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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재공격에 해법찾은 삼성, 다음 수순은?

이재용 부회장 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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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한일 경제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삼성전자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한국의 반도체 기간 인프라 산업을 정조준한 일본의 대응에 맞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는 한편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 사옥이 보인다. 출처=뉴시스

“삼성없이 곤란해”

일본 아베 내각이 지난달 4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3대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에 돌입하는 한편, 2일 각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일부 핵심 소재 일부를 외부에서 조달받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가 수출을 막은 3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 한국 수출을 8일 허가한 상태에서 등장한 또 하나의 변수다.

실제로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업체의 해외합작 생산법인 등을 통해 반도체 핵심 소재를 수급받고 있다. 벨기에 소재 업체 등에서 최대 10개월 물량의 포토레지스트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반도체 소재업체 JSR이 벨기에 연구센터 IMEC과 합작해 만든 업체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일본 도쿄오카공업(TOK)과 인천 송도 생산공장 증산을 논의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오카공업은 삼성전자와 소재 수급을 논의하며 중국을 배경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일본 기업인 모리타(森田)화학공업이 올해 말부터 중국 공장에서 고순도불화수소 생산에 나선다고 보도하며 "삼성전자 중국공장 등에 납품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방침은 여전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오히려 한국 기업과의 거래 회복을 위해 몸부림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우려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9일 "(일본의 경제보복 후)한국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자 일본 정부 관계자도 '예상 이상으로 소동이 커졌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오산(誤算·잘못 계산함)을 인정했다는 구체적인 발언도 나왔다.

서울 특파원 출신인 마키노 요시히로(牧野愛博) 아사히신문 편집위원은 월간지 문예춘추 기고를 통해 “아베 총리의 결단에 문재인 대통령이 소생했다”면서 최근 일본 정부의 조치가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걱정하기도 했다.

   
▲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출처=뉴시스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이 이어질수록 자국 기업 피해가 커지는데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커지고 있음을 일본이 걱정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미중 경제전쟁이라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미국의 중재 의지가 점점 커지고 있고 글로벌 ICT 전자 공급망 우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며 일본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가지는 존재감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67억8300만달러를 기록해 45.7%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D램 시장 전체 매출액이 148억44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9.1% 줄었으나,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소재 부품 업체들은 삼성전자에 납품하지 않으면 생존을 걱정하기 어려워졌고, 결국 아베 내각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제도 비상등이 들어왔다. 지난 8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일본 경상수지 흑자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4.2% 줄어든 10조4676억엔을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액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무려 87.4% 급감한 2242억엔으로 쪼그라들었으며 수출 감소가 무역수지 흑자 급감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한국과 중국으로의 반도체 제조장비 및 자동차 부품 수출 부진이 흑자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일 경제전쟁이 흑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일본 경제산업성이 보인다. 출처=뉴시스

다음 전략은 뭘까?

일본의 경제보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 산업계는 적절한 방어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소제 국산화를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면서도, ‘모든 소재를 국산화시킬 필요는 없다. 상황에 맞는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설정해 일본의 경제보복에 단기적인 관점과 장기적인 관점 모두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 내부에서도 한일 경제전쟁의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실수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아직 일본이 경제전쟁일 철회할 뜻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일본이 28일 한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제재에 들어간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았고, 이번 수출 허가 조치도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민간에 대한 금수 조치는 아니다'는 논리의 연장선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 금지를 풀어주는 선에서 이번 조치가 정치적 현안이 아니라는 명분을 쌓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방심하지 말고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8일 갤럭시노트10 공개 기념 간담회에서 일본의 제재와 관련해 "하반기 스마트폰 출시와는 관련이 없다"면서도 "인쇄회로기판(PCB) 등 제4 하도급까지 있는 스마트폰 원재료에 영향이 없을 수 없다. 3, 4개월 제재가 이어지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제조업 경기도 나쁘다. 실제로 통계청이 9일 2019년 2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을 발표한 가운데 2분기 국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5.9로 전년 동기 대비 0.8% 떨어졌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마이너스 행진이다. 수입 공급은 3.3% 증가했으나 국산 공급이 –2.3%로 돌아섰다. 기초체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일본의 도발을 빠르게 차단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과 동시에 수사당국의 삼성에 대한 압박이 최고조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기업인이 스스로의 활동을 유연하게 펼칠 수 있는 시간과 무대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8.11  20:55:00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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