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포스코가 이달 공모채 시장에서 값싸게 자금을 조달한데다 발행규모까지 증액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스타 채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달 포스코는 총 5000억원의 달하는 회사채를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했다. 3년물(309-1회), 5년물(309-2회), 7년물(309-3회) 발행금리는 각각 1.626%, 1.655%, 1.716%로 역대 최저금리로 발행해 사채 조달 비용을 크게 절감시켰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달 포스코의 공모채를 통한 자금조달은 그동안 회사채 발행규모와 금리를 비교해볼 때 역대 가장 낮은 금리로 조달한데다, 증액 규모도 컸다. 지난해 포스코는 회사채 차환을 위해 총 5000억원의 사채를 발행했는데 발행금리가 각각 2.34%, 2.60%로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는 2017년 11월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도 시중금리 상승이 이어져 사채 조달비용이 비쌌다.

그러나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등으로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안전 자산인 채권에 대한 선호심리가 확대되는데 기여해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였다. 특히 이달 우리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하락한 것과 관련해 금리인하가 현실화되면서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더 몰렸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가격 차익을 노린 수요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포스코도 이러한 채권시장의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조달 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 포스코 연간 배당수익률 출처=금융 빅데이터 딥서치(DeepSearch)

그동안 포스코는 기존에 발행했던 회사채의 차환대금 마련과 차입금 상환을 위해 공모채를 발행했지만 올해는 조달자금의 일부를 시설자금에도 활용해 투자를 위한 자체보유 자금 활용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포스코는 회사채를 통해 자금 조달한 5000억원을 모두 국내에서 발행한 회사채(306-1회, 304-1회), 사무라이본드의 차환자금으로 사용했다. 올해는 발행한 3000억원은 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고 나머지 2000억원은 광양3고로 2차개수 작업과 포항소결공장 청절설비 효율개선 작업 등 시설자금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포스코가 주기적으로 공장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는 만큼 시설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인 것을 감안할 때 회사채 발행을 통해 시설대금에 활용하면 자체자금 활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자체자금인 유보금을 통해 설비투자 등이 진행된다면 이익잉여금 재원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연말에 배당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시설자금 활용이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 또한 지난해 포스코의 배당성향이 47.3%인 것을 고려해 볼 때 이익잉여금 재원인 당기순이익 증대가 기업과 투자자에게 중요 요소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 출처=금융 빅데이터 딥서치(DeepSearch)

포스코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1조725억원으로 전년 결산 2조5456억원 대비 57% 줄었다.

◇ 포스코, 내년 사채 상환계획 ‘9527억원’ 차환자금 마련 어떻게? ‘조달비용 다시 커질 듯’

포스코는 올해 회사채 발행을 통해 35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했고, 내년에는 9527억원의 사채 상환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 2010년 발행한 글로벌본드 2차 7827억원의 회사채가 내년 10월 만기도래 하는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하반기에는 공모시장에 다시 나올 것으로 예측되며 국내에서 발행한 회사채 차환까지 고려하면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달까지 포스코를 포함해 AA+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들이 회사채 수요증가로 비교적 낮은 발행금리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앞으로는 반대되는 상황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전까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어음(CP) 금리보다 회사채 금리가 낮아져 자금 조달 수단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컸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에는 조달비용 관점에서 기업어음 대비 회사채 매력이 약화되면서 발행유인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1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75%에서 0.25%포인트 내린 1.50%로 인하해 이러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향후 회사채 차환에 대해 “아직까지 차환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