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올해 여름 강남 4구의 아파트 거래량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주택 실거래 신고 기간이 계약 이후 2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2개월 전인 올해 7월 서울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18일 기준 8364건이다. 이는 작년 7월인 7029건에 비해 증가한 추세로, 서울 내 지역 중에서는 성동구와 광진구와 더불어 강남 4구로 불리는 강남구, 강동구, 서초구, 송파구의 아파트 거래량 증가폭이 컸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강남구의 경우 올해 집계중인 7월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이미 618건으로 작년 7월 아파트 거래량인 299건의 두 배를 뛰어넘었다. 강동구는 작년 7월 278건에 올해 7월은 451건, 서초구도 작년 7월 287건에서 올해 7월 현재 474건으로 증가했다. 송파구 역시 작년 7월의 402건에서 올 7월 695건으로 급증한 거래량을 보였다.

강남 4구 지역의 가격이 회복되려는 움직임에 거래가 늘어났고, 강남 시장의 특성과 다주택자 규제로 인한 이른바 ‘똑똑한 1채’ 심리, 강남구 같은 경우는 개발호재까지 겹쳐 매매거래가 심하게 위축됐던 작년 여름의 강남 부동산 시장과 비교해 극명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당 부동산 업자들과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즉 강남구 지역의 올해 여름의 매매량 급증세는 작년 5월경부터 종부세와 9.13 대책을 앞둔 때문에 매매량이 급격히 줄어 위축된 시장에 올 여름 강남 아파트 시장의 회복이 맞물리면서 더욱 작년 거래량과 대비되는 모양새라고 볼 수 있다.

강남 불패와 개발호재 기대심리 몰려 

강남구 압구정 한양 6차 아파트.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강남구 압구정 인근 한 부동산은 올해는 6월에서 7월 사이에 매매가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7월부터는 부동산 거래가 약간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거래가 줄어드는데 올해는 6월부터 거래량이 증가해 7월까지 유지되고 있다. 전세도 아니고 매매가 많이 거래돼서 특이하다고 생각은 든다”고 설명했다. 해당 업자는 “경기가 안 좋지만 부동산 쪽 자금 흐름은 지속되는 것 같다”면서 “요즘은 규제 등이 심하니 확실한 강남 쪽 부동산을 선호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삼성동의 한 부동산은 이런 현상에 대해 강남구 일대의 개발 호재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작년 기준에서 봤을 때 올해 여름에 거래량이 늘어났던 것이 맞다”면서 “현대 사옥 부지가 삼성동에 입주한다는 내용 때문에 근처 지역으로 입주를 희망하는 실수요자나 투자성 거래가 활발해졌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 일대의 환승센터 공사와 현대 사옥의 본격적인 착공에 대한 기대심리가 5월초부터 있었고 부지도 현재 다 매입된 상태다. 그 즈음 매스컴도 타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 6,7차 아파트.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실제로 현대차그룹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연내 착공 여부가 논의 중이다. 역시 지난 6월 10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삼성역과 봉은사역 사이에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설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해당 업자는 강남 지역 일대의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들기도 했다. 그는 “강남은 매년 꾸준히라도 금액대가 올라간다. 가격 상승 추세도 이어질 듯 하다. 적어도 내려가지는 않을테니 그 점에서 강남지역 아파트를 선호하는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4구도 수요에 힘입어 7월까지는 회복세

강남구의 경우 개발호재 소식에 자극을 받아 여름 매매량이 늘었다고 분석하는 업자들도 있지만 강남구 이외에도 강남 4구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으므로 국지적인 호재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지적했다.

해당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 거래가 많이 줄었는데 3월부터 한 두 개씩 거래 시작되더니 한 6월 7월에 거래량과 금액은 거의 상승했다. 신축 아파트 붙어서 거래가 계속 올라가 있는 추세다”라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업자는 “전체적으로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3기신도시 이후 토지 보상금이 시장에 많게는 60조원에서 70조원 풀린다. 자금 유동성이 커지니까 결국 거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을 예로 들면서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들이 지방 등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강남 등 지역에 1채만 확실히 소유하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강남 같은 경우는 지방에서든 해외에서든 사려는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 8차 아파트.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송파구도 강남구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덜하지만 비슷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송파 헬리오시티 지역의 한 부동산 업자는 “수요가 늘다보니까 괜찮은 매물이면 거래가 빨리 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가 안되는 물건도 6월부터 나가다보니 부동산 회복의 시그널로 파악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매매가 임대차보다 많아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서초 지역의 부동산 업자도 “6월 말부터 7월 달까지는 거래가 많이 됐다. 신반포 자이 같은 경우도 거래가 꽤 많이 되고 있고 지금 시세에 비해 조금 싸기만 해도 거래가 많이 나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수요자가 많다고 본다. 지금은 신축 위주로도 수요가 많다. 여름부터 이쪽 물건에 관심있는 사람이 계속 주시하고 있다. 좋은 조건이면 물건이 족족 나갔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장서윤 기자

전문가들 "작년 급격히 위축된 매매량이 투자 심리 등과 함께 회복되면서 증가" 

전문가들은 작년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급격히 위축된 부동산 시장 위축이 이전 규모로 회복되다보니 거래량이 급증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임병철 부동산 114 차장은 “일반적으로 강남 지역은 재건축으로 대표되고, 따라서 실수요보다는 투자세가 있는 지역이다. 투자 시점이 괜찮으면 투자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있다. 지금 여름의 가파른 회복세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차장은 “작년의 경우 가격도 어느 정도 오른 상황에 규제 등으로 투자 수요가 붙지 않아 거래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었다”면서 “올해는 1분기까지 강남지역도 약세를 보이고 가격이 빠졌는데 그런 가격 하락 때문에 다시 매수세가 붙기 시작하면서 거래가 늘기 시작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경희 부동산 114 연구원은 “작년 5월에서 6월 시점은 종합보유세 개편 논의가 발표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재건축 등이 하락세를 보였고 강남도 매매량 위축 등의 타격을 받았다. 8월에 살짝 올라가기는 했지만 이후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드물었는데 이런 위축된 거래량이 회복되는 현상이라고 보인다. 확실한 추세가 계속 될지는 향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