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 남양주점 3층에 입점한 푸드코트 엘리펀트의 입구.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8월 15일 광복절 문을 연 이마트 남양주점은 최근 화두인 ‘대형마트 불황’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방문객들이 보인다. 4~6층에 마련된 실내·외 주차장은 차 댈 곳을 찾지 못해 헤매는 차량들이 있을 정도로 붐빈다. 한달 전 리뉴얼된 3층 푸드코트에는 식사하기 애매한 오후 4시께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식사하고 있다.

올해 7월 8일 남양주시 호평동에 위치한 이마트 남양주점의 푸드코트가 ‘엘리펀트(Elephant)’라는 이름으로 새단장했다. 남양주점 인근에 거주하는 방문객들이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 ‘호평내 맘 놀이터’에 올라오는 엘리펀트 이용 후기글에는 좋은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내부가 깔끔하고 음식들도 맛이 있어 종종 집에서 해먹기 귀찮을 때 가보기 좋다”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더욱 개선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마트는 엘리펀트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층 고객들이 들르고 싶은 매장을 구축하는데 방점을 뒀다. 카페와 같이 밝고 세련된 컨셉트의 인테리어를 도입한 것이 매장의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다. 황색 조명 아래 베이지색 식탁과 검정색 의자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마트는 엘리펀트를 방문한 고객들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뿐 아니라 모임을 가지는 등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소재로 맛집 브랜드도 활용했다. 남양주점에는 가마솥밥, 하즈카츠, 고베카레, 육반가 등 기존에 맛있는 메뉴로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맛집이 들어섰다. 이 같은 ‘콘텐츠 혁신’을 통해 새로움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겨냥했다.

▲ 엘리펀트 내부에 마련된 1인석.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10석 규모의 1인석이 새로 생긴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독서실 칸막이를 연상케 하는 1인석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1인 고객들이나 2인 단위의 방문객들이 앉아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최근 1인가구가 늘어나고 나홀로 쇼핑을 즐기는 고객이 늘어난데 따라 도입된 좌석이다.

▲ 엘리펀트 내부에 마련된 어린이 놀이공간 플레이타임.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밖에 영·유아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인 ‘플레이 타임’의 내부도 뜯어고쳤다. 면적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화장실이 내부에 별도 설치되고 트램플린, 편백놀이 공간 등 공간이 새로 조성됐다.

이마트는 현재 점포 142곳 가운데 100곳에서 여러 외부 업체들과 협력해 푸드코트를 운영하고 있다. 엘리펀트는 올해 설립된 외식분야 중소업체 ‘부컴퍼니’와 함께 개발한 푸드코트다. 남양주점 외 경기 하남시에 위치한 이마트 하남점에도 입점하는 등 이마트 점포 총 2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마트가 최근 숫자를 늘리고 있는 신규 푸드코트 브랜드로 엘리펀트 외 맛집 편집숍 ‘마켓 로거스’가 있다. 작년 은평점, 가양점, 월계점 등 8개 점포에 마켓 로거스가 들어섰다. 속초중앙시장 해물짬뽕, 홍대 부엉이돈까스 등 30여가지 맛집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가 푸드코트에 공들이는 배경에는 최근 기업 실적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됐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71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993년 11월 창사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트레이더스, 전문점을 제외한 대형점포 부문에서 영업손실 43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유통업태의 위기가 수치로 입증됨에 따라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점포를 혁신하는데 지향점을 뒀다. 푸드코트 혁신은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푸드코트 새단장 전략으로 일말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앞서 문을 연 마켓 로거스 8곳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푸드코트 8곳을 방문한 20~30대 고객의 수는 33%나 늘었다. 해당 점포 전체 매출도 2% 증가하는 등 실적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마트는 푸드코트 리뉴얼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 매장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푸드코트 10여개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매장에서의 즐거움 경험을 얻으며 체류시간을 늘려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마트는 맛과 공간에 대한 즐거운 체험을 컨셉트로 푸드코트 리뉴얼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