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13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 1차 회의를 열고, 향후 교섭 및 투쟁 일정을 논의한다. 기아차 노조 역시 현대차 노조와 동일선상 투쟁을 결의한 만큼 이날 회의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13일 현대자동차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계 휴가기간(8월 3~11일) 2회 정도의 실무 교섭이 있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이달 12일 하부영 금속노조 지부장은 “올해 임단협에서 5만1000 조합원과 전체 노동자의 생존권 쟁취를 위해 최선의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강경 투쟁을 선포했다. 13일에도 소식지를 통해 “사측은 경제위기 협박 말고 조합원 여망에 화답하라”는 성명을 내고 “사측은 임단협 해결책을 일괄 제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지위부가 강경투쟁을 선포하면서 이날 쟁대위에서는 현대기아차 노조의 동시 파업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9~3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총원 5만293명 중 4만2204명(83.9%)이 투표해 3만5477명(70.5%)이 찬성했고, 기아차 노조 전체 2만6290명 중 2만1746명(73.6%)이 찬성해 통과했다.

또 투표에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질 경우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 즉각적인 투쟁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목표 760만대(현대차 468만대, 기아차 292만대)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수요부진이 이어지면서 양사의 올해 상반기 판매는 총 348만622대에 그쳤다. 업체별로는 현대차 212만7611대, 기아차 135만3011대 수준이다. 하반기에만 412만대 이상을 팔아야 목표 달성이 가능해진다.

다만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신장에서의 부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축소 등이 이뤄질 경우 하반기 목표 달성은 다소 어려울 것 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이 심각하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중국 판매는 지난해 동기 대비 8.9% 줄었고, 기아차 역시 전년비 11.9% 감소한 실적을 냈다. 2014년 10.4%에 이르던 중국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4.4%까지 떨어졌다.

내수시장에서의 생산차질과 영업활동 축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대형SUV 팰리세이드의 경우 내수시장은 물론 미국 수출 물량까지도 타격을 입게 된다.  

팰리세이드의 증산라인 조성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생산라인이 멈춰설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노사는 연간 10만대 수준으로 급증한 팰리세이드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노조와 증산 논의를 이어 왔고, 지난달 19일 증산에 합의 한 바 있다.

하반기 출시한 신차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쏘나타’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올 하반기 양사는 ‘K7 프리미어’ ‘셀토스’, ‘베뉴’를 출시하며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또 연내에 ‘GV80’, ‘모하비 마스터피스’, ‘신형 K5’ 등 기대되는 신차들을 대거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한·일 갈등, 좋지 않은 경제지표, 여론의 악화 등은 현대차 노조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제지표나 한일갈등에 따른 여론의 추이를 봤을 때 파업 결정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라며 "현대차만 봐서는 강경투쟁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시민들의 시각이 곱지 않아 심사숙고 하는 분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당기순이익 1조6450원의 30% 성과급 지급 ▲65세까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있다. 기아차 역시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연장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