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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쇼핑과 눈 맞추다

통합 플랫폼 속도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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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증강현실(AR), 나아가 혼합현실(MR)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들이 쇼핑과의 접점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증강현실의 존재감이 눈길을 끈다. 

증강현실과 쇼핑의 시너지는 예전부터 많은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었으나 최근 다양한 측면에서 입체적인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 이케아의 증강현실 기술. 출처=갈무리

이케아부터 아마존까지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는 2017년 고객이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증강현실 기술로 가구를 배치할 수 있는 앱을 출시했다.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아도 편안하게 집에서 이케아의 가구 배치를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약점은 있었다. 하나의 가구만 증강현실 앱으로 구현할 수 있어 전체적인 배치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케아는 이러한 약점을 극복한 새로운 앱을 출시했다. 다수의 가구를 한 번에 증강현실로 배치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제 고객들은 새로운 증강현실 앱을 통해 자기가 택한 다수의 가구들을 실제 환경에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증강현실로 배치한 가구의 구매 희망 리스트를 생성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되며 실제 구매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사용자 경험도 확보하게 됐다.

페이스북의 자회사 인스타그램도 증강현실 가상피팅 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직 시범 서비스 수준이지만 자사의 이커머스 생태계를 증강현실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인스타그램의 가상피팅 서비스는 다양한 상품을 증강현실로 자기의 신체에 적용해볼 수 있는 기술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쇼핑을 하며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이를 증강현실로 불러내 스마트폰에 저장된 자기의 몸에 대어보는 방식이다. 실제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 상품의 스타일과 색상을 비교분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인스타그램은 스토리 기능을 통해 증강현실 기반 가상피팅 서비스를 발전시키려는 복안이다. 나아가 적용 상품을 순차적으로 확대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도 비슷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패션 브랜드 해지스와 협력해 인공지능 씽큐 핏을 공개한 바 있다. 3D 카메라를 통해 고객이 옷을 입은 상태에서도 신체를 정확히 계측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바타(Avatar, 가상 공간에서의 분신)를 생성한다. 이어 고객은 사이니지, 휴대폰 등에서 아바타를 불러내 다양한 스타일과 사이즈의 옷을 마음껏 입혀볼 수 있다. 실제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옷의 쪼임과 헐렁함 등 피팅감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씽큐 핏과 연동된 서비스를 통해 마음에 드는 옷을 실제 구매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옷을 추천 받을 수도 있다.

   
▲ 박일평 LG전자 CTO가 씽큐 핏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LG전자

안경과 증강현실의 만남을 끌어낸 국내 스타트업도 있다. 블루프린트랩이 그 주인공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안경 가상피팅 솔루션을 지원하는 곳이며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안경 프랜차이즈 업체 MASQ와 기술제공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블루프린트랩은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 미국과 베트남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인 에프엑스기어는 에프엑스메이크업이라는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 및 추적해 가상으로 화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솔루션이다. 얼굴 움직임을 정확히 인식하는 정교한 트래킹 기술과 사실적인 3D 렌더링 기술로 피부상의 화장품 발색과 질감, 두께감을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아마존은 증강현실과 쇼핑, 나아가 자사 생태계의 적극적인 결합을 꾀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퀄컴 4G 5G홍콩 서밋 당시 필립 톰슨 아마존 테크 리더는 증강현실 쇼핑 청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인공지능 스피커 라인업 일부에서는 가상피팅과 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중이다.

아마존은 2017년 에코룩이라는 별도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했으며, 이를 통해 그 야망을 잘 보여줬다. 심도 인식 기능과 함께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한 전신 셀카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까지 지원한다. 나아가 에코룩은 아마존이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코룩의 기본적인 기능은 카메라 촬영 시 4개의 LED를 밝혀 조명을 지원하며, 음성으로 전신 이미지나 앞뒤 360도로 의상 전체를 확인할 수 있는 이미지 촬영도 가능하다. 360도 이미지의 경우 화면을 좌우로 움직여 확인을 하는 형태다.

또 촬영한 이미지나 동영상을 전용 앱에 업로드해 자신만의 룩북(lookbook)을 만들 수 있으며, 룩북에서 선택한 이미지를 지인과 공유하거나 신규 서비스인 스타일 체크에 업로드해 인공지능과 전문 스타일리스트의 조언을 받을 수도 있다.

