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78
ad79
ad74

[사법통계로 본 경제위기②] 형사편 : OO범죄 급증 경제위기 전조현상?

공유
   

경제위기를 겪은 사회는 필연적으로 ‘범죄율 급증’이라는 후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도 있듯 제 아무리 윤리적이고 준법정신이 투철한 사람이라도 불황으로 인한 당장의 생계난 앞에서는 남을 돌볼 겨를도 없이 범죄라는 극단적인 반사회적인 행위를 해서 먹고 살아야 할 것 같은 유혹을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범죄율은 1981년부터 1991년까지는 감소했다가 그 이후로는 꾸준히 증가하였고, 특히 IMF 금융위기가 발생한 1997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경제위기는 비단 그 당시의 범죄율 급증현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또 다른 범죄 발생 원인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1997년 IMF 경제위기는 일종의 가정파괴 현상을 가져왔고 배고픔과 부모 부재에 따른 정서불안을 이겨내지 못한 상당수의 결손가정 출신 청소년들이 범죄자의 길로 접어들어, 불과 몇 년 전까지도 ‘IMF 경제위기로 인해 가정이 무너져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고’로 시작하는 정상참작사유는 절도 등 10년 이상 생계형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질러온 30~40대 젊은 범죄자들이 수사기관 혹은 법원에 제출하는 반성문에 단골로 기재하는 변명거리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최근 국내외적인 사유로 경제위기 재발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의 범죄발생건수와 범죄유형은 어떨까? 최근 경찰청이 내놓은 2018년 범죄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의 5년간 범죄발생건수는 2014년 1,778,966건을 시작으로 2015년 1,861,657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6년부터는 줄어들기 시작해 2018년은 1,580,751건으로 확연히 줄어들었다. 다만 특기할만한 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강력범죄, 절도범죄, 폭력범죄 등 전통적인 범죄유형은 그 발생비가 답보상태이거나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이른바 지능범죄의 발생비는 2018년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류기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지능범죄란 사기, 위조, 횡령 따위와 같이 높은 지적 능력을 이용하여 저지르는 화이트칼라 범죄로 전체 범죄 중 지능범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4년 16.8%에서 2018년 현재 21.8%로 늘었다. 범죄 유형 중에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교통범죄(25.8%)에 이어 두 번째인 것이다.

이렇듯 지능범죄가 급증하게 된 원인에 대한 분석은 아직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첫 번째 원인은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가 마련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고정적인 높은 수준의 이자와 원금을 보장하는 유사수신행위·사기사건 등이 이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유사수신 혐의로 수사의뢰 된 업체 대부분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사실상 수익모델 또는 실제 영업활동이 없이 합법적인 금융업과 금융상품을 가장하거나 가상통화 관련 내용으로 하는 허위의 사업설명서 또는 광고 등으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위장한 후 모금한 자금을 사업 진행을 위해 투자하지 않고 투자금 돌려막기, 명품구입,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뒤 남은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수익률에는 그만한 위험이 따른다는 이른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Risk Hi-Return)’에 대한 최소한의 금융상식이나, 안정적인 자산 운영을 위해서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의 원리만 알아도 전 재산을 유사수신·사기 단체에 편취당하는 참화는 막을 수 있지만, 피해자들 대부분은 유사수신·사기 단체가 돌려먹기로 지급하는 수익에 속아 결국 이들로부터 받은 수익금에 자신의 다른 재산까지 추가적으로 재투자하다보면 어느새 헤어날 수 없는 유사수신·사기의 늪에 빠지게 된다.

   
▲ 지난 2월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 당정청 협의 장면. 뉴시스

또 다른 원인은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7년간 16만 건, 피해액 1조 7,400억원, 매일 64건 비율로 발생하는 피싱사기를 들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금융사기 수법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으며, 범죄자들 역시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한 특별한 장치를 하지 않고도 비교적 손쉽게 돈을 편취할 수 있어 IT에 어느 정도 친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범죄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마지막 원인으로는 돈을 빌리고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이를 갚지 못해 결국 사기 범죄자가 되는 현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돈을 갚지 못한다는 것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책임’에 해당하여 민사적으로 이를 변제할 책임을 지는 것 이외 별도의 형사책임은 지지 않지만, 만약 돈을 빌릴 당시부터 이를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고 한다면, 그 경우 돈을 빌린 사람은 ‘사기’범죄자로 형사적 처벌을 받는다. 문제는 돈을 빌린 사람이 돈을 빌릴 당시에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는 증거 상 명백하지 않고 당시 돈을 빌린 사람의 태도나 자산 등의 정황적인 요소로부터 수사기관이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기에 돈을 갚지 않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그 중 수사기관에 의하여 ‘사기’로 판단 내려지는 건수 역시 많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최근 ‘사기’를 포함한 지능범죄의 급증은 경제위기로 인한 자금경색으로 돈을 빌리고도 이를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어떤 의미에서 최근 지능범죄의 급증은 과거 불황으로 생계난에 닥쳤을 때 절도 등 민생범죄를 저지르던 것이 사회가 고도화·첨단화됨에 따라 다른 유형의 범죄로 전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누군가의 돈을 행위를 통해 훔치던 것에서 고도의 지능과 기술로 피해자를 속여 편취하는 것으로 단지 그 방법이 바뀌었을 뿐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0.11  06:58:44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필자의 견해는 ER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의 기사더보기



ad81
인기뉴스
ad73
SPONSORED
ad61
ad62

헤드라인

ad63

중요기사

default_side_ad1

최근 전문가칼럼

ER TUBE

1 2 3 4 5
item52
default_side_ad2
ad36

피플+

1 2 3
set_P1
1 2 3
item49
ad66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ad57
default_setNet2
ad67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