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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진의 중년톡 ‘뒤돌아보는 시선’] "깊어가는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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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SNS를 통해 안부 편지를 받았는데, ‘깊어가는 가을에..’라는 말로 시작했습니다. 문득 학창 시절에 흔히 주고 받았던 손 편지가 생각났습니다.

당시는 잘못 쓰면 버리고 다시 써야하는 손 편지이었음에도, 본론으로 직진하지 않고

앞에서 계절 얘기로 안부를 묻는 수고가 반드시 있었습니다.

그렇듯 반갑게 다시 만나는 느낌을 준 표현이 ‘깊어가는 가을’입니다.

이제 찬바람이 불고, 달려있는 낙엽들이 떨어지는 자연의 가을은 깊어만 가는데,

내 삶속에 깊어져 가는 것은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묻고 싶어졌습니다.

좀 엉뚱하지만, 이 시점의 내게는 가을이 깊어간다는 표현을 들으면 우선 두 가지가 생각납니다. 그 두 가지는 마음과 몸이 서로 연결되어 움직이는 게 보이는 그런 느낌을 줍니다.

젊은 시절 위장 장애로 길게 치료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파서 1년여 투약을 하며 치료를 받았다가도, 또 다시 재발해서 약과 음식 조심으로 또 상당 기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을 달고 살았습니다. 신기한 게 이즈음에는 그런 속 아픔이 없어졌습니다.

나이 들며 신체 기능이, 구체적으로 소화기능이나 면역력도 떨어져 오히려 더 나빠질 이유가 많은데도 말이죠. 결국 젊은 시절 가졌던 번민, 걱정, 욕심 같은 불면의 내용들을 이제 내려놓으니 몸이 제대로 반응하는 걸까요? 물론 노안, 노화, 퇴행성 등 나이와 함께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들은 별개지만 말이죠.

또 있습니다.

과거 부모님이나 부모님 나이대의 친척, 선배들은 꼭 안부인사에 제대로 먹고 사는지,

몸 건강에 신경 쓰고 사는지를 꼭 물었습니다. 생존해 계시는 부모님이 지금 나이의 내게도 식사 챙기고, 운전 조심하고, 차가운 날씨에 감기 조심을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겠지요.

그래서 한때는 그런 너무 뻔한 얘기가 식상하고, 잔소리 같고, 나이 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나로서는 애써 그런 표현들을 피하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내가 자식들에게,

또 조카 같은 친척이나 후배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 대단할 것 없는 삶에서 잘 먹고, 건강하게 사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 돌고 돌아 알게 된 걸까요?

아니면 자식이 든든하게 속을 채우고 세상을 향해 나가는 걸 지켜보는 부모의

흐뭇한 마음이 깊어 가는 걸까요?

비 오고, 찬바람이 불며 가을이 깊어갑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불러서 따듯한 음식이라도 나눌 주변을 살펴봐야겠습니다.

또 매년 한해 좌우명 경구를 정해 살고 있는데,

내년 좌우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경구를 지금부터라도 가까이 해야겠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 사진가 앙리 가르띠에 브레송의 말입니다.

‘평생 삶의 결정적인 순간을 찍으려고 발버둥 쳤으나,

삶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1.04  08:10:59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필자의 견해는 ER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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