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예고이후 서울에 몰렸던 분양 열기가 수도권으로, 지방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방은 지역별로 온도차가 극심했다.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은 '묻지마 청약'이 일 정도로 뜨거웠지만 그외 다른 지역은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미분양이 속출하며 지역별 온도차이가 컸다. 

지난 4일 1순위 청약이 진행된 ‘송도 더샵 프라임뷰’는 평균 115.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6일에는 'e편한세상 운정 어반프라임'이 올해 운정3지구 분양단지 중 첫 완판 신기록을 썼다. 수도권 서쪽지역인 파주와 김포, 인천 검단지구 등은 신규분양은 물론 미분양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신규 아파트 분양 열기는 해당지역 기존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에게 심리적으로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와 대구광역시 지역도 고가 분양 완판에 이어 기존 아파트가격도 상승세를 탈 분위기가 역력했다.   

경기도는 신규 분양단지 호재로 기존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오르고 있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8월 기준으로 매매 변동률은 과천 △0.99% 파주 ▽0.08% 김포 ▽0.02%다. 과천은 많이 오른 반면, 김포나 파주는 가격이 하락했다. 8월 평균 매매가는 3.3m2기준으로 과천은 3756만원, 김포 943만원, 파주 673만원이다.   

◆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파주와 김포, 인천 검단지구

"2015년 미분양 혜택받고 들어왔죠". 운정 2지구에서 분식집을 하고 있는 김씨(47세)를 비롯해 현재 운정 1·2지구에 입주자 중 다수가 미분양 혜택(?)을 받고 입주했다. 국토부 시·군·구 별 미분양 현황에 따르면 파주시의 미분양 물량은 2016년 2월에는 2470호를 찍을 만큼 높았다. 그러나 2017년 2월부터 47호에서 3월은 19호로 지금까지 꾸준히 줄고 있는 상황이다. 미분양과 빈집이 많았던 이곳은 정부의 GTX노선 발표 이후 빠르게 미분양 물량이 줄기 시작했다.  

▲ GTX-A와 가장 근접한 운정 아이파크 현장.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운정 고등학교 근처 H 중개업소 대표는 GTX-A 노선과 직주 근접에 위치한 단지 3곳을 '힐·푸·아'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파주 운정 힐스테이트, 대우 센트럴 푸르지오, 내년 7월 입주 예정 운정 아이파크를 일컫는다. 셋 중에서도 GTX-A 직주 근접의 '운정신도시 아이파크'가 가장 인기가 있다.  

대우 센트럴 푸르지오는 최초 분양가는 3.3m2당 1100만원이다. 대우 센트럴 푸르지오는 입주 후 1년이 됐다. 그는 "거래는 별로 없다"며 "전세도 보통 2년 계약을 하기 때문에 2년이 지나야 거래가 는다"고 말했다. 대우 센트럴 푸르지오와 운정 힐스테이트 합쳐 총 5000세대다. 

운정 2지구 근처 G 중개업소 대표는 "운정 힐스테이트는 84m2기준으로 매매는 5억에서 5억5천이다"며 "초반에는 4억 밑으로 분양이 됐다"고 "초기 분양 시점보다 1억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대우 센트럴 푸르지오' 시세도 마찬가지다. 그는 "'운정신도시 아이파크'도 최초 분양 기준으로 1억 이상 올라와 있다"며 "현재 분양권이 거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GTX 호재는 장기적으로는 볼 수 있다"며 "GTX 착공 이후에 분양했던 운정지구 물량들이 1순위 경쟁률은 썩 좋지 못했지만, 미분양이 소진되는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GTX 완공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완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이 지역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경희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파주 운정의 GTX 호재는 지켜봐야 한다"며 "처음으로 완판 단지가 나왔다고 해서 파주 운정의 분양 시장이 급격하게 변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3기 신도시 공급 이후로 상황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재국 금융연구원 교수 역시 "파주 운정신도시가 GTX 호재가 있는 건 맞는데 개통시기가 언제인지가 중요하다"며 "개통 예정이 2년에서 3~4년까지 뒤로 미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역 부근에 분양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걸어갈 수 없는 곳에 단지가 나는 경우가 있다"며 분양 전에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포 로얄하임 조감도. 출처 = 대림산업

지난 8월 김포 마송택지개발지구에서 'e편한세상 김포 로얄하임'이 분양됐다. 근 20년 만에 신축 아파트라 분양 시장의 주목도도 높았다. 근처 중개업소에서 김포 마송택지개발지구(이하 마송지구)에 대한 분양 상황도 물었다. 시장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신규 아파트의 분양을 시작으로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가 올라가고 있고, 기존보다 문의도 늘었다. 

김포 마송지구 I 중개업소 대표는 "현대 1차는 84m2는 매매가가 2억1천 만원에 나와 있다"고 "전세는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김포 마송지구는 매매 문의가 많다. 그는 "김포 로얄하임 분양으로 현대 1차도 가격이 오를 것이다"고 "개발지역 주변 아파트 시세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김포 경전철은 한강 신도시까지 안들어간다"며 "마송지구의 선호가 그렇게 높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 역시 "김포 도시 철도가 9월 말에 개통되는 예정이다"며 "도시 철도 반짝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 공사 중인 검단 신도시 모습. 출처 = 이코노믹리뷰

미분양이 있더라도 개발호재가 나타나면 청약 성적이 굉장히 좋아지는 지역이 있다. 최근 분양했던 송도 지역이다. 송도지역은 이전까지 분양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분양한 세 단지 모두 청약 경쟁률 100대1을 넘겼다. 이번에 분양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나 '송도 더샵 프라임뷰'이다. 여경희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송도의 청약 활황은 "GTX 노선 호강효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미분양이 빠른 속도로 해결되고 있는 지역으로 꼽는 곳은 인천 검단지구다. 분양 현장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검단지구의 미분양이 해결되는 이유로는 계양에서 검단까지 이어지는 인천 1호선 연장사업과 5호선 연장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주목 받는다. 

