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에서 류현진 선수가 연일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대단함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아직 더 잘 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야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근거가 되는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지난 6월 네이버스포츠 (링크 주소 하단)에 ‘류현진 선수의 일기’라는 제목의 글이다.

류현진 선수가 고백같이 일기에 언급한 내용을 일부 수정하며 인용해 본다.

 

“ ’어깨 수술 후 나를 변화시킨 중요한 한 가지’

(중략)…

수술전까지만 해도 저는 전력분석팀의 자료보다 제가 갖고 있는 ‘감(感)’에 의존했습니다. 허니컷 코치님이 전달해주시는 내용도 참고만 할 뿐이었죠. …. 코치님이 등판을 앞둔 전날 미팅할 때 상대 타자들에 대해 공부한 걸 발표해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저는 그 발표를 하기 위해 미리 상대 타자들 관련 영상과 자료들을 찾아가면서 연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전력분석팀에서 만들어준 자료를 참고하는 수준 이상으로 상대 타자들의 영상을 구단에 요청하고, 구단에서 찾아준 영상과 분석팀의 자료를 비교하며 나름의 플랜을 만드는 겁니다. 그렇게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경기 전날 코치님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고요.

……

등판 때는 코치님, 포수와 세운 게임 플랜을 모두 암기하다시피 해서 마운드에 오릅니다. 마치 5일에 한 번씩 중요한 시험을 치르기 위해 시험장에 들어서는 것처럼 말이죠. 가끔은 ‘내가 이렇게 암기를 잘했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묘수를 알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탄복이 나온다. 1970대 중반에 시작된 인지심리학의 정수(精髓:essence)를 적용한 것이다.

“듣고 본 것과 아는 것은 다르다.”

제대로 실력이 되어 안다는 것은 내가 ‘자유자재로 구사,응용하고 다른 것들과 결합’할 수 있어야 된다. 교육과 심리를 공부하며 강의에 주력하며 필자가 터득한 ‘융합’ 결론이며 실제를 본 사건이다.

 

[자녀가 내 눈에 성실성과 책임감이 있다한들 무슨 소용?]

부모들 눈에 똑똑하고 준비 많이 한 내 아들딸이 면접장에만 들어가면 얼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나온다. 질문이 두세번 깊이 가도 머리를 하얗게 되며 긁적거리는 경험을 한다. 왜 그럴까? 세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외워서 답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슬프게 외워서…

둘째는 면접 대기시간에 외운 것을 불러내다가 겉돌며 급전직하(急轉直下)한다. 평소에 모르던 분야이기도 하고, 익숙치 않은 단어를 입에 올리기 떄문이다. 면접 직전에 두세번만 기억못하고 헤매고 나면 순식간에 두려움이 찾아온다. 우리 뇌가 가진 ‘영리(?)’함 때문이다. 두세번만 동일하게 불안해 지면 극도의 불안감이 찾아온다.

셋째는 면접관과 면접자의 정보비대칭성이다. 면접관은 내 정보를 구석구석 들여다보고 있다. 그런데 면접자는 상대를 아는 것이 전혀 없다. 그래서, 신입사원 면접 때가 인생에서 가장 떨리는 시간이라고 하는 심리학자들도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내가 똑똑하고, 성실하며, 책임감 있고 준비 많이 한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과학적 근거와 공자님 말씀]

미국의 저명한 교육학자인 Edgar Dale(에드가 데일)이 주장한 ‘Cone of Learning(학습의 원추)’ 혹은 ‘경험의 원추’ [그림 참고]의 설명을 보자.

인지심리학에서 연구한 결과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지식이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이고, 두 번째는 내가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남들에게 설명할 수도 있는 지식이다."?두 번째 지식만이 제대로 된 것으로 다양하게 응용도 가능한 것이다.

내가 알고 활용도 가능한 지식인지 여부는 누군가에게 설명을 할 수 있는가로 가늠된다. 그리고, 중간에 질문을 받아도 확실하게 설명이 되면 제대로 준비가 된 것이다.

류현진 선수가 괴력을 발휘하는 것은 타자의 강약점분석을 본인 입으로 말하며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위기 속에서도 본인의 머리 속에 확실하게 자리잡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본인이 던지고 싶은대로 뿌리는 제구력(制球力)이 뒷받침된 것이다.

2500년전에 공자(孔子)께서도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만 되나, 직접 해본 것은 이해된다.”

직접 해보고 누군가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야 확실하게 내 것이 된다는 지혜이다.

 

[부모님과 같이하는 취업준비]

취준생을 이 사실을 기억하고 직접 말로 설명하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다. 대화 혹은 발표의 상대로 부모님과 가족들을 선정하는 이유는 내가 가고 싶은 회사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취준생인 내 아들딸이 더 쉽고 알아듣게 말을 해야 한다. 내가 이해되기까지. 취준생이 완전히 알아야 설명이 가능하다. 머리로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모르는 분에게 뭘?’하면서 핑계대지 말자.

그 연습의 단계도 나눠본다.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으로 준비해 보자

[1] 부모님께 설명하는 데 시간 제한없이 하는 것이다. 부모님은 듣기만 한다.

[2] 부모님께 말하는 데 제한 시간을 정하자. 그리고, 부모님은 시간측정을 해준다.

[3] 다음에는 몇 분 동안 말할 것인지 예측하고 말해 본다. 부모님은 시간측정을 해 준다. 그리고 시간차이의 이유를 따져 본다.

[4] 같은 발표시간에 부모님은 중간중간에 질문한다. 기초적인 질문도 좋다.

[5] 마지막으로 회사의 문제점과 나름대로의 해결 아이디어에 대해 말하도록 해본다.

[6] 준비하고 대화,발표하는 과정에서 하루이틀 시간을 내어 회사의 제품을 써보거나 팔리는 현장도 한 번 둘러보고 와서 말하게 해 본다.

여태까지의 취업준비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조금씩 6번까지 가보면 좋겠지만 1,2번 관문이라도 가보자. 직접 발표를 하고 질문을 받으며 연습을 하였기에 결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지원하는 회사가 경쟁이 치열하면 더 많이, 더 깊숙하게 연습하기 바란다.

입사지원서, 자기소개서의 경우도 이런 훈련의 과정을 치른 다음에 다시 보자. 이젠 눈에 다르게 들어올 것이다. 억지로 문장을 만들고 다른 사람 글을 참고하며 썼던 글들이 어색하게 보일 것이다. 내 말로, 글로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부모님의 마음자세]

경쟁률이 높아서 취업이 어렵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래도 누군가는 합격한다. 지원자 절반은 허수(虛數)다. 준비없이 그냥 지원하기 때문이다.

스펙타령도 모른 척하자. 스펙이 불리한 데도 취업에 성공하는 사람이 절반이다. 예를 들면 ‘대기업 토익점수 평균이 840점이다’는 것은 전원이 840점 이상이라는 것이 아니다. 절반이 그 점수 이하로 840점과 690점에 분포되어 있다. 그 계산 근거는 690점=840점-150점(토익만점 990점-평균840점)이다.

 

류현진 선수의 일기형 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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