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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접목 속도내는 해운업계, 과거 영광 찾을까

4차 산업혁명 맞아 해운사들 선제적 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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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2016년 이후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업계가 ICT(정보통신기술) 접목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전통적인 물류산업으로만 여겨졌던 해운업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해운업계는 ICT 역량 보유가 미래 해운업의 승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선박관리, 항만운영 등 산업 전반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ICT혁명이 도래하고 있다. 

선원이 승선하지 않아도 완전자율 운항하는 무인 선박 기술과 함께 모든 제품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화물 실시간 추적 기술, 화물 정보를 분석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주는 에너지절감시스템, 화물 운송의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찾아주는 화물이송최적화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해운업계, 4차 산업혁명 속도 내는 까닭

해운업에서 앞 다퉈 ICT도입에 속도를 내는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생산성의 혁신,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 사고와 고장 방지 등이다. 

   
▲ 출처=삼정KPMG

먼저 생산성의 혁신은 연료 효율성이 좋은 스마트 선박의 운용을 통해 운항의 비효율 개선과 인공지능을 통한 항로 탐색, O&M(유지보수) 등 비용구조 최적화를 골자로 한다. 

선사에서 발생하는 비용 중 선원들의 임금을 제외하고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바로 선박 연료 구입비용이다. 영국의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연말 기준 세계 선사의 총비용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를 차지한다. 

이에 선사들은 ICT를 활용해 최적의 항로를 개척하고 고효율 운항으로 운항비 절감을 가져오고자 하고 있다. 운항비 절감은 결국 경쟁 선사보다 화주에게 더 낮은 운송단가를 제시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 

또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해 해운업의 덩치를 불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IoT,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전 산업 분야에서 기존 기술·서비스 통합과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가능케 한 것. 

예컨대, IoT 기술로 개별선박이 아닌 선단 전체 데이터를 수집, 이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육상과 실시간 공유하며 선박 안전과 운항비용을 최적화하는 식이다. 그 결과 화물량보다 화물 정보, 데이터 기반 SW와 이를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ICT 활용을 통해 해운업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선박 사고와 고장을 예방하고
방지할 수 있다. 

예컨대 IBM과 Oracle의 빅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하여 개발된 CMAXS은 실시간으로 선박의 온도·압력 등 내부 상태를 예측한다. 뿐만 아니라 기상·해상 조건을 파악해 향후 기기의 상태변화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밖에 국제해사기구(IMO)의 e내비게이션 체제 구축 등 환경규제 강화, 다품종 소량 수송 추세에 맞춘 단거리 급송 수요 증가, 선원직종 회피로 인한 인력확보 어려움 등도 해운업계의 ICT 확산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머스크·MOL 등 글로벌 선사 선제적 대응

이미 글로벌 해운사들은 한국보다 훨씬 일찍부터 ICT도입에 나서고 있다. 

   
▲  글로벌 해운사들은 한국보다 훨씬 일찍부터 ICT도입에 나서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우선 세계 1위 해운항만기업 머스크는 2017년 초 이사회 신임 의장으로 짐 하게만 스나베(Jim Hegemann Snabe) 전 SAP CEO를 영입했다. 130여개국에 진출해 직원 수 10만명, 한 해 매출액 40조원이 넘는 세계 최대 해운기업과 글로벌 IT기업의 만남은 물류IT 융합시대가 왔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이후 머스크는 4차 산업혁명 대응 디지털본부를 설립했고 IBM과 블록체인 연구 합작법인을 설립, 실시간으로 물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 ‘트레이드렌즈’를 개발했다. ‘트레이드렌즈’는 글로벌 무역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 운송 환경을 간소화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추적이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IBM에 따르면 트레이드렌즈는 미국에 있는 생산라인으로 포장된 원자재를 운송하는 시간을 40%까지 감축하고 매 거래당 수천 달러의 비용을 절감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SAP,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과 협력해 지배적인 해운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각종 데이터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해운빅데이터 스타트업 발굴 연계에도 나서고 있으며, 빅데이터 분석으로 선박 운항 효율을 높이고 운영 위험을 최소화하는 연구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일본 3대 해운사인 MOL(미쓰이O.S.K해운)이 중국 AI 스타트업 센스타임과 선박 이미지 인식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하기로 알려져 이목을 끌기도 했다.

