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겨진 차원, 73×64㎝ Mixed media on canvas, 2017

하나의 작품은 작가와 관객, 그리고 그것이 태어난 환경이라는 세 가지 요소와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지만, 비평은 논리이기에 어느 한 편의 관계가 강조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베게트의 <누가 말하든 무슨 상관이냐>라는 말을 끌어들이자면 장지원은 완전무결하고 자족적인 작가가 아니면서도 작품과 분리해서 생각 할 수 없는 작가이다. 즉 작가가 사라지고 남은 공간에 작품의 존재가 과연 어떤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 숨겨진 차원, 45.5×38.0㎝ Mixed media on canvas, 2016

장지원은 담론의 개념을 탐구하는 대신 그가 가지고 있는 문화의 주변을 통하여 담론의 습득과 정화방식에 천착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진실을 찾아가는 긴 여정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진실은 이미 그 자체가 힘이요 권력임을 작가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권력은 금지나 억압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생산하고 만족을 이끌어 내는 진실의 담론과 맞닿아 있다.

장지원(CHANG CHI WON,Korean painter Chang Chi-Won,ARTIST CHANG CHI WON,CHANG JI WON,서양화가 장지원,장지원 작가,장지원 화백,張志瑗)의 회화는 은유와 아우라, 그리고 완벽한 조화들로 잘 짜여져 있는 건축물과도 같다. 그의 작품은 그린다기 보다는 만드는 쪽에 더 가깝다는 평론가 이재언의 말보다, 차라리 한 채의 집을 짓는 건축가에 더 가깝다.

△글=이종호(미술평론가, 청학대미술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