에코룩은 전신 사진을 촬영한 후 전용 앱을 통해 의상을 확인하고 유사한 스타일까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카메라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단말+스크린(앱)을 통해 스마트 거울의 일부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향후 카메라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 추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 아마존의 증강현실 전략이 보인다. 출처=디지에코

무엇이 이들을 가능하게 만들었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혼합현실 기술은 몇 년전부터 ICT 업계의 화두로 부상했으며, 최근까지는 가상현실 기술의 진화 속도가 더 빨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증강현실이 조금씩 두각을 보이고 있다. 증강현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적극적인 만남을 매개로 삼아 쇼핑과 같은 생활밀착형 플랫폼, 나아가 '실질적인 매출'이 벌어지는 순간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화가 가능해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통신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이다. 5G로 통칭되는 새로운 통신 네트워크의 시대가 열리며 방대한 데이터를 일시에 전송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그 연장선에서 가상 및 증강, 혼합현실의 대중화도 빨라지고 있다.

증강현실과 쇼핑의 연결고리에 집중하면, 그 주변부에 퍼진 다양한 기술적 특이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애플은 지난 3월 20일 혼합현실 단말(Display Device) 특허를 공개했다. 프로젝터에서 내보낸 빛을 고객의 눈에 보내기 위해 곡선형 타원체 거울을 사용하는 직접 망막 프로젝터 시스템(A Direct ReninalProjector System)이 핵심이다. 쉽게 말해 가상 및 증강현실 단말기가 가지고 있는 최대 약점인 초점과 주시 불일치(accommodation-convergence mismatch) 문제를 해결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증강현실의 대중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획기적인 주변부 기술이다.

   
▲ 애플의 새로운 증강현실 기술. 출처=갈무리

증강현실의 기능을 단순히 시각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정교한 핸드 트랙킹과의 시너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도 연출된다. 페이스북이 지난 9월 오큘러스 커넥트6에서 가상현실 단말인 오큘러스 퀘스트 핸드 트랙킹 기술을 공개한 점이 중요하다. 

4개의 카메라를 단말기 전방에 있는 고객의 손 움직임에 묶어 부드럽게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경인식 기반 손동작 컨트롤 단말 개발업체인 Ctrl-Labs를 인수한 상태에서 시각을 벗어난 다양한 가상현실 기술 구현이 현실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페이스북은 현재 개인 맞춤형 콘텐츠까지 제공할 수 있는 증강현실용 3D맵까지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증강현실과 실제 오프라인 환경의 유기적인 연결을 극대화시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전망이다.

   
▲ 페이스북 오큘러스의 핸드 트랙킹 기술 시연. 출처=갈무리

그들은 어디로 갈까
증강현실은 5G의 시대를 맞아 기술적 강점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며, 쇼핑이라는 매력적인 플랫폼을 만나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적 진화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며 생태계 뿌리를 튼튼하게 조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증강현실과 쇼핑의 만남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단순하게 '증강현실 기술로 쇼핑을 생생하게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증강현실을 통해 쇼핑이라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매출을 직접적으로 올릴 수 있는 매개체를 전제한 상태에서 결제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앱 결제 기능을 도입,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가상피팅을 통해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각오다. 고객이 상품을 고르고 이를 증강현실로 체험하게 만든 후 실제 구매까지 이르도록 지원하는 그림이다. 이 과정에서 증강현실은 훌륭한 '호객꾼'이 될 수 있다. 이케아도 앱 업데이트를 통해 구매 리스트를 마련하는 등, 이러한 트렌드는 크게 확산되고 있다.

더 큰 로드맵을 구상하는 기업도 있다. 아마존이다.

아마존이 올해 초 온디맨드 의류 생산 시스템 특허를 취득한 대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디지에코는 향후 아마존이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이용자의 주문이 들어오면 신체 치수에 기초해 의상을 제작하고 바로 배송을 해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을 통해 의류 주문을 받으면, 연결되어 있는 생산 공장에 제작 주문이 전달되고 로봇이 의류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결국 증강현실 기반의 호객꾼을 바탕으로 콘텐츠 인프라를 확보하고, 추후 모든 생태계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 아마존의 온디맨드 의류 전략 개요도가 보인다. 출처=갈무리

결론적으로, 아마존은 패션과 증강현실의 만남으로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을 키우는 한편 제약과 의학의 영역으로 나아갔던 행보를 살려 무차별적 비즈니스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해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생태계가 커지면 다시 플랫폼이 확장되는 선순환 구조를 노리고 있다. 아마존이 패션의 영역에서 증강현실을 덧대고 온디맨드 의류 생산 시스템까지 가져가는 장면이 이러한 행보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다만 증강현실과 쇼핑의 만남에도 약점은 있다. 특히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의미있는 토론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증강현실 자체가 현실의 데이터를 융합하는 과정을 전제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개인정보유출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0.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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