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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원한다며 강공모드 택한 트럼프...중국 '만만디' 버텨낼까

홍콩, NBA 사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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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열리는 두 수퍼파워의 실무협상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으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담판을 통한 빅딜 가능성에 매달리고 있으나 현 상황으로는 스몰딜도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 두 정상이 만나고 있다. 출처=뉴시스

빅딜 원한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초읽기에 들어간 미중 무역협상을 언급하며 "나는 빅딜을 훨씬 선호한다"면서 "우리의 목표"라고 단언했다. 지금의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 원스톱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열린 협상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나자 스몰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어 9월 초까지 이러한 입장을 유지했다. 당장 두 나라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부분적 합의라도 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황이 변한 것은 9월 21일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스캇 모리슨 호주 총리와 회담 중 기자들과 만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두고 "부분적 합의가 아닌 완전한 합의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몰딜, 대선 전 협상은)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미국과 중국은 이번 주와 다음 주 대화를 하고 10월에는 고위층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태가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대내외적으로 수세에 몰려있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상황에서 '갈 길이 바쁘지만' 발목을 잡고있는 악재가 너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크라이나 게이트다.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의 비리를 매개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되며 그의 정치적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탄핵 가능성을 수면위로 끌려올리며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는 중이다.

우크라이나 게이트는 2016년 초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에 검찰총장을 해임하라고 압박한 정황에서 시작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은 21일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기와 아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 정부에 수사를 멈출 것을 요청했으며 검찰총장을 해임하고, 만약 받아들이지 않으면 1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우크라이자 검찰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이 관여하던 현지 에너지 회사의 소유주를 반부패 혐의로 조사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해임됐다.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으로 더 복잡해졌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과 관련된 압력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현재 미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며, 보기에 따라 상대방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로 읽힐 수 있다.

   
▲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게이트와 관련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탄핵 조사에 대한 협조를 거부하고 나섰다. 실제로 백악관은 8일 하원의 탄핵 조사는 근거도 없고 헌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협조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직정 보이콧을 시사한 셈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의 팻 시펄런 변호사는 "기본적인 공정성과 헌법상 규정된 절차를 위반한 방식으로 (탄핵) 조사를 계획하고 실시했다"고 하원을 맹비난했다.

미 국무부도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에게 하원의 조사에 응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게이트의 시발점인 내부 고발자를 미국의 적으로 규정하며, 앞으로 미국의 적을 잡아내기 위해 백악관에 거짓말 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외부의 상황도 심상치않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분쟁지역인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 터키의 쿠르드 민병대 공격을 사실상 용인하자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IS에 맞서 함께 싸웠던 쿠르드 민병대를 사실상 버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심지어 공화당 일각에서도 미국의 동맹인 쿠르드를 늑대에게 넘겼다는 과격한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은 이를 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결정적인 '열쇠'로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표면적으로는 우크라이나 게이트 등 정치적 논란과 상관없이 미국과 협상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주요 협상 파트너인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내우외환에 빠진 상황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평가다.

중국 측 협상단을 지휘하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최근 관리들에게 "미국과의 협상에서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일으키며 중국의 기술굴기를 견제했으며, 그 연장선에서 화웨이에 대한 강력한 압박에 나선 바 있다. 모두 중국제조 2025를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추후 협상과정에서 이를 거론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심지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협상단의 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특사 타이틀 없이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결국 류허 부총리가 협상을 통해 전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며, 이를 두고 중국이 실무협상에서 미국의 의도대로 빅딜은 커녕 스몰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있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한 악재에 갇혀 신음하는 상태에서 여유를 두고 협상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다.

