성과 책임의 총 수장은 리더이다. 리더가 가장 많은 월급을 받아가는 것은 그 뿐이다. 그렇다면, 리더가 조직의 성과 모두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조직에 적합한 올바른 목적과 목표를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 그 와중에 원하는 매출, 비용, 이익 등을 얻을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