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영국의 사모펀드 운영사인 CVC가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이 과정에서 심명섭 전 대표의 지분 약 50%를 매입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여기어때는 글로벌 자금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야놀자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편, 다소 차질을 빚었던 다양한 전략 로드맵에도 시동을 건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CVC는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인 심명섭 전 대표를 비롯해 재무적투자자(FI)들과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완료했다. 인수가격은 약 2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CVC는 추후 유상증자를 계속해 보유 지분율을 90% 이상 올린다는 각오다.
CVC는 지난해부터 위드이노베이션의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했으나, 심 전 대표가 소위 웹하드 논란에 휘말리며 양측의 논의는 답보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심 전 대표가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를 받으며 휘청이자 CVC가 여기어때의 기업가치를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 전 대표가 웹하드 관련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를 벗으며 양측의 논의는 다시 시작됐고, 결국 CVC는 여기어때의 경영권을 전격 인수하게 됐다.
위드웹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심명섭 전 대표의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말 심 전 대표는 위드웹이 과거 지분을 보유했던 웹하드 업체를 통해 음란물 유통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조사결과 회사 지분을 소유했을 뿐, 업체 경영과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 전 대표가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는 위드웹 보유의 해당 회사의 지분 역시 모두 매각한 상태다.
심 전 대표는 이번 딜을 통해 15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CVC가 국내 대표 숙박 플랫폼 중 하나인 여기어때의 경영권을 확보하며, 국내 대형 스타트업들의 주인이 외국계로 채워지는 경향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핀테크 강자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홍콩의 투자사인 에스펙스 및 클라이너퍼킨스 등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6400만달러(약 77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주주들로 구성됐다. 이커머스 강자 쿠팡의 대주주는 일본 손정의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며 야놀자는 싱가포르투자청이 주주로 들어가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대주주는 힐하우스캐피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