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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부동산 비교탐구③] 한국 부동산시장,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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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한국 주택시장, 버블? 침체? 어디로 갈까

한국의 주택시장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주택시장에는 ‘버블’이란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특히 서울 주택가격은 부동산 버블(거품) 시기로 불렸던 2007~2008년보다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며 ‘버블’ 위기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2017년 대비 2018년 서울 집값은 9.84% 오르면서 2007년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4년 이후 5년 연속 상승하면서 부동산 버블 시기보다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됐던 1990년대 초와 비슷한 점 역시 여럿 발견되면서 ‘거품’이 낀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1980년대 말 연 5%에서 2.5%로 내리면서 시중 유동성이 급증한 것처럼 한국 역시 2014년 이후 박근혜 전 정권의 기조였던 ‘빚 내서 집 사라’가 절대명제처럼 작용해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 당시 LTV(주택담보대출비율)과 DTI(총부채상환비율)을 완화하고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집중돼 주택담보대출은 3.4%에서 2016년 10.2%까지 올랐다. 여기에 생산가능인구가 2017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면서 일본식 버블 붕괴를 따라갈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같은 집값 상승은 지난해 10월 이후 점차 안정화를 보이며 거품 이야기는 다시 들어갔다. 또한 2010년대와 다르게 한국이 일본식 버블 붕괴를 겪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힘을 얻기 시작했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일본에 비해 상승 폭이 크지 않은데다 공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탓에 우리나라 은행권은 부동산 시장 가격 급상승기에도 LTV 규제 등을 통해 부동산 가격 하락이 가계와 금융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여기에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 등이 포함된 9·13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이 나오면서 서울 집값 상승 폭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물론 이 같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 상승압력은 여전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하락세로 돌아선 지 7개월 만에 서울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7월 서울 주택 종합매매가격은 0.07% 증가하며 전월(-0.04%)대비 상승 전환했지만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09%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일부 인기 재건축 단지와 신축 단지 수요, 여름방학 이사수요 등으로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전세가격의 경우 주택준공물량이 증가하고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등으로 2017년 이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정부가 수요관리정책 위주와 공급정책을 혼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이수욱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은 “다주택자 등의 투기적 수요 억제 중심의 수요안정정책이 최근 주택정책의 기조”라면서 “수요관리정책이 주택시장 경기후퇴와 맞물리면서 비교적 안정세로 이어졌지만 서울과 대구, 광주 등 국지적으로 가격 상승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한 저금리로 내수경기 위축 속 재건축시장 중심으로 주택경기는 호조세를 보이며 저금리에 기반한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여전하다”라면서 “다만 주택가격 상승과 공급에 대한 불안감으로 여전히 국지적 주택시장의 변동성 증대와 위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바라봤다.

이처럼 거품 논란은 피해갔지만 일각에서는 고점에 올라선 아파트 매매시장이 저점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 본부장은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부동산114지수와 한국감정원 지수 모두 지난해 3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다”라면서 “순환변동에서 저점과 고점 주기가 5년 단위로 나타났던 만큼 최근 순환국면 하락 폭이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를 반영하면 향후 2020년 2분기에 저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구감소와 저성장의 영향으로 주택매매가격은 중장기적으로 하락하고 변동률이 축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한국이 일본의 부동산시장 전철을 밟지 않고 있는 것이 확실해졌지만 두 국가 사이에는 여전히 고령화와 저금리라는 이슈가 부동산 시장의 변동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령화 속 한국, 빈집 사태는 막을 수 있을까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40개월간 전년 동월 대비 출생아수는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98명으로 2021년에는 0.86명으로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15세~64세 생산가능인구 역시 지난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20년대 초 20만명대, 2024년부터 30만명대, 2029년 40만명대로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경우 2019년 769만명에서 2021년 854만명, 2025년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보고 있다.

또한 주택수요 감소 요인으로 경기둔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결혼감소 및 초혼연령 남녀 모두 30대 초반으로 상승, 소득증가율 및 가구증가율 둔화, 주택재건축 등에 대한 규제 강화로 정비사업 지연·감소 가능성 등이 제기되며 장기적 관점에서의 주택수요 감소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주택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대도시들은 수도권과 동남권에 집중돼 대도시 거주가구 비율 증가는 공간의 양극화를 진행시키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50만명 이상인 대도시는 22곳, 10만~50만명인 중·소도시 52개 지역으로 대도시의 인구비중은 1975년 31.7%에서 2015년 49.3%로 늘어난 반면 중·소도시는 1975년 50.7%에서 2015년 24.1%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 도심집중현상, 주택 노후화 등으로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빈집 문제와 고령화는 이미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전남의 빈집수는 10만9799가구로 전남 전체 주택의 14.3%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전국 평균 빈집비율(13.5%)보다도 높다. 전남 나주시의 경우 빈집 비율 20%, 영암군은 19.3%, 여수시는 12.3% 등으로 빈집 비율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빈집 증가 문제는 비단 지방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부가 서울 주택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건설한 1·2·3기 신도시에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 빈집 사태가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될 수 있는 우려는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앞서 언급됐던 다마뉴타운의 전철을 밟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김지훈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생애주기에 따른 1기 신도시 인구구조 특성 변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인구 고령화 우려를 제기했다.

김 연구원은 “1기 신도시는 형성 초기 35~49세 청장년층과 15세 이하 자녀들 진입이 두드러지면서 전입도시의 특징인 별형 인구구조를 보였으나 도시가 노후화되면서 청장년층의 인구유출입이 줄어들면서 방추형 인구구조로 변화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일본 신도시의 고령화와 공동화 현상의 영향을 준 것은 유소년 감소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면서 “정주여건 매력을 유지해 30~40대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 형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준용 한국감정원 시장분석연구부 부장 역시 “동탄신도시의 경우 30~40대가 도시가 형성되면서 신규 유입이 됐지만 앞으로 10년 후에는 이들 자녀층이 20대가 된다”라면서 “고령화라는 것은 결국 신규 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젊은층은 떠나고 노년층이 도시에 남게 되면서 문제가 되는 만큼 판교처럼 자족기능을 강화하지 못하고 도시 완성도를 높이지 못할 경우 동탄신도시를 비롯한 2기 신도시와 향후 3기 신도시의 도시 공동화 현상은 대다수 신도시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경진 기자 jungkj@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8.11  19: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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