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치엘비 관계자가 '유럽종양학회(ESMO2019)'에서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에이치엘비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에이치엘비와 항암신약 개발기업인 미국 엘리바간 합병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11일에 에이치엘비와 HLB U.S.A, 엘리바간 삼각합병에 관한 공식 계약이 체결된 후 주요주주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이사회가 이번 합병안에 동의하면서 합병진행에 탄력이 붙게 된 것이다.

에이치엘비는 16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전일 장 마감후 공시를 통해 보유 중이던 엘리바 주식 32만 5010주를 에이치엘비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양도 대가로 에이치엘비 보통주 58만 6098주와 397만달러를 받게된다. 또 이후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신청(NDA)과 시판허가 시 각각 397만달러씩 총 약 794만달러의 언아웃(Earn Out) 권리를 확보하는 내용의 안건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폴첸과 웨일리 청, 알렉스 킴 등 엘리바의 주요 창업자들이 이번 합병에 동의한 데 이어 엘리바의 2대 주주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이사회가 합병에 동의함으로 에이치엘비와 엘리바간의 합병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합병에 대한 마지막 우려와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는 기대감에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주가는 시간외 매매에서 각각 5.80%, 9.96%(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번 합병은 에이치엘비 내 바이오 사업을 하는 각사의 역할과 전문성이 확실하게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합병의 주체이자 엘리바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 에이치엘비는 지난 11년간 투자해온 항암신약 리보세라닙을 실질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파마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에이치엘비는 이번 합병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에이치엘비는 이번 합병을 시작으로 리보세라닙의 상용화와 다양한 암종으로의 확대를 추진해 2020년 위암치료제를 시작으로 5년간 5개의 항암제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도 이번 합병은 긍정적이다. 에이치엘비와 엘리바 합병 후 상장 유가증권을 보유하는 것이 유동성면이나 회계면에서 유리하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이번 합병의 결과로 유동성이 보강된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9월말 기준으로 순 현금성 자산만 92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에이치엘비 전일 종가 기준 717억의 유가증권을 보유하게 된다. 계약금과 추가적인 언아웃으로 총 1200만달러의 현금을 배당받을 수 있게 돼 기업의 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최근 보유 중이던 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조기상환했다. CB 잔여액은 100억원이다. 이는 전액을 모회사인 에이치엘비가 보유하고 있다. 부채나 오버행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 유동성이 크게 보강됨에 따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추진하려는 제약 및 리보세라닙의 한국내 시판허가와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추가 확보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관계자는 “향후 바이오파이프라인의 개발과 확장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나아가 항암 및 세포치료제 전문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에이치엘비관계자는 “이번에 에이치엘비와 합병하는 미국의 엘리바는 글로벌 3상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NDA를 위한 미국 식품의약품청(FDA)과의 pre NDA미팅이 10월 24일로 예정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