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를 시작으로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사실상 단기필마로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 연합군과 일합을 겨룰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아직 완전한 상용화에 들어가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강력한 라이벌들이 조만간 등장할 예정이라 시선이 집중된다. 실제로 시장 조사업체 위츠뷰는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1.5%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제는 하드웨어 폼팩터의 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 갤럭시 폴드가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넘버원
갤럭시 폴드 5G는 6일 한국을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4G LTE 또는 5G 버전으로 순차적으로 등판하고 있다. 

초반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매진행렬을 기록하는 등 신바람이다. 통신3사 모두 10여분만에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자급제로 푸는 물량은 2000대에서 3000대 수준으로 보이며 통신3사가 받은 물량은 총 1000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통신3사가 확보한 물량이 적기 때문에 초반 매진은 당연하다는 말도 나온다.

갤럭시 폴드의 기본 스펙은 12GB RAM에 512GB의 내장 메모리, 4235mAh의 대용량 듀얼 배터리를 탑재했고 스페이스 실버(Space Silver)와 코스모스 블랙(Cosmos Black)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239만8000원이다. 카메라는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스마트폰을 완전히 펼치면 1000만과 800만 듀얼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큰 7.3형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를 탑재했다. 여기에 가장 직관적인 동작인 '접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대비 약 50% 얇은 새로운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의 디스플레이와 정교한 힌지를 새롭게 개발해 적용시켰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정체성을 살린 셈이다.

중국 폴더블 눈길
화웨이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메이트X는 11월 이후 출시 예정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10월 출시가 유력하다. 접었을 때는 6.6인치, 펼쳤을 때는 8인치 OLED를 지원하며 기본적인 방식은 갤럭시 폴드와 유사하다. 5G를 지원하며 가격은 303만원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도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린 빈 샤오미 창업주는 1월 23일 웨이보를 통해 샤오미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시연했다. 디스플레이를 밖으로 접는 특이한 방식이다. 양쪽 끝을 잡고 뒤로 젖혀 사용할 수 있으며, 웨이보를 통해 공개된 영상으로만 보면 부드럽게 구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블 폴딩 방식이다. 샤오미 폴더블 스마트폰은 동영상 화면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린 빈 창업주가 더블 폴딩으로 단말기 크기를 조절하자 동영상도 그에 맞춰 바로 바뀌는 것도 확인된다.

샤오미는 당분간 5G에 더 집중한다는 입장이지만, 폴더블 로드맵도 구체적으로 진행해 기선을 잡는다는 복안이다.

▲ 샤오미 린 빈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시연하고 있다. 출처=갈무리

중국 디스플레이 전문 스타트업 로욜(Royole)은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공개한 상태다. 다만 기술력은 크게 떨어진다는 후문이다. TV 제조사 TCL도 한 칼이 있다. 드래곤힌지를 통해 플렉시블 아몰레드를 지원하며 119만원 수준의 저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년 초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듀얼 스크린을 중심으로 하는 변칙 로드맵을 당분간 추구할 계획이다.

듀얼 스크린은 LG V50S 씽큐의 등장과 함께 더욱 강해졌다. 전면에 2.1형 크기의 알림창을 탑재했고 전면 알림창은 사용자가 LG 듀얼 스크린을 열지 않고도 시간, 날짜, 배터리상태, 문자/전화 수신 등의 확인이 가능하다. 360도 프리스탑 기술도 탑재했다. 360도 프리스탑은 어느 회전 각도에서나 고정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노트북에서 주로 사용된다. LG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LG 듀얼 스크린은 0도, 104도, 180도의 각도에서만 고정해 사용이 가능하다.

LG V50S 씽큐와 LG 듀얼 스크린의 연결 방식을 기존 포고핀에서 USB 타입으로 바꿔 LG V50S 씽큐의 후면 디자인 일체감을 높였으며, 화면도 동일한 6.4형으로 탑재해 디자인 완성도와 몰입감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선을 그은 상태에서 당분간 듀얼 스크린 체제로 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 LG 듀얼 스크린이 보인다. 출처=LG전자

삼성의 외로운 싸움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열리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만 등판해 중국으로 대표되는 외국 기업들과 외로운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중국 제조사들은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나름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유일한 보루인 삼성전자만 버티고 선 분위기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시장의 대세가 아닌 상황에서 LG전자 등이 선뜻 해당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은 냉정히 말해 ‘비판받아야 할 일’은 아니다. 다만 새로운 폼팩터 비전이 확인된 상태에서 삼성전자만 외롭게 전선에 나서는 장면은 다소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기들끼리 경쟁하고 소통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우리는 삼성전자만 외롭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우수한 투수, 타자, 포수를 모두 가지고 있는 팀이라면 한국은 4번 강타자만 경기를 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