   
▲ 쿠르드 민병대는 IS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동맹이었다. 출처=갈무리

상황 더 악화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내외 악재에 빠진 상태에서 중국과의 협상도 난맥상을 보이자 결국 승부수를 던지는 분위기다. 빅딜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면서도 중국에 대한 압박카드를 빼들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7일 중국의 하이크비전 등 28개 현지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까지 미국 정부가 중국의 CCTV 업체 하이크비전을 상무부 기술수출 제한목록에 올리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이크비전은 중국 최대의 CCTV 업체며 소위 정부의 ‘빅브라더 전략’ 선봉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단순히 CCTV를 잘 만드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안면 인식과 소소한 버릇, 신체특성을 고려해 특정 인물을 식별하는 기술로 유명하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소수민족 감시 및 사회통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소수민족 위구르족을 감시하고 탄압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가운데, 하이크비전은 사실상 중국 정부의 탄압 선봉에 섰다는 말도 나온다. 올해가 신장 위구르 사태 10주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심상치 않은 결단이다.

홍콩사태가 점입가경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언급하며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시위가 미중 무역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도적인 해법을 보고 싶다"며 "만약 나쁜 일이 생긴다면 이는 협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홍콩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출처=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시위를 두고 한 때 천안문 사태와 비교해 중국의 강한 반발은 산 바 있다. 그는 지난달 18일 "그들(중국)이 폭력을 행사한다면, 다시 말해 그것이 또 다른 천안문 광장이 된다면 대처하기 매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중국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현재 홍콩사태는 말 그대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캐리 람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복면착용을 금지하는 법을 발동하며 사실상 계엄령을 내린 가운데 홍콩 경찰과 시위대는 연일 거칠게 충돌하고 있다. 10대 청소년 두 명이 경찰의 총탄에 맞았고, 무차별적인 시위대 연행이 벌어지며 이 과정에서 인권유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홍콩사태가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은 아니지만 최소한 주변부 이슈로는 충분하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미국은 자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을 압박하는 한편 자국 공적기금의 중국 기업 투자까지 막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결국 재선을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위험한 도박에 나서고, 중국도 이에 반격하는 패턴이 반복되며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두 나라의 무역협상이 빅딜은 커녕 스몰딜도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NBA 사태까지 터졌다. NBA 휴스턴 로켓츠의 대릴 모리 단장이 트위터로 홍콩 시위대 지지발언을 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NBA에 대한 후원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한편 중국 CCTV는 NBA 시범중계를 포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알리바바는 쇼핑몰에서 휴스턴 로켓츠 제품을 퇴출시키기도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NBA는 몸을 낮췄다. "중국에 있는 많은 팬과 친구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 유감스러운 행동"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논란은 여전하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중국에 고개를 숙인 NBA에 대한 비판여론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당장 주류 언론들은 중국이 NBA를 괴록히고 있다며 십자포화를 날렸고, 민주당 대권주자인 베토 오루크는 공개적으로 NBA의 행동을 문제삼으며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공산주의에 굴복했다"며 강한 반감을 보였다.

NBA 사태로 미국과 중국의 감정선이 격렬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협상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 NBA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출처=갈무리

극적 타결의 무대 마련될까?
미중 무역협상이 이번에도 빈손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지만, 어떻게든 원만한 사태해결을 위한 접점 찾기의 기회는 여전하다는 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지금 벌여놓은 일이 너무 많다. 대내외적인 악재도 문제지만 경제전쟁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시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럽과의 경제전쟁이다.

미 무역대표부는 2일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약 75억달러의 보복관세 부과 조치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WTO가 EU의 에어버스 불법 보조금 책임을 인정하고 미국의 고육 관세 부과를 허가한 순간 나온 카드다. EU도 즉각 보복조치를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으며, 대서양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G20 당시 정상들이 합의한 자유무역주의 정신이 사실상 휴지통으로 직행하는 가운데,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 가뜩이나 유일한 외교적 치적인 북한 문제도 꼬이는 중이다. 북한은 5일 스웨덴에서 열린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거론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용인할 수 있는 양보'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계에서는 미중 실무협상이 빈손으로 끝날 수 있지만, 내달 중순 칠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일종의 톱다운 협상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모처럼 다양한 협상 카드를 쥘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현 상황으로는 중국이 당분간 특유의 '만만디' 전략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타결까지는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0.09  12: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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