외신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양사가 공동개발하기로 한 시스템은 선박을 자동으로 인식해 충돌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MOL이 소유한 닛폰 마루 크루즈 선박에도 장착될 예정이다. 

중국은 해운업과 인터넷망을 결합한 해운IT융합 산업 육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미 해운 온라인 플랫폼은 200개를 넘었고, 해운IT전문기업도 30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해운사 ICT접목 어디까지 왔나?

국내에서는 현대상선이 해운업에서 IT역량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프로세스 혁신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무·회계(ERP) 시스템과 대화주 서비스가 포함된 홈페이지 등 주요업무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상선은 오라클(Oracle)과 함께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 출처=현대상선

현대상선은 향후 컨테이너 및 벌크 운영을 위한 차세대 해운물류시스템 ‘New­GAUS 2020(가칭)’ 등 전사 모든 데이터와 주요 어플리케이션의 클라우드 전환 작업을 2020년 6월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이 독자 개발 중인 'New­GAUS 2020'은 운항, 계약 및 예약, 운송 등 선사 운영 정보를 비롯해 선박, 인사, 관리 등의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IT시스템이다. 회사는 IT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비용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국내외 글로벌 데이터센터에 시스템을 구축해 어떠한 재난 상황에도 신속하고 중단 없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해운업의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최신 IT기술 접목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에는 디지털 컨테이너 해운 협회(DCSA)에 가입해 타 글로벌 선사들과의 데이터 표준화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달 초에는 전 삼성SDS 스마트물류사업부장(전무) 등 30년 경력의 물류전문가인 김진하 전무를 물류서비스전략TF장으로 전격 영입하는 등 관련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진하 물류서비스전략TF장은 삼성SDS에서 블록체인과 AI 등을 접목시킨 신물류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대형물류 시장을 공략하는 등 다양한 운영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팬오션의 선박관리자회사 포스에스엠 역시 위성통신회사인 KT SAT과 선박 ICT사업·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차세대 육·해상 ICT 기반 구축은 물론 선박운항관제 기술 상용화·시장성 확보를 위한 사업협력으로 해운분야의 4차 산업혁명에 함께 노력키로 협의했다. 양사는 선박용 IoT플랫폼인 ‘베셀링크’의 조기시장진입과 확대에도 힘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이어 최근에는 선박의 경제운항과 안전운항을 지원하기 위한 디지털 서비스를 공동으로 연구하기 위하고 한국선급과 ‘선박 디지털 서비스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양사는 실제 해역에서의 운항정보를 기반으로 주요 기관 장비의 상태를 분석하여 고장진단 및 예측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밖에 KSS해운 자회사 KSS마린은 선박유지·부속구매·직원교육·경비 등 선원·선박관리가 통합된 신개념 IT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회사는 다양한 해운 전산프로그램을 제작, 국내외 해운업계에 보급할 계획이다. 실제 최근 개발한 IT프로그램을 수성해운에 제공하는 업무 제휴를 맺기도 했다. 

SM그룹 선박관리자회사 KLCSM의 경우 삼성중공업과 ‘스마트선박’ 공동연구 협약을 맺어 선박관리 분야 시너지 극대화를 노린다. 두 회사는 스마트 십 개발을 통한 선박 최적 운용관리·지능형선단관리·원격고장진단 기술신설적용·비전기술 활용 원격 접안지원 등을 추진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ICT기술의 도입은 이제 해운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빠른 IT 역량 보유가 미래 해운업의 승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은 ICT 강국인 만큼 이를 바탕으로 과거의 해운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you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0.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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