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연 1.25%로 내린 가운데 금리 하락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은행업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지는 한편 은행 순이익을 좌우하는 순이자마진(NIM)은 더욱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K증권이 내놓은 산업보고서에 따르면 14조원으로 예상되는 국내 은행업종의 올해 순이익은 내년 13조6000억원, 2021년에는 13조9000억원으로 정체될 전망이다. 이는 건물 매각 이익 등 1회성 요인을 제거한 수정순이익 기준으로, NIM 축소, 대손비용 상승 등을 감안한 결과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 경제성장률의 회복과 정부의 국채 발행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중금리는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연평균 국고채수익률(3년물 기준)은 0.97%로 올해 전망치인 1.43%에 비해 더 낮아질 전망이다”라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융완화 기조가 추세화되는 가운데 한국도 완화적인 정책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고 금융권의 국채 매수 수요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8개 상장 은행주의 내년 대손비용률은 0.35%로 지난해 0.31%에 비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에 후행하는 은행 자산건전성의 특성상 올해 경기 둔화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고, 과거 부실의 충당금 환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 출처= SK증권

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실질 경제성장률이 3%미만으로 둔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지 않다”면서 “대손비용률이 소폭 상승하더라도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은행들의 자산건건성이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업종의 ROE는 지난해 9.6%에서 올해 9.1%, 내년 8.2%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 애널리스트는 “은행업종은 자기 자본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도 NIM 축소와 대손비용률 상승 등으로 순이익이 정체 상태에 빠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은행들이 금리 하락에 따라 NIM 방어에 노력하겠지만 고금리 대출을 늘리거나 예금을 확대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출처= SK증권

SK증권에 따르면 8개 상장 은행계 지주회사의 NIM은 지난해 1.93%를 고점으로 올해 1.87%, 내년에는 1.79%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 애널리스트는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 배당 확대에 소극적이라는 점이 국내 은행주의 문제점”이라 지적하면서 “이익의 정체 과정에서 ROE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주주환원(배당 증가, 자사주 매입·소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은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ROE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ROE와 주당 순자산가치(BPS)를 이용한 PBR모델이 은행의 주식가치를 평가하는 핵심이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은행업종의 PBR과 ROE는 별 연관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은행을 평가하는 기준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구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 출처= SK증권

국내 은행업종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5.0%에 달하지만 배당투자 매력은 여전히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6.4%)과 호주(6.1%), 중국(6.0%) 등 글로벌 수준과 비교할 때 배당수익률이 아직도 낮은 편에 속한다는 평가다. 24.8% 수준인 배당성향도 40%대가 넘는 선진국에는 못 미친다.

구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높은 자산성장률과 낮은 자본적정성을 감안하여 투자자들이 낮은 배당성향을 이해해주었지만 이제 국내 은행주는 자본적정성도 충분하고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낮기 때문에 은행들도 투자자들의 높아진 배당요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주는 최근 급락으로 인한 단기 반등이 예상되나 장기적으로 코스피(KOSPI) 수익률을 상회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 구 애널리스트는 은행업종에 대해 비중축소(Underweight) 의견을 제시하고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에 가장 전향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KB증권과 지난해 기준으로 가장 낮은 배당성향(14.7%)을 보이는 JB금융을 은행업종 톱픽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