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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vs 에어버스가 만든 美EU 관세전쟁

최악의 한해 겪는 보잉에게 희소식이지만 유럽의 보잉 제소 WTO 결정도 내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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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TO는 지난 주 유럽연합이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WTO는 유럽연합이 미국이 보잉에도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제소에 대한 결정도 내년에 내릴 예정이다.    출처= YouTub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몇 주도 안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 찰스턴(North Charleston)에 있는 보잉(Boeing) 공장에 방문해 노동자들과 함께 집회를 가졌고, 신제품 787 드림라이너 (Dreamliner)를 격려했으며, 새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의 가격을 낮춰 달라고 주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보잉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원하는 것이 있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보잉의 데니스 A 뮬렌버그(Dennis A. Muilenburg) 최고경영자(CEO)는 이 행사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개 대화를 갖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잉과 에어버스(Airbus) 의 경쟁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간의 무역분쟁이 장기간 대치되어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이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제공했다는 미국의 제소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가 수 년 동안 조사를 진행해 왔고 이제 거의 결론에 이른 시기였다. 때마침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뮬렌버그 CEO는 유럽산 상품에 관세를 매기는 법령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주, 보잉은 결국 소원을 이뤘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에어버스에 대한 유럽의 보조금 지급을 인정하는 발표가 나오자 75억 달러의 유럽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WTO가 발족된 이후 가장 큰 ‘공인된’ 보복으로, 무역전쟁을 가중시키고 미국과 EU 간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면서 이미 혼란스러운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복잡성을 더해 주었다. 동시에 그것은 미국 최대의 제조 수출국인 보잉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가장 과감한 조치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EU 회원국인 핀란드의 대통령과 함께한 회견에서 "모든 국가들이 미국을 수 년간 갈취해 왔다"고 말했다.

"그들은 내가 그런 걸 다 알아채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우리는 많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번엔 70억 달러짜리 승리군요. 이 정도면 괜찮은 승리입니다.”

그것은 또한 10년 동안 싸워온 보잉의 승리이기도 하다. 보잉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에어버스에 대한 소송을 추진하여 증거를 수집하고 마침내 2004년에 미국 정부로 하여금 WTO에 제소하도록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것을 보잉의 깨끗한 승리라고 할 수 있을까? 이 회사는 두 번에 걸친 737 맥스(Max)의 추락 사고로 103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고객을 격분시켰고, 고객들 중 일부는 에어버스 비행기로 돌아선 데다 관세 부과까지 겹쳐항공기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잉사에 대한 고객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게다가 내년에는, 미국이 보잉에 불법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유럽의 제소에 대한 WTO의 결정이 나올 것이다. 만일 WTO가 보잉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 지급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올 경우, 필연적으로 유럽 고객에게 판매되는 보잉 항공기에 대해 관세가 부과될 것이다. 우선 유럽은 지난 주 미국의 관세 부과 발표에 대한 보복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항공·방위산업 전문 컨설팅업체 틸그룹(Teal Group)의 항공 분석가 리차드 아불라피아는 "이것은 보잉의 승리처럼 보이지만, 보잉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취임 몇 주 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노스 찰스턴의 보잉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잉의 데니스 A 뮬렌버그 최고경영자가 맞고 있다.   출처= Pressfrom.Info

쟁점은, 유럽 국가들이 종종 관행처럼 여기는 시장금리 이하의 대출 형태로 에어버스에게 상당한 재정적 지원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지원이 없었다면 에어버스는 결코 보잉의 진정한 라이벌로 부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미국과 보잉의 주장이다. 이러한 저금리 대출의 도움으로, 1990년만 해도 대형 상업용 비행기의 시장점유율이 25% 미만에 그쳤던 에어버스가 2003년에 보잉을 추월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에어버스와 보잉은 상업용 제트기 시장을 대략 반분하고 있다.

보잉은 새로운 관세가 그런 상황을 일부 반전시키기를 희망한다. 미국의 항공사들은 이제 유럽에서 오는 에어버스 제트기에 대해 적어도 10%의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할 것이며, 이는 보잉으로 주문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EU는, 양측이 합의안에 타결하거나 WTO가 유럽이 규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결정할 때까지, 에어버스에 대한 지원을 재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결정이 나오자 보잉은 "에어버스가 수년간 WTO의 규정에 따르기를 거부해왔기 때문에 유럽은 이제 관세를 물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에어버스가 WTO 규정을 준수하지 않음으로써 에어버스의 행동과 전혀 무관한 유럽 회원국과 산업, 기업들, 그리고 에어버스의 항공사 고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WTO의 결정에 승복하면서도 합의를 요구했다. 에어버스의 기욤 파우리 CEO는 “관세는 자유무역을 막는 장벽이 될 것이며, 미국 항공사는 물론 미국의 일자리, 공급업체, 항공여행객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도 WTO의 결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보잉의 맥스를 운항하고 있는 미국의 항공사 3곳, 아메리칸항공(American Airlines),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델타항공(Delta)은 "관세 부과는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대한 부당한 세금"이라고 주장했고, 보잉 비행기를 운항하지 않는 제트블루(JetBlue)는 "항공기 관세가 가져올 해로운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 저렴한 요금을 제공하는 우리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우선 유럽 항공기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프랑스 와인과 스페인 올리브유를 포함한 농산물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한 세금들은 당분간은 감당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미국 기업들은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전쟁에서 보잉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었을까? 보잉은 유럽의 비행기 부품에까지 관세가 부과되기를 원했다. 그렇게 되면 2015년 앨라배마주 모바일(Mobile)에 공장을 세운 에어버스에 타격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그럴 경우, 친트럼프 성향 주(州)의 제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거부했다.

한편 항공사들은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관세가 부과되도록 로비를 해 왔다. 지난 주 여야를 초월한 34명의 의원이 로버트 라이타이저 USTR 대표에게 관세 부과를 해서는 안되며, 설령 한다 하더라도 기존 주문한 항공기에 대해서는 면제해 주어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미 주문한 항공기에 대해서도 관세를 내야할 것이다.

사상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는 보잉에게 이번 결정이 반가운 소식이었겠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WTO의 판결과 미국 제품을 겨냥한 유럽의 관세 위협을 감안하면 보잉이 그리 오래 동안 성공의 축배를 들진 못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홍석윤 기자 syho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10.08  13: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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