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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약가 인하 철회 영향은?…“한국 바이오시밀러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리베이트 인정, 약가 인하 정책 기조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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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보건복지부(HSS)가 2020년 1월 발효를 목표로 만든 '리베이트 금지 법안'을 철회한 가운데 한국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미국 진출이 주목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에피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약 값(약가)를 내리는 데 주력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리베이트 금지 법안’을 철회하기로 했다. 미국은 의약품급여관리기업(PBM)에 제약사가 지불하는 리베이트를 금지하고 대신 고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법안은 입법예고했지만 이를 포기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리베이트는 금지 법안은 철회했지만 경쟁 약물의 가격을 참고하는 ‘참조가격제(ERP)’를 더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돼 미국에 진출한 한국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생산 기업이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 리베이트 금지 법안 철회 왜

미국 의약품 유통은 PBM에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지불하고 PBM이 병원 등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방안이 통용되고 있다. PBM의 역할은 보험청구 대행기업이나 지금은 의약품 가격 협상과 보험 등재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제약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이를 활용하고 있다.

PBM은 보험사와 약국, 제약사가 벌이는 약가 논쟁을 해소하는 중간자 역할이다. 일종의 보험청구 대행기업으로 볼 수 있다. PBM은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 가격과 리베이트 등을 협상하고 의약품 급여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영향력을 갖췄다.

   
▲ 미국 처방 의약품 시장 유통 구조. 출처=KTB투자증권, 디자인=이코노믹리뷰

그간 미국에서 약 값이 높았던 이유로는 제약사가 PBM에 제공하는 리베이트와 약 값을 더한 것이 시장에서 원하는 의약품 가격으로 정한 점이 꼽힌다. 리베이트 금액이 올라갈수록 약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리베이트를 인정하는 대신 고정 수수료를 정하기로 했지만 이를 포기했다.

PBM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리베이트를 받는 의약품 품목은 제한돼 있으며 가격이 상승되는 품목은 대부분 리베이트가 없는 의약품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업계에 따르면 PBM은 제약사로부터 리베이트를 얼마나 받는지,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국을 예로 들면 PBM의 역할을 건강보험공단심사평가원에서 맡고 있어 비교적 구조가 투명한 상황이다. 미국 PBM은 사기업이므로 약가와 관련된 부문이 영업비밀이다.

업계 관계자는 “PBM과 보험사 등이 반대하는 리베이트 금지법은 재정소요 등이 논란이 됐다”면서 “이에 따라 법안 철회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발표로 보험사와 의약품 유통기업의 주가는 올랐다”고 설명했다.

리베이트 그대로…약가 인하는 지속 추진

트럼프 행정부는 지속해서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리베이트 금지법을 철회한 이상 남은 약가 인하 정책인 ‘참조가격제(ERP)’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ERP는 처방약에 대한 금액을 미국에서 통용되는 약가격이 아닌 글로벌 가격에 연동시키는 방안이다. 글로벌 제약사에는 악재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의약품 ‘휴미라’는 미국에서 약 638만원에 투약 받지만, 한국에서는 건강보험을 통해 약 43만원에 투약을 받을 수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ERP는) 글로벌 제약사에 악재다”면서 “해당 법안 통과 시 미국 내 의약품 가격 인하를 자극해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가격 또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진출 중이거나 진출을 앞둔 한국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오리지네이터)와 유사한 효능을 내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강점을 나타낸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는 오리지네이터를 바이오시밀러로 교차처방하거나 대체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지짐을 내놓는 등 미국인이 실제로 지불하는 약가 등 의료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어 궁극적으로 바이오시밀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약품 시장 유럽과 달라 판단 이르다

미국 바이오시밀러 업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셀트리온의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 미국명 인플렉트라-화이자 유통)’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렌플렉시스(MSD 유통)’는 오리지네이터 ‘레미케이드’의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레미케이드는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 매출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유럽 시장점유율은 이미 셀트리온 램시마에 역전됐다. 레미케이드의 미국 매출은 올해 상반기 기준 15억 7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8억 3400만달러 대비 14.1% 감소했다.

램시마는 2013년 8월 유럽 의약품청(EMA)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2015년 2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12개국에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2016년 4월 FDA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11월 판매를 시작했다. 화이자에 따르면 램시마는 미국에서 올해 1분기 57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 램시마 제품 모습. 출처=셀트리온
   
▲ 레미케이드와 램시마 유럽 시장 점유율(단위 %). 출처=아이큐비아

업계에 따르면 램시마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 개시 후 30~40%의 점유율을 확보하기 까지 약 2년이 걸렸다. 유럽에 비해 바이오시밀러를 선호하지 않는 미국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램시마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지적은 아직 이른 셈이다. 의약품은 대개 처방에 따라 이미 효과를 보고 있다면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도 다른 약으로 바꾸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오리지네이터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렌플렉시스는 2017년 4월 FDA로부터 판매허가 승인을 받았다. 이는 같은해 7월 말 출시됐다. 출시 약 1년여만에 미국 재향군인회에 1330억원 규모 독점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는 국가기관에 입찰 방식으로 공급계약을 따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은 아직 이른 판단으로 보인다. 미국 의약품 시장 진출이 어려운 점은 공공 기관 입찰 중심의 유럽과 달리 미국은 사보험, PBM 등 유통체계가 복잡함 점이 꼽힌다.

유럽 입찰 시장에서 램시마가 강세를 보이는 것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재향군인회 입찰을 따낸 것을 보면 한국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네이터와 효능이 유사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춰 입찰 구조에서 강점을 지닌다고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은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의약품 유통 구조가 복잡한 것과 미국이 아직 바이오시밀러를 선호하지 않는 점, 유럽에 비해 진출이 늦다는 것, 미국에서 지속해서 바이오시밀러 친화 정책이 나오고 있는 것 등을 고려하면 향후 2~3년 내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친화 정책 등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법안이 나오거나 사업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 “정책 등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더 지켜봐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진중 기자 zimen@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7.18  0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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