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10.1 부동산 보완 대책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연기 수혜 단지로 꼽히는 관리처분인가 단지들은 '6개월내 분양'을 준비하느라 강행군을 하는 모습이다. 반면 관리처분인가전 재건축 초기 단지들은 다소 여유를 보이며 자칫 또 다른 규제에 걸리지 않을까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특히 재건축 초기 단지들의 고민은 향후 재건축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지속될 지 여부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사실상 분양가 규제를 하면서 재건축에 대한 규제는 완화될 가능성은 없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재건축 초기 단지들은 분상제에 별 영향이 없는 듯 평상시와 다를바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최근 정부의 자금출처 합동조사를 더 두려워하며 눈치장세속 대부분 거래가 움츠려들었다. 

대표적인 재건축 초기단계 아파트인 강남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아파트, 청량리의 미주아파트의 가격상황은 분양가 상한제에서 한발 비켜선데다 오히려 분양가 상한제에 의한 주변의 신축 집값 상승에 영향을 받은 모습이었다. 

다만 강남 등 일부 지역은 향후 있을 자금 조사 등으로 위축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관리인가처분을 받았지만 관리인가처분 취소소송으로 조합원 사이에서 내홍을 겪는 반포주공1단지는 소송 등으로 유예 기간안에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서 시장은 잠잠한 상황이다.

분상제 덕 봤지만 추가 규제 살피는 은마와 잠실주공5단지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2003년 12월 조합설립추진 후 아직 조합설립승인 단계까지는 나가지 못한 은마아파트의 경우 지역 부동산 시장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나 유예기간 도입에 대해서 비교적 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분양가 상한제 발표 직후에 거래 등은 살짝 주춤했지만 지금의 분양가 규제와는 상관없이 오히려 주변의 아파트 상승과 함께 꾸준히 가격을 올려왔다. 다만 정부의 추가적인 부동산 자금 조사 등 때문에 최근 거래는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이다. 일부 업자는 가격도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은마아파트 내의 한 공인중개사는 “31평같은 경우는 매매가가 로얄층은 18억8000만원, 14층은 18억5500만원이고 그 외에는 저층은 17억7000만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매수세가 좀 꺾였다. 구매 매입 자금들하고 대출 과다에 대한 전수조사가 다음주부터 들어가니 매수하는 사람들이 전부 주춤하고 있다”면서 “사놓은 사람들도 물건을 내놓기도 해서 금액은 약간 조정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인근의 업자 역시 이 곳의 가격 조정은 분양가 상한제 연기 등보다는 이 후 있을 정부의 부동산 자금 조사 등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당 업자는 “9월달 추석 이후로는 오르고 있는 추세였다. 7월달과 8월달에도 30평대 초반이 18억까지 거래됐다가 매물이 없으니 18억 후반까지도 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여기는 정비구역 지정도 아직 안 받아 이번 대책과는 무관하다. 되려 분양가상한제 이후 은마아파트 주변 신축단지들 3~4억원은 다 올라서 은마아파트도 거기에 맞춰 비슷하게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자금 조사 등으로 가격을 내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수요만 있다면 언제든 오를 수 있는 곳이 이 곳이다”고 말했다.

2003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재건축 사업을 시작한 잠실주공5단지 역시 2013년 조합설립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로 재건축 사업의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잠실주공 근처의 부동산 업자는 “이 곳은 34평이 19억3000만원에서 20억원까지 나온다. 가격추이는 강보합세로 생각하면 된다. 찾는 문의는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는 된다”고 전했다. 그는 “매도인이 매물 자체를 거둬들이고 그런 것은 없다. 9월 달에 비해 거래는 더 줄어들었다”면서 “현재 해당 재건축 사업은 사업승인이나 관리처분인가 단계도 아니라서 분양가 상한제 연기와 큰 관계가 없다. 다만 분양가 발표 이후에는 살짝 주춤했지만 곧 가격이 올랐다. 주변 리센츠 아파트나 엘스 아파트 같은 아파트들도 요즘 32평이 20억원 가까이 올랐고 잠실주공도 덩달아 계속 오르는 추세였다”고 말했다.

한 업자는 “9월까지는 이 곳도 분양가 상한제 영향에 관계없이 거래가 잘 되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살짝 주춤하지만 문의가 꾸준해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아마 정부 조치 때문에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는 “가격은 꾸준히 오름세다. 81㎡의 경우 21억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분상제와 추가규제에서 비교적 여유로운 청량리 미주아파트 

한편 청량리의 미주 아파트는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 의해 정비구역지정 신청 상태이다. 올해안에 정비구역 지정이 마무리되면 2020년에 조합을 설립될 예정이다. 이 곳은 강남구와 서초구에 비해 부동산 자금 출처 단속에서는 조금 더 자유로운데다가 재건축 사업 역시 초기 상태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해당 업자들은 내다 봤다.

한 부동산 업자는 “미주 아파트 34평이 9억원에서 10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9.13 이후 잠시 꺾였지만 가격은 거진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찾는 사람들은 꽤 있어서 종종 매매는 되는 편이다. 재건축은 단계도 초기 단계이지만 현재 정체상태이다. 추진위원회 정도만 구성되어 있다. 사업이 초기단계라 분양가 상한제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인근 지역 다른 업자 또한 “조합도 없는 상태지만 위치가 워낙 좋고 주변에 편의 시설도 충분한데다가 대단지이기 때문에 재건축 향후 15억원 이상은 간다고 본다. 용적률이 오르는 기대감 역시 시장에서는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6개월 연기 찬스는 커녕 사업좌초 위기의 반포주공1단지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반포주공1단지는 당초에는 5388가구가 예정된 초대형 재건축 사업이었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이 요구하는 분양 신청에 반발해 관리처분인가의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기존의 관리인가처분 등의 분양 조건이 소송으로 변화가 생기면 재건축이익초과환수제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사업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의 한 관계자는 “조합측이 1심에서 패소했지만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완전히 관리처분인가 취소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9월 초에 항소를 제기해 법원에서 항소가 진행 중이다. 조만간 추가 기일이 잡힌다”고 현황을 전했다. 그는 “아직 종국 판결은 나지 않아 관리처분인가의 효력은 아직 유지중이다. 다만 조합원 사이에서 소송이 길어지는 데 대한 우려는 있다”고 이야기했다.

소송이 길어지는데 대한 위기감은 시장도 이미 감지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등으로 불리며 관심을 불러온 까닭에 가격은 이미 충분히 상승했지만 소송이 길어진데다가 분양가 상한제의 여파로 반포 주공 1단지의 거래 움직임은 고요한 상태다. 반포주공1단지 근처의 한 부동산 업자는 “가뜩이나 소송 등으로 사업 좌초 이야기까지 나와 현재로서는 거래가 거의 없는 형편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연기되었다고 하지만 이곳은 소송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시행여부 가늠도 힘들지 않나”라고 답했다.

다른 업자 역시 “분양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 연기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상황에 대해서 “거래가 완전히 끊긴 상태다 문의도 없고 앞서 말한 소송 등의 영향 때문에 그렇다. 매매도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가격은 그렇게 떨어지지도 않고 거래가 없다보니 확 떨어진 것도 아닌, 가격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다. 현재는 32평의 매매가격은 38억원 정도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