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최근 해외국채 금리가 바닥을 치고 오르면서 하나은행의 해외 주요국 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상품 중 일부가 원금 손실구간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5%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어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DLF 상품에 투자한 고객은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기준 –0.454%로 지난달 말 -0.70% 대비 0.246%포인트 상승했다. 금리가 –0.4% 중반대로 회복됐지만 우리은행이 판매한 모든 DLF의 행사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이 상품에 투자한 모든 고객은 여전히 원금 손실 구간에 있다.

▲ 출처=한국은행

◇ 우리은행, 이달 19일 DLF 만기도래…원금손실률 ‘51%’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판매한 우리은행의 독일국채 연계상품에 대한 원금 손실률은 여전히 높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한 DLF상품은 금리가 –0.25% 이상인 경우 원금과 수익률을 제공한다. 다만 원금 보장형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원금손실 베리어가 존재한다.

해당 상품의 원금 손실 베리어는 –0.25%이며, 해당 구간 미만으로 하락하면 하회 폭에 손실배수 250을 곱한 만큼 손실액이 발생한다. 16일 기준 독일 국채 금리가 –0.454%이므로 현재 기준 원금 손실률은 51% 수준이다. 독일 국채금리는 지난달 말 –0.7%까지 최저치인 떨어져 원금손실 폭이 늘었지만 만기를 3일 앞두고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DLF상품 만기가 7건 도래했고, 하나은행은 1건 도래했다.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연계 DLF는 오는 19일이 만기다.

▲ 출처=삼성증권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10월과 11월에도 총 20건 이상의 만기가 돌아와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과 금리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리는 유럽지역의 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로 0.1%포인트 인하했고, 월 200억 유로규모의 자산매입을 오는 11월부터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ECB가 양적완화를 예고해 시장금리가 오르는 추세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저물가와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이 여전히 높다”면서 유럽경기에 대한 하방요인 감안할 때 금리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하나은행 DLF, 이달 25일 만기도래…투자자 일부 손실구간 벗어나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잔액은 3876억원이며 이달 25일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는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연계한 펀드로 전체 판매 잔액 중 정상수익구간에 진입한 상품은 1220억원 수준이다.

17일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미국 CMS(이자율스와프) 5년물 금리는 1.686%로 13일 1.663% 대비 0.023%포인트 상승했고, 이달 4일 기준 (최저치) 1.264%에서 0.422%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영국 7년 CMS는 0.374%포인트 오른 0.483%를 기록했다.

▲ 기초자산 미국 5Y CMS 금리 현황. 출처=ICE

이 같은 CMS금리 상승으로 하나은행은 원금의 약 3분의 1수준이 정상수익 범위(3.5%)로 진입했고 우리은행도 영국 CMS와 연계한 DLF는 대부분 원금이 회복된 상황이다.

DLF투자자 일부가 원금손실 위험에서 벗어나고 손실 규모도 지난달 보다 축소됐지만 은행이 팔았던 파생 상품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위축돼 신뢰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손실구간에서 일부 벗어났어도, 고위험성 상품이라는 것이 잠재 고객에게 각인됐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주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DLF 불완전판매 실태조사를 나섰고 현장조사가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분쟁조정 절차가 곧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관리(WM)부문 관계자는 “고객에게 고위험자산 펀드를 팔았을 시점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했는지 여부가 분쟁조정 절차에 핵심 요건”이라며 “DLF상품 이슈로 해당 상품이 공격 투자형이라는 사실을 대부분 알게 돼 글로벌 금리상승에도 수요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