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한 때 국민 SNS로 불리던 싸이월드가 최근 갑작스럽게 폐쇄 수순을 밟던 가운데, 일부 로그인 기능 등이 다시 시작되는 등 부활의 가능성이 보여 눈길을 끈다. 정부까지 나서 싸이월드 복구에 나서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싸이월드가 일단 ‘망을 살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평가다.

14일 오후 7시 30분 기준 현재 싸이월드 홈페이지와 앱은 정상적으로 열린다. 실제로 10월 초부터 완전히 막혔던 홈페이지도 접근이 가능하며 앱도 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완전한 복구가 아니기 때문에 로그인을 해도 별다른 서비스를 받기는 어렵다. 다만 폴더검색 등 우회접근으로 업로드한 사진 일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일촌명단도 살아있는 것이 보인다.

도메인은 연장되지 않았다.

▲ 다시 열린 싸이월드 페이지. 출처=갈무리

갑작스러운 폐쇄 가능성이 나오며 전재완 대표 등 싸이월드 경영진에 대한 분노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나온 회사측의 긴급한 조치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싸이월드가 조만간 정상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복수의 관계자들은 “싸이월드가 빠르면 15일부터 일부 서비스 재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싸이월드가 기사회생에 성공해도 서비스 정상화는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홈페이지 접근이 어렵고 도메인이 만기되는 상황에서 확실한 공지도 없었던 회사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많은 이용자들이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재개하는 순간 자기의 추억을 보관하기 위해 ‘백업러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도메인은 연장되지 않았다. 출처=갈무리

한편 싸이월드는 1999년 시작해 미니홈피와 도토리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일종의 대중문화가 됐다. 그러나 2014년 SK컴즈에 인수된 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SNS 환경이 도래하고 지나친 유료화 정책에 발목이 잡혀 결국 주춤거렸고, 결국 분사되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려고 했으나 사실상 활로가 막힌 상태가 됐다. 이 과정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부활 로드맵을 노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반전은 2016년 벌어졌다. 삼성 출신으로 프리챌 CEO를 역임한 전재완 에어 대표가 싸이월드를 깜짝 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는 모회사 에어를 중심으로 에어가 서비스하고 있는 동영상 SNS 플랫폼인 에어라이브와 싸이월드가 만나는 방식이다.

전 대표의 손에서 태어난 새로운 싸이월드는 2016년 11월 싸이월드 어게인(Cyworld Again) 8.0으로 등판했다. 싸이월드가 보유한 3200만명 회원의 140억장 사진과 20억건의 다이어리, 그리고 5억개가 넘는 배경음악(BGM)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으로부터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순항했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경영난에 시달리며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전현직 복수의 직원들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부터 엄청난 자금난에 시달렸으며, 야심차게 시작한 뉴스 큐레이션 큐는 끝내 좌초됐다. 이 과정에서 대금 정산을 제대로 하지못해 언론사에 피소되는 일도 벌어졌다.

직원들은 줄퇴사하기 시작했다.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례도 부지기수며, 일부 직원은 퇴직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국민연금과 4대보험도 제대로 납부하지 못했고, 회사에 이어 전 대표도 이와 관련해 피소를 당했다.

싸이월드는 올해 중반을 넘기며 자금난을 인정하는 한편,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싸이월드 3.0을 통해 극적인 반등에 나선다는 의지다. 1월 우여곡절 끝에 발행된 암호화폐 클링, 나아가 애니메이션 및 디지털 테마파크 기획 제작 등 글로벌 컨텐츠 사업의 확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실현되지 못했고, 클링의 경우 시세가 1원도 아닌 ‘전’ 단위로 떨어지는 굴욕을 당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