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근로자들의 은퇴 후 노후보장 자산을 관리하는 TDF(Target Date Fund : 타깃데이트 펀드, 이하 TDF)시장에서 시장점유율(MS)을 높이기 위한 운용사 간 각축전이 치열하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월9일 현재 전체 TDF시장의 총수탁고는 2조 263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24일의 1조 8376억원 대비 두 달 반 만에 4255억원(23.15%)이 증가한 수치이다.

연도 말이 아닌 평상시 임에도 TDF의 수탁고가 이렇게 증가한 이유는 지난 2018년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총잔액이 190조 원을 돌파했고, 매년 퇴직연금 적립자산이 약 20조원씩 증가하는 거대 미래 먹거리시장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TDF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에 대해 “ 먼저 TDF의 운용성과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KOSPI 지수와 국내 체감 경기는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TDF 운용성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두 번째 요인은 투자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투자 의사결정을 쉽게 해주기 때문”이라며 “TDF는 기본적으로 멀티플(다양한 자산, 다양한 지역) 하게 투자하고 이를 심플하게(나이에 맞는 한 가지 상품) 선택해 주므로 이러한 멀티플하고 심플한 투자는 어떤 자산, 어떤 지역에 투자할지, 위험자산은 얼마나 투자할지 등 복잡한 의사결정의 과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존 금융시장 환경은 자산운용사들이 높은 조달 원가를 지불하더라도 퇴직연금처럼 큰 먹거리를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설사 비싼 조달금리를 제공하더라도 반드시 획득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하고 경쟁이 치열한 전장이기 때문에 퇴직연금 시장에서 미래 시장점유율(MS)를 확보하기 위해 격전을 벌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퇴직연금 시장은 자산운용사들이 근로자들의 거대 퇴직연금 자산을 관리 운용하면서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목표로 원리금 보존 차원으로 운용하면서도 매년 운용수수료는 먼저 챙기는 관리자 위주의 운용행태가 주를 이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물론 금융감독 당국에서도 근로자들의 유일한 노후보장 자산을 좀 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운용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6년 삼성자산운용이 퇴직연금 운용 특화상품으로 TDF를 도입, 운용한 결과 기존 운용사들 실적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려 퇴직연금에 TDF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 해 7월말 금융당국이 퇴직연금을 TDF로 운용할 경우 투자금의 100%까지 TDF로 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퇴직연금 운용에 새 전기가 마련됐다. 이전에는 TDF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더라도 투자금의 70% 범위 이내에서만 운용할 수 있었으나 퇴직연금 총투자금의 80% 이내에서 위험자산(주식)을 운용하는 조건으로TDF로 100% 투자를 허용함에 따라 사실상 TDF상품의 투자 범위는 100%까지 확대됐다. TDF는 상품 자체의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에 의해 위험자산(주식)과 안전자산(채권)의 비중이 미리 분리되어 포트폴리오(자산구성)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가 2016년 1개, 2017년 4개, 2018년 3개, 2019년 2개 등 자산운용사들이 TDF로 무장하고 속속 퇴직연금 시장에 참여했다. 올해도 오는 4분기 말 이전에 우리자산운용이 TDF로 퇴직연금 시장에 참여 준비를 하고 있어 퇴직연금 시장에서 운용사들 간 경쟁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솔루션본부장은 “TDF의 최대 강점은 ‘Target Date Fund’ 이름 그대로 생애주기에 따른 자산 배분과 지속적인 관리가 강점”이라며 “ 올해 주식시장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TDF는 수익률에서 선방할 수 있던 이유는 분산투자 효과에 의한 위험관리 효과라고 볼 수 있다.”하고, 그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았으나 채권시장은 국채와 회사채시장 모두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주식시장 내에서도 KOSPI, KOSDAQ 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글로벌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임에따라 대부분의 TDF는 글로벌 분산투자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TDF를 투자할때 주의할 점으로 “TDF의 강점이 생애주기에 따른 자산 배분과 운용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면서 “같은 타겟연도의 상품이라도 ‘A사 2025년 TDF’ 와 ‘B사 2025년 TDF’를 비교하면 위험자산에 투자되는 비중이 다르고 생애주기에 따른 운용전략이 각 사별로 다르기 때문에 위험방어 능력과 수익력도 다르다." 며 ”따라서 TDF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점은 각 자산운용사의 운용전략이 어떠한지 점검하고 자신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각 자산운용사들의 TDF 상품 종류와 자산규모, 설정일자, 기간 운용수익률 등을 비교하여 투자자들이 투자포인트를 얻기에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TDF 수탁고 순위, 미래에셋 8476억 삼성자산 8024억 한국투자 2747억

각 10개 자산운용사의 9월9일 현재 TDF 수탁고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자산 TDF 8024억, 미래에셋 8476억, 한국투자 2747억, KB자산 1399억, 한화자산 439억, 신한BNPP자산 876억, 키움자산 290억, 하나자산 51억, 교보자산 64억, NH 아문디자산 260억원 등을 기록하여 전체 운용사의 TDF 수탁고 총잔액은 2조 2631.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상위 TOP3 운용사인 삼성자산-미래에셋자산-한국투자자산 등의 TDF수탁고 잔액이 1조 9248.9억원으로 총 수탁고 잔액 2조 2631.4억원의 85.05%를 차지하고 있어 후발 운용사와 상위 운용사 간 수탁고 경쟁은 큰 격차가 발생한 상태이다.

각 운용사가 판매 운용하는 TDF 상품의 종류는 삼성 8개, 미래 11개, 한국 7개, KB 7개, 한화 6개, 신한 6개, 키움 5개, 하나 5개, 교보 6개, NH 5개 등 전체 운용사의 TDF 상품 종류 합계는 66 개이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6일 현재 각종 펀드를 클래스별로 분류하여 판매운용하고 있는 TDF펀드 전체 수는 600 개이다.

TDF 설정후 평균수익률 삼성 18.23%, 미래 12.79%, 한국투자 12.55%

운용사별 TDF중 1년 이상 운용한 펀드의 설정후 평균수익률을 살펴보면 삼성자산은 18.23%, 미래에셋자산은 12.79%, 한국투자금융 12.55%, 신한BNPP자산 11.92%, KB자산운용 6.20%, 한화자산운용 56.0%, 하나자산운용 5.28%, 키움자산운용 2.90%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교보자산운용과 NH자산운용은 1년 이상 운용한 TDF 상품이 없어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운용기간별 평균수익률, 3년 16.31%, 2년 11.24%, 1년 3.18%

10개 운용사 전체 펀드의 수익률 분포를 살펴보면 운용기간 3년 이상인 10개 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16.31%, 2년 이상인 29개 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11.24%, 운용기간 1년 이상인 14개 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3.18%를 기록하고 있다. 운용기간 1년 이하 13개 펀드의 수익률은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