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그간 '비주류'로 분류되던 제품들이 자동차업체들의 전략 모델이 됐다. 소형SUV는 불황에 자리매김한 대표 차종이 됐고, 가솔린 SUV는 르노삼성·쌍용에 이어 현대차가 가세하면서 판매 모델이 크게 확장됐다. 픽업트럭 시장 역시 새 모델 출시가 예정되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 베리 뉴 티볼리(Vey New TIVO). 사진=쌍용자동차

◆ “비주류, 대세가 되다” 소형 SUV의 질주

지난 2014년까지 국내 엔트리카 시장은 모닝, 스파크 등의 경차와 아반떼, K3, SM3등 준중형급 차량이 이끌었다. 준중형 차량(14만대 수준) 판매량 대비 소형SUV(3만3000대 규모)의 시장 규모는 25% 수준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티볼리, 코나 등 경쟁력 있는 신차들의 출시가 이어지면서 소형SUV 시장은 ▲2016년 11만621대 ▲2018년 15만5041대 등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판매량이 급증한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진출도 늘었다. 2013년 한국GM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 2 종에 불과했던 라인업은 ▲2015년 티볼리 ▲2017년 코나, 스토닉, 니로 ▲2019년 베뉴, 셀토스가 출시되면서 가장 많은 신차들이 경쟁하는 자리가 됐다.

내년에는 르노삼성 XM3, 한국GM 트레일 블레이저 등 2종의 신규차량이 더 등장할 예정이어서 이 시장에서의 경쟁은 보다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QM6. 사진=르노삼성자동차

◆ 가솔린·LPG SUV의 등장…SUV=디젤? 편견 깨져

지난 2015년 쌍용차가 티볼리를 출시하며 가솔린 B세그먼트 SUV(소형SUV)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가솔린 파워트레인의 성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으로 곧 디젤 모델을 내놓기는 했지만 첫 데뷔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비 디젤 SUV 부문에서 가장 성공한 차량은 르노삼성의 중형 SUV 'QM6'다. 중형 SUV 부문 후발 주자였던 르노삼성이 ‘QM6 가솔린’ 모델주력으로 내놓으면서 가솔린SUV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출력의 한계는 분명했지만 낮은 소음과 높은 정숙성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이 시장의 선두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현대차 투싼과 싼타페, 기아차 스포티지와 쏘렌토 등이 가솔린 모델을 잇따라 내놨고, 시판되는 라인업 또한 크게 확대됐다.

최근에 출시되는 가솔린 SUV는 ‘터보’엔진의 보급을 통해 출력 부족 문제를 해결, 소형·준중형 SUV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현대차는 터보엔진을 장착한 쏘울을 내놨고, 쌍용차 역시 티볼리와 코란도에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해 주력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 콜로라도. 사진=한국GM

◆ 미래 격전지는 '픽업'…콜로라도 출격

국민소득이 늘고, 여가시간이 확대되면서 '픽업'트럭 시장도 확장될 조짐을 보인다. 한정된 지리적 특성, 여가목적 차량 선호 등의 영향이 커 전통픽업보다는 SUV 기반 픽업인 SUT(Sports Utility Truck)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21일 현재까지 국내 시장에 픽업 차량을 공식 출시한 업체는 쌍용차가 유일하다. 2005년 출시된 무쏘 스포츠를 시작으로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 등 다양한 모델들을 양산하며 시장을 형성해 왔다.

쌍용차의 픽업은 SUV와 1톤트럭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차량이었고, 대안 없는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1월에는 출 기존 모델보다 긴 전장을 갖은 렉스턴 칸을 출시하는 등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이 시장에 한국GM이 아메리칸 정통 픽업 ‘콜로라도’를 들고 도전장을 냈다. 차이가 있다면 콜로라도는 SUV의 파생형 버전이 아닌 설계 단계에서부터 픽업을 염두하고 만든 차량이라는 것이다.

내부 토션바, 로터리 댐퍼, 이지 리프트, 로워 테일게이트 등 쉐보레의 픽업 트럭 노하우가 반영됐고, 픽업 본연의 기능인 트레일러링도 강력하다. ‘트레일러 브레이크 통합 시스템’을 비롯해 ‘스웨이 콘트롤 시스템’을 통해 도로, 노면의 변화와 와류를 감지한다.

전장 5403mm,전폭 1886㎜, 전고 1785㎜에 휠베이스 3258㎜의 크기를 자랑하며 적재함 크기는 너비 1468mm, 길이 1549mm다. 파워트레인에는 ▲3.6리터 6기통 가솔린 엔진(8단 자동변속기) ▲2.5리터 4기통 가솔린엔진(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내년에는 현대차가 개발중인 가칭 ’산타크루즈’가 출시될 가능성도 있다. 준중형 SUV 투싼을 기반으로 제작되며, 북미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고급옵션이 하향 평준화되고, 넓은 실내공간과 개성있는 디자인이 부각받으면서 소형SUV는 완성차 업체들의 주력 차량이 됐다"며 "가성비 좋은 차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가격대의 제품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저에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쌍용차나 르노삼성의 경우 특정 차량에 대한 집중도가 지나치게 커 외부 변수에 취약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