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대규모 SNS 플랫폼인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제공되는 일부 중국산 게임 광고가 이용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광고가 과도하게 많이 노출된다는 이유에서다. 광고 노출 빈도가 잦은 것이 게임사의 잘못은 아니지만, 마케팅 측면에서는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유튜브에 광고 영상이 너무 자주 등장하며 일부 이용자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도탑전기’로 유명한 중국 게임사 릴리스 게임즈의 모바일 게임으로, 문명을 발전시키고 자신의 도시를 운영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지난 3일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 배우 하정우 라이즈오브킹덤즈 광고 촬영 영상. 출처=유튜브 갈무리

릴리스 게임즈는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모델로 배우 하정우를 기용하며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정우는 각각 15초, 30초짜리 홍보 영상을 촬영했다. 광고 영상은 별도의 게임 플레이 장면이 없고 줄곧 하정우의 대사로 구성돼 있다. 하정우는 “재미있는 상상을 한번 해보자고, 역사를 뒤흔들었던 영웅들 말이야 클레오파트라와 조조, 카이사르와 잔다르크. 만약 지금 여기서 한바탕 전쟁을 벌인다면. 누가 이길지 궁금하지 않아?”라며 세계적 영웅이 등장하는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특징을 언급한다.

릴리스 게임즈는 해당 영상을 유튜브 영상 광고에 게재했다. 하정우는 다수의 흥행작에 출연했고 그간 연기력과 매력을 인정받은 만큼 대중의 호감도가 높은 배우다. 광고에 대한 이용자들의 호응이 기대될만하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은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광고 노출 빈도가 과도하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너무 많이 나와서 지겹다”는 게 골자다. 실제로 라이즈 오브 킹덤즈 채널에 업로드된 광고 원본 영상은 17일 기준 30초 영상에는 ‘좋아요’가 2300여개, ‘싫어요’가 2100여개, 15초 영상에는 좋아요 30여개, 싫어요 350여개 수준을 나타내며 대다수의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댓글창에는 “광고 때문에 하정우님이 싫어지려 한다”, “오늘 3시간 동안 유튜브를 봤는데 이 광고만 계속 나오더라”, “(광고를)너무 많이 들었다” 등 이용자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유튜브 영상 광고는 이용자들이 임의의 영상을 볼 때 영상 게시자가 정한 지점(시작 지점, 중간 지점, 끝 지점 등)에서 재생된다. 광고 종류에 따라 5초 후에 건너뛰기가 가능한 광고와 모든 광고를 다 봐야 시청 중인 영상을 계속 볼 수 있는 광고로 나뉜다. 일반 이용자는 원하는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광고에 노출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유튜브 광고 특성상 이 과정에서 같은 광고가 반복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

이용자들은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광고가 게임 광고임에도 플레이 영상이 없이 인기 모델의 멘트 위주로 구성된 점에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게임성보다는 영향력 있는 인기 모델에 기댄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는 연예인이 활용된 게임 광고 영상이 자주 받는 흔한 지적이다. 다만 이 게임의 경우 높은 노출 빈도로 인한 피로감에 이용자의 불만이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광고가 반복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건 투자한 비용에 따라 노출 빈도가 설정되는 구글 애드의 광고 시스템이 원인이다. 쉽게 말해 많은 돈을 쓴 광고주의 광고일수록 노출 빈도가 높다는 뜻이다.

입찰방식의 경우 광고주는 경쟁을 통해 광고의 노출 빈도와 우선 순위 등을 가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조회당비용(CPV) 입찰 방식은 광고주가 동영상 조회시 지불할 최대 금액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다. 동영상을 조회하는 이용자 1명당 250원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광고주는 최대 CPV 입찰가를 250원으로 설정하는 식이다. 최대 CPV가 높을수록 광고가 게재될 가능성과 다른 광고에 비해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증가한다. 자주 노출되는 광고일수록 많은 마케팅 비용을 들인 셈이다.

광고주는 자사의 광고가 노출되기를 원하는 구체적 타깃층을 정할 수도 있다. 때문에 유튜브 이용자의 관심분야, 나이, 성별 등을 고려해서 광고가 전달된다. ‘맞춤 광고’가 가능한 만큼 효과도 뚜렷하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인기 있는 전작의 위상과 공격적 마케팅 힘이 더해져 한국에서 대세로 자리잡지 않은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임에도 구글 플레이 매출 2위를, 인기 1위를 기록하며 초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공격적인 SNS 광고, 불만도 있지만…'효과 입증'

SNS를 통해 게임 광고가 과도하게 노출되는 모습은 다른 여러 게임에서도 나타난다. 앞서 중국산 게임 ‘랑그릿사’, ‘왕이되는자’, ‘마피아시티’ 등을 비롯해 SNS 영상앱 ‘틱톡’ 등이 그 예다. 

특히 왕이되는자의 경우 광고의 선정성 논란까지 더해져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성을 노골적으로 상품화한 이미지를 담은 광고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난무했다. 선정적인 게임 광고가 SNS를 뒤덮으며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고 결국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왕이되는자의 광고를 차단 조치했다. 

▲ 과거 논란이된 왕이되는자 광고 모습. 출처=유튜브 갈무리

과도한 노출 빈도 또는 선정적 문제가 지적되지만, 광고 효과는 명확하다. 위에 언급한 게임들은 모두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순항하며 많은 매출을 냈다. 틱톡의 경우 10대·20대를 중심으로 ‘틱톡 춤 배우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이는 SNS 채널의 광고 효과를 방증하는 대목이기도하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지난 8월 유튜브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460억분을 기록했다. 이는 마켓 전체 앱 사용량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2위인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사용량의 (220억분) 2배가 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