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영국의 사모펀드 운영사인 CVC가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이 과정에서 심명섭 전 대표의 지분 약 50%를 매입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여기어때는 글로벌 자금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야놀자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편, 다소 차질을 빚었던 다양한 전략 로드맵에도 시동을 건다는 방침이다.

▲ 여기어때의 새로운 도전이 눈길을 끈다. 출처=여기어때

업계에 따르면 최근 CVC는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인 심명섭 전 대표를 비롯해 재무적투자자(FI)들과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완료했다. 인수가격은 약 2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CVC는 추후 유상증자를 계속해 보유 지분율을 90% 이상 올린다는 각오다.

CVC는 지난해부터 위드이노베이션의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했으나, 심 전 대표가 소위 웹하드 논란에 휘말리며 양측의 논의는 답보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심 전 대표가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를 받으며 휘청이자 CVC가 여기어때의 기업가치를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 전 대표가 웹하드 관련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를 벗으며 양측의 논의는 다시 시작됐고, 결국 CVC는 여기어때의 경영권을 전격 인수하게 됐다.

위드웹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심명섭 전 대표의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말 심 전 대표는 위드웹이 과거 지분을 보유했던 웹하드 업체를 통해 음란물 유통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조사결과 회사 지분을 소유했을 뿐, 업체 경영과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 전 대표가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는 위드웹 보유의 해당 회사의 지분 역시 모두 매각한 상태다.

심 전 대표는 이번 딜을 통해 15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CVC가 국내 대표 숙박 플랫폼 중 하나인 여기어때의 경영권을 확보하며, 국내 대형 스타트업들의 주인이 외국계로 채워지는 경향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핀테크 강자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홍콩의 투자사인 에스펙스 및 클라이너퍼킨스 등 기존 투자사들로부터 6400만달러(약 77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주주들로 구성됐다. 이커머스 강자 쿠팡의 대주주는 일본 손정의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며 야놀자는 싱가포르투자청이 주주로 들어가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대주주는 힐하우스캐피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