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을 두고 건설사간 수주 혈전이 예고된 가운데, 강북 지역의 또다른 대규모 재개발 지역인 은평구 갈현1지구도 두 건설사가 치열한 입찰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11일 갈현1구역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두 곳이 응찰했다. 당초 참여가 예상됐던 GS건설은 입찰에서 빠지면서 갈현 1지구의 수주전은 양강 구도가 확정됐다. 조합은 다음달 24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거쳐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

이미 한남3구역 조합에 15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완납한 현대건설은 갈현1구역의 시공 선정에도 뛰어들면서 대규모 전선 확장에 나섰다. 한편 롯데건설 또한 단독 입찰 확약서 제출 등을 통해 조합 측에 강한 입찰 의지를 드러내면서 강북 최대어 중 하나인 갈현1구역 시공 선정에 응찰했다. 

수주 흉작으로 갈현에 출사표 던진 건설사

정부의 정책 변화로 향후 재개발 재건축 등을 포함한 민간 주택시장의 공급 위축이 전망되는 가운데 갈현1구역 대규모 재개발 사업은 많은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인 곳이다.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 일대에 들어서는 갈현1구역은 총 4116세대, 32개 동이 들어서는 강북 지역 대규모 재개발 단지로 한남3구역의 그림자에 가려졌지만 약 9200억원에 달하는 사업규모만으로도 쉽사리 무시하기 힘든 곳이다.

당초 갈현1구역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인 입찰 의지를 드러낸 건설사는 롯데건설이었다. 롯데건설은 10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가장 먼저 완납했고 조합에 단독 시공 입찰 확약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시장이 사실 물량이 많이 없어 지금은 적극적으로 시도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갈현1구역 같은 경우도 원래대로라면 롯데건설과 현대건설, GS건설과의 3파전으로 예상했지만 GS건설이 한남3구역으로 빠지면서 현대와 우리만 입찰한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한남3구역의 경우 워낙 경쟁이 치열해 같이 수주하기 보다는 갈현1구역 쪽에 집중해 돌파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입찰 제안서를 내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은평구 대조1구역의 재개발 사업 등 많은 수주경험과 재정 안정성을 무기로 한남3구역에 이어 갈현에 이어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에 대한 강한 수주의지를 보여 당초 두 대형 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피할 것으로 예측됐다. 따라서 유찰 가능성까지 제시되었지만 입찰 마감 바로 전에 응찰함으로써 갈현 지구 수주전에 뛰어 들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강북 지역에서는 그래도 제일 큰 축의 재개발 지구 중 하나다. 일단 규모가 확실하고 사업규모도 크니 사업성에서는 안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검토했을 때 최소한의 사업성은 있으니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경우는 재무구조나 규모를 봤을 때 두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규모는 아니다. 수주를 뛰고 있는 영업팀 등을 비롯해 모두 규모가 어느 정도 된다. 한남3구역에 이어 갈현 지구 수주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두 사업장 모두 성의를 가지고 접근을 하고 있는 중이다. 두 사업장 모두 충분히 집중이 가능하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 건설사는 수주 전략에서는 말을 아꼈지만 이미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파격적인 제안이 양 건설사에서 나오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갈현 지구의 중개업자이자 조합원은 “조합에서 만든 지침서 자체가 조합에 유리했고 건설사가 수용했다. 공사비도 평당 465만원으로 조합 요구가 관철됐다. 대부분의 옵션도 무상으로 제공될 것 같다. 시공사들이 지침서를 반영을 한데다가 가전제품 등 조합에게 제공하고 현대건설은 2억까지 이주비를 보장해주겠다는 조건까지 내건 것으로 안다. 롯데는 1000억원을 바로 완납할 정도로 적극적”이라면 수월한 사업진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은평 뉴타운 미분양 전철 피해갈 수 있을 것

▲ 은평뉴타운 일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지난 11일 입찰 마감과 함께 2파전이 확정되자 지역은 활기를 띄고 있다. 당초 유찰까지 걱정했던 상황에서 입찰과 수주가 본 궤도에 오르자 매수문의가 늘어나고 매도자들은 물건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 중개업자는 “분양권, 입주권의 거래가 활발해진 편이다. 입찰의 영향으로 가격은 꾸준히 오르는 중이다. 이번에 유찰을 예상해서 가격이 살짝 주춤했지만 이 곳도 이제는 만만한 가격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상승했다"며 "11평 주택의 경우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서 4억5000만원 정도로 입찰 돈다는 소식 이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4000만원 정도 상승했고 입찰이후 매수 문의도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한 중개업자는 이 곳 입지에 대해 “북한산을 끼고 있고 전체적으로 남향인 지역도 많다. 3호선과 6호선 교통도 편할뿐더러 GTX가 연신내 역과 연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입지가 평균적으로 봐도 절대 나쁜 편은 아니다. 은평 뉴타운 때보다는 괜찮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인근 부동산 업자는 “갈현1구역 입찰 이후 가격이 바로 막 올라간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나와 있던 물건이 싹 나갔다. 굉장히 많이 거래됐고, 지금 매물도 보류하고 있다. 매도자들이 팔 만한 물건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가격은 상승세다. 입찰제안서가 좋다는 평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소형빌라 6~7평이 3억원 정도이고 11평은 4억원은 넘어야 가능할 듯 하다. 입찰 소식 이후로는 2000~3000만원을 더 요구하는 조합원들이 요즘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부동산업자는 향후 전망에 대해 “가격은 앞으로 계속 상승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녹번 지역도 10억원대이지만 다른 인프라는 이 곳 갈현이 더 나은 편이다. 여기도 대단지에 인프라와 신축아파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10억원 이상은 충분히 실현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업자 역시 “대단지라는 점과 4000세대가 넘는 세대가 단일브랜드로 들어오는 것이 메리트다. 은평뉴타운과 비교할 때 거리상 큰 차이는 아니지만 도심에 더 들어가는 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일반 중고등학교와 성모병원같은 인프라 등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자는 “그렇게 많이 올라간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요즘 거래는 되고 있다. 당분간 떨어질 걱정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은평구 연신내역 쪽의 현대 힐스테이트가 30평대가 7억5000만원이다. 이 곳은 신축아파트가 될 거고 사실 요즘도 신축 아파트는 10억 정도는 안나가는 곳이 없으니 완공 후 그 정도는 최소 나가리라고 예상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업자는 “갈현은 신축아파트고 연신내역에 GTX 사업도 들어온다는 메리트로 찾는 문의는 많다”고 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은평뉴타운이 들어서는 시기에는 기반시설이 많지 않던 곳이었고 인구도 많이 유입되지 않은 지역이었는데 상대적으로 공급도 갑자기 늘어나서 상대적으로 은평뉴타운의 경우 어려움이 조금 있었다. 이번 갈현 지구 같은 경우는 그 때에 비해 유입되는 인구도 늘어났고 위치상으로 보면 더욱 도심과 가까운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프라 역시 도심에 보다 가까워 더 많은 편이다. 교통편은 역시 6호선, 3호선에 이어 GTX 노선 사업의 영향도 있어 위치 자체만 따지면 은평보다 양호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여 연구원은 “초창기보다는 주거 환경 개선이 많이 이루어졌고 갈현 지역 주변으로 원흥이나 지축 등 지역에서 개발도 계속 이뤄지고 있는 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