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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추적] 태양광 업계, 손만 대면 나락으로...폴리실리콘 투자사들도 연쇄 도산

업계 "정부, 태양광 회생 기업에 지원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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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태양광 기업의 회생실패가 설비업체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밸류체인 붕괴를 우려하는 가운데 자본시장 중심의 기업구조조정도 특정 산업 영역에서는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수원지방법원 제1 파산부(부장판사 김동규)에 따르면 태양광 소재 생산설비 제작업체인 A사가 재판부로부터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법원의 개시결정으로 A사는 법원의 본격적인 경영통제를 받게 됐다. 

발주처인 한국실리콘의 회생실패도 A사의 회생신청에 영향을 줬다. 한국실리콘은 지난해 5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지난 2012년 회생신청에 이어 두 번째 회생신청이었다. 회사는 이번 회생절차에서 여러 차례 M&A를 추진했으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지난 6월 회생절차가 최종 폐지됐다. 

한국실리콘의 회생실패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한 업황 탓이다. 지난해 5월 ㎏당 15달러 선이었던 폴리실리콘 시세는 이어지는 하락세로 이달 7일 기준으로  ㎏당 7.92달러까지 떨어졌다. ㎏당 8달러대가 무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조조정 업계는 회사가 태양광 설비 제조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 회생신청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악화된 업황이 결국 A사까지 영향을 준 것이다. 

수원지방법원에 따르면 A사의 회생절차는 채권자 회사인 E사의 신청으로 시작됐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채무자 회사자본금의 1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는 회생을 신청할 수 있다. 2018년 A사의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회사의 자본금은 약 41억원. 채권자인 E사의 채권이 최소 4억1000만원인 셈이다.

이 때문에 파산 법조계에서는 회사의 회생신청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봤다. 채권자 주도의 회생신청이 회사 내부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파산법조계 한 관계자는 ''회생신청에는 이사회의 결의가 필요하다''며''채권자가 회생을 신청했다면 주요 주주나 이사가 회생신청에 대해 이견을 갖고 있어 이사회 결의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회생절차에서는 채권자의 채권이 조정되거나 출자전환되는데, 이를 감수하고 채권자가 회생을 신청했다는 것은 채무자 회사의 구조조정에 대해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악화된 태양광 산업의 현황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으로 채무를 갚아나가기 어렵다. 다각적인 구조조정의 길을 모색해야 할 유형''이라고 부연했다.

A사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회사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12월 기준 마이너스 10억9200만원이다. 회사의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62억5600만원을 초과하고 있으며 총부채가 총자산을 296억3700만원 초과하고 있다. 회사의 회생신청은 이번 두번째로 종전 회생계획안에 따라 채무를 다 갚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회생에 돌입했다.

A사의 회생계획 제출기한은 오는 10월 2일까지다. 회사는 회생절차 M&A도 열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법원 파산부 수석부장판사 출신의 김정만 변호사가 이끄는 법무법인 정행이 A사의 회생절차를 대리하고 있다. 

 ◆ 태양광 업계 "태양광 회생 기업, 자본시장에만 맡겨선 안 돼"

업계 관계자들은 태양광 기업의 회생에 정부의 우회적인 정책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태양광이 신재생에너지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태양광 업계는 태양광 업체들의 연이은 도산이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가 무너져가는 전조로 보고 있다. 중국의 공급과잉이 가져온 결과다.

폴리실리콘의 국내 1위 제조사인 OCI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잉곳,웨이퍼를 생산했던 넥솔론은 회생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지난해 파산했다. 남아 있던 잉곳, 웨이퍼 최대 제조업체 웅진에너지마저 지난 6월에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구조조정 시장도 회생절차를 밟는 태양광 관련 기업들을 외면하고 있다. 악화된 업황으로 기업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전문 투자회사인 유암코의 김두일 본부장은 "회생을 신청한 태양광 관련 기업가운데 유암코가 투자 여부를 검토하는 기업은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한화케미칼과 자회사 한화큐셀만 셀과 모듈 영역에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의 태양광 소재 공급력에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태양광 셀 생산 기준 상위 기업 10곳 가운데 8곳이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웅진에너지 등 회생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요구도 산업적 관점에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자본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을 관철한다면 태양광 산업계의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917년부터 민간 사모펀드(PEF)들이 구조조정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관 주도나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이 기업의 회생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수용한 정책이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정부가 재생에너지의 핵심인 태양광 시장에 대해 구체적지원을 약속하는 ‘강력한 신호’를 주는 않는다면 민간 투자자가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우식 태양광협회 부회장은 "고사 직전의 국내 태양광 제조 산업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공급주도가 확대되면 국내 태양광 시장이 중국의 공급량 결정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며 "마치 일본 반도체 소재 공급에 따라 국내 반도체 제조업이 흔들리는 지금의 상황과 같아진다"고 우려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이런 점에서 태양광 업계가 웅진에너지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는 따위의 문제가 아니"라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국내 태양광 산업이 명맥을 이어 갈 기회를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발전설비 투자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추세로 재생에너지 68.6%(8조달러), 가스 9.7%(1조1000억달러), 석탄 9.4%(1조1000억달러), 원자력 9.3%(1조1000억달러)순으로 투자를 전망했다. 

양인정 기자 lawya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8.17  17:23:41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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