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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잡스는 애플을 구한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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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IT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이자 파트너였다.    출처= Foundation for Economic Educatio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인간과 컴퓨터의 소통(Human Computer Interface, HCI)을 위한 기술을 연구하던 미국의 공학자 더글라스 엥겔바트는 세계 최초로 마우스를 개발한 사람이다. 대부분의 컴퓨터 과학자들이 컴퓨터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데 집중한 반면, 엥겔바트는 컴퓨터가 어떻게 인간을 더 똑똑하게 해줄 수 있을까에 관심을 두었다. 그는 창, 메뉴, 아이콘, 폴더를 통합한 가상 테스크 탑인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raphical User Interface, GUI)를 최초로 구현하며 제록스 알토(Xerox Alto)의 개발에 착수했다.

몇 년 후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 활용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설립된 연구소인 제록스 파크(Xerox PARC)를 방문하면서 잡스는 처음 GUI를 보았다. 1983년에 애플은 GUI와 마우스가 있는 최초의 가정용 컴퓨터 리사(Lisa)를 선보였다. 애플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해 10월 빌 게이츠도 애플을 따라 윈도우 1.0을 재빨리 출시했다. 잡스는 게이츠를 표절 혐의로 고소했고, 게이츠는 이렇게 응수했다.

"이봐, 스티브, 우리에게 제록스라는 부자 이웃이 있었는데 내가 TV를 훔치러 그 집에 들어갔더니 자네가 먼저 훔쳐 갔더군."

“그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베끼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스티브 잡스가 빌 게이츠에게

“잡스는 인간으로서는 괴상하게 흠집난 친구다.” 빌 게이츠가 스티브 잡스에게.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IT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이자 파트너였던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경쟁 못지않게 서로에게 감정적으로도 예민한 발언들을 쏟아내곤 했다. 물론 나중에는 상당히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그런 빌 게이츠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가장 어두운 시절에 애플이 가라앉지 않게 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주문을 건" 마법사였다고 말했다.

게이츠와 잡스는 모두 강렬한 직장 문화를 조성한 까다로운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게이츠는 “사람들이 종종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부정적인 면 만을 모방하지만, 잡스는 아사 직전의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만든 뛰어난 리더였다”고 말했다. 잡스가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1996년 다시 복귀했을 때 애플은 파산 직전의 상태였다. 그러나 오늘날 애플의 기업 가치는 1조 달러에 육박한다.

게이츠는 "잡스는 '집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좋은 본보기’였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아직 인재를 선발하고, 그 인재에게 높은 동기를 부여하고, '이것은 좋다, 이것은 좋지 않다'고 즉석에서 말할 수 있는 디자인 감각 측면에서 잡스 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잡스는 강인함과 함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긍정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잡스는 회사 내의 직원들이나 외부 관찰자들에게 '마법을 걸어’ 실패를 되돌리는 방법을 알고 있었지요.”

게이츠는 "나에겐 잡스와 같은 마법이 잘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마이너' 마법사에 불과하다”고 자신을 낮췄다.

게이츠는 잡스 마법의 대표적인 예로 잘 알려진 이야기를 들었다.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난 뒤 넥스트(NeXT)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컴퓨터를 만들었지만 비싼 수업료만 내고 실패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법처럼 넥스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고 1996년에 이 회사를 애플에 매각하면서 애플에 복귀했다.

게이츠는 "(애플의 넥스트 인수는)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얘기였지만 그는 마치 최면을 걸 듯 애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아마도 죽어가는 회사를 정말 놀라운 제품들을 만드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바꾼 사람은 잡스가 유일할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는 거의 없지요.”

잡스는 2011년, 췌장암 합병증으로 애플에서 사임한 지 몇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잡스와 함께 회사의 대표 제품들을 개발했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도 지난 달에 회사를 떠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게이츠는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언론이나 고객들과 상대할 때 내가 무례하다거나, 퉁명스럽다거나, 위압적이란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며 유연한 리더십이 자신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문화에 대해서는 “강도가 아주 높다. 특히 회사 초기에는 너무 지나쳤다”고 인정했다.

"회사 초기에 우리와 함께 길을 가기로 스스로 선택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남자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매우 엄격했지요. 우리는 오래 동안 서로에게 의지하며 일해왔습니다. 나는 항상 모범을 보이기를 원했지요. 그 강도는 조금 지나친 면은 있었지만, 20대, 30대, 40대에 불과했던 우리에게는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게이츠는 "이제는 그렇게 강력하게 몰아붙이지는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런 집중하는 태도는 여전히 그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나는 아직도 '이봐, 그 화장실 디자인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거 아냐? 별로 중요하지 않은 곳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게 좋아'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재단의 공동 수장으로서 마땅히 그래야 하기도 하고요."

홍석윤 기자 syho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7.20  13:00:00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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