검단지구 근처 L 중개업소는 "신규 아파트 분양은 거의 다 끝났다"며 "대우 센트럴 푸르지오와 검단 한신 더 휴, 검단 파라곤 등 미분양 물량은 다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는 10% 계약금 내야 하는데 미분양 해결로 5% 정도로 줄었다"며 "중도금도 이자를 안 내니 분양이 다 끝났다"고 덧붙였다.  

◆ 프리미엄에 덤이 붙고 강보합을 유지할 과천

대우건설의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고, 등록사업자 2인의 연대 보증으로 입주자 모집을 한 최초의 ‘후분양’ 사례라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1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무순위 청약 총 58가구 모집에 1614건이 몰려 평균 청약률이 27.83대 1을 기록했다. 

▲ 과천 푸르지오 써밋. 출처 = GS건설

주변 시세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과천이라는 지역이 갖는 프리미엄과 예정된 개발 호재 덕분이다. 과천 별양동 A 중개업소는 "신축 아파트 84m2기준으로 매매가가 15억에서 16억나온다"며 "입주 10년 된 아파트는 한 13억 정도로 나온다"고 말했다. 주변 전세 물량은 별로 없다. A 중개업소는 "전세는 84m2기준으로 9억도 넘을 것 같다"고 "10년된 아파트가 8억5천 만원이다"고 말했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 주변 신규 아파트는 입주 1년 된 '과천래미안센트럴스위트'가 있다. J 중개업소 대표는 "래미안은 59m2으로 12억5천에서 13억5천만원까지 나와 있다"며 "84m2기준으로 14억5천만원 선이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과천 자이'(과천 주공6단지)와 '과천 푸르지오 써밋'(과천 주공1단지)이 분양하면서 매매가가 올랐다. 그 전까지는 84m2기준으로 13억5천에서 13억7천만원 선이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강남이 움직이면 과천도 따라가려고 하는 기대 심리도 크다"며 과천에 대한 선호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과천은 강보합이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빅데이터 랩장은 "과천 지식정보타운 분양도 내년에 본격화되면 임대차 수요가 진입할 것이다"고 개발 호재가 클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인근에 과천 3기 신도시 개발되고 있는 쪽의 자족 기능이나 추가 신도시 개발로 일한 수요자의 기대감도 높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과천은 원래 수요가 늘 상존하는 지역이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도시' 과천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앞으로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 대구·광주 고분양 완판 행진, 기존 아파트가격도 '들썩'

 ▲ 출처 = 부동산인포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와 대구광역시에 예정된 분양 세대 수는 총 1만414세대다. 광주광역시는 4045세대, 대구광역시는 6369세대에 이른다. 이재국 금융연구원 교수는 "광주는 북구나 남구 서구에 분양을 많이 한다"며 "대단지는 긍정적으로 보고, 대구도 중구나 수성구 등 학군 좋은 쪽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 출처 = 부동산인포
▲ 출처 = 부동산인포

9~10월에 예정된 대단지 분양은 광주광역시가 10월에 북구 우산1구역 재개발로 총 2564가구에 1640가구가 일반분양이다. 시공사는 GS건설과 금호건설이다. 동구 계림2구역 재개발은 총 1715가구로 일반분양은 1108가구다.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SK건설이다.

대구광역시는 수성구가 핵심이다. 대구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이라 불릴 정도로 학군이 좋은 동네다. 범어4동과 만촌3동을 주로 학세권 수혜를 얻는 곳이라 일컫는다. 수성구에 예정돼 있는 분양은 9월에 '만촌역 서한포레스트'가 있다. 일반 분양 가구는 102세대로 전용면적은 84~168m2다.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는 '묻지마 청약'이 이어지고 있다. '사는 사람은 사는 상황'인 것이다. 지난 1월 대구광역시 달서구 죽전동 279-1의 '대구빌리브스카이'가 평균 청약률 134.96대 1로 완판됐다. 대구 최고 청약 경쟁률이다. 

빌리브스카이 근처 월성동에 위치한 D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단지에 대해 “현재 5년 이하 아파트 신규 매매는 5억이 넘는다”며 ”10년 된 아파트도 84m기준 4억 정도에 매매된다”고 말했다. 이어 "3년 간 매매가 뜸했는데 요새 거래가 활발하다"고 덧붙였다. 

10년 된 아파트는 대우 월성 푸르지오다. 그는 "월성 푸르지오는 84m2기준으로 3억 9천만원에서 4억을 봐야 한다"며 "지금은 급매가 없다"고 말했다. 한창 달아오른 대구 시장 현황을 볼 수 있었다. 

광주광역시 중개업 관계자는 "고가의 분양가여도 살 사람은 산다"고 말한다. 지난 5월 시장에 나와 완판이 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는 3.3m2기준으로 1700만원이었다. 근처 2016년 입주한 '유니버시아드 힐스테이트'는 현재 3.3m2당 1600만원에서 17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Y 중개업소 대표는 "84m2기준으로 4억5천만원에서 5억2천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며 "9·13대책 이후로 떨어진 가격이다"고 답했다. 이어 "대출 규제 때문에 거의 매물이 빠졌지만 거래는 꾸준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완판된 화정 아이파크는 주변에 비해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분양을 보였다. 인근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광주 서구가 원래 브랜드가 좋으면 고분양에도 많이 몰린다"며 "이번에 포스코 더샵도 분양 준비중인데 그것도 완판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