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일본 여행 수요 감소가 현실화되면서 항공사의 하반기 고민이 커졌다.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저가항공사(LCC)들은 성수기인 7월~8월에도 특가 항공권을 내놓는 등 여행객 잡기에 나섰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가항공사(LCC)의 7~8월 일본노선 항공권 가격이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노선인 인천~오사카(간사이, 편도)의 경우 8월 첫째 주 기준 1만9700원~5만6000원 수준의 가격의 특가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감소 추세 ▲악화된 한일관계 ▲항공사들의 공격적 기단 확장 등의 요인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이 전년 동기 대비 3.8% 줄었고, 이 상황에서 수출규제로 인한 반일감정이 불거진 것이다. 또 그간 국내 LCC들이 일본 노선 확대에 나섰고,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항공편을 늘린 것도 원인이 됐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일본 여행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이 타격을 줬다. 

단체 여행객 비중이 높은 지방발 노선의 경우 수도권 보다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오사카 노선의 경우 1만원 편도 항공권도 등장했다. 개인 단위 여행자가 적은 점, 지자체 또는 지자체 연관 단체들의 수요 비중이 높고, 민심이 강하게 작용하는 분위기 탓으로 보인다.

실제 광주광역시에서는 선진문화탐방 패키지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지자체 단위의 일본 방문이 크게 줄었다. 충청지역매체 충청매일은 지난 1일~16일까지 청주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탑승율이 지난달 특정 기간 대비 14%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지방 공항의 경우 이용할 수 있는 대체 노선(국가) 항공편이 제한되기 때문에 공항 전체의이용율 전하로 이어질 수 있다.

복수의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슬롯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생기면서 LCC들의 지방거점공항 활용이 늘었다”며 “지방의 경우 수요 기반이 안정적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노선 또한 한정됐기 때문에 한일관계 악화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나선 결과 한국 여행객 수가 크게 증가했던 것은 사실이다”라며 “이에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노선 신설에 나섰지만 일본과의 관계악화와 노선 과잉이 더해지면서 부담이 됐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여행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LCC들은 노선 합리화에 돌입했다.

에어부산은 9월부터 ▲대구~도쿄 노선 ▲대구~오사카 노선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고, 이스타항공은 ▲부산~삿포로 노선 ▲부산~오사카 노선의 운항 중단 방침을 밝혔다. 티웨이항공도 ▲무안~오이타 노선의 운휴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