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유통하는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이 성장성이 주목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셀트리온의 역량이 주목된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인플릭시맙 성분 피하주사 제형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가 올해 하반기에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후 올해 말 혹은 2020년 초 본격 출시되면 셀트리온과 이를 직판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유럽 유통 파트너사와의 불화설로 주가가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램시마SC가 뭐길래?

셀트리온이 개발한 류마티스 관절염‧염증성 장질환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오리지네이터) ‘레미케이드’의 복제약이다. 이는 두 질환 뿐만 아니라 강직성 척추염, 성인 및 소아 크론병, 건선, 건선성 관절염 등을 치료할 때에도 활용된다. 주성분인 인플릭시맵은 TNF-α와 결합하여 TNF-α의 활성을 중화시키며, 염증 증상을 완화하고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한다.

유럽 주요국에서 램시마는 의약품 시장 분석기업 아이큐비아 데이터 2018년 4분기를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56%를 기록했다. 이는 오리지네이터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선 수치다. 램시마는 정맥주사(IV) 제형으로 먼저 출시됐다.

▲ 레미케이드와 램시마 유럽 시장점유율(단위 %). 출처=아이큐비아(IQVIA) 유럽 28개국 기준.

램시마IV는 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을 매번 찾아야한다. 업계에 따르면 램시마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효과가 우수하지만, 경제 활동 등에 따라 병원을 찾기 어려운 30대에서 50대 사이의 환자가 많아 불편함이 있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IV로 초기 환자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환자 편의성을 높인 SC제형으로 치료 효과를 유지하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된 램시마SC는 IV와 달리 처방을 받은 후 환자가 스스로 투여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글로벌 TNF-α억제제 시장에서 점유율 1‧2위인 애브비의 ‘휴미라’와 암젠의 ‘엔브렐’은 모두 SC제형을 갖추고 있다. 인플릭시맙 SC제형은 램시마SC가 유일하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의약품을 글로벌에 유통할 준비를 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램시마SC는 염증성 장질환 임상 3상에서 오리지네이터와 비교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시 임상을 거치지 않은 오리지네이터의 다른 적응증까지 인정하는 적응증 외삽(Indication Extrapolation)의 근거를 확인한 것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는 염증성 장질환 적응증에서 인플릭시맙 최초의 SC 제형으로 의료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글로벌 매출 1위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를 넘어설 수 있는 바이오의약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램시마SC 유럽 시판, 올해 말‧2020초 전망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램시마SC에 대해 유럽 의약품청(EM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이는 올해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품목허가 후 시판까지 대개 3~4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램시마SC 유럽 시판은 올해 말에서 2020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심사는 램시마IV와 램시마SC를 활용한 ‘듀얼포뮬레이션’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파트너사를 통해 램시마IV로 오리지네이터를 넘어서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램시마SC를 유럽에 직접판매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램시마SC를 통해 램시마IV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서 IV와 함께 시장점유율을 더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가 IBD 임상 3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램시마 제품 모습.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SC 직판을 위해 유럽에 약 15곳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램시마SC 유통이 수월하게 전개된다면 파트너사에게 지급한 약 30% 수준의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입찰시장인 유럽에서는 영업력보다 브랜드 파워와 가격 경쟁력, 의약품 효능이 성공의 요건”이라면서 “셀트리온은 세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또 오리지네이터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가 시장 방어 논리로 제기한 바이오시밀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실제 환자 처방 데이터를 근거로 일축했다. 램시마IV는 시판 후 연구에서 약 1500명에 이르는 대규모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뢰성을 확보했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램시마SC는 IV제형과 함께 환자의 상황에 맞게 제형을 변경하면서 약물 투여가 가능해질 수 있다”면서 “레미케이드와 휴미라의 단점을 모두 보완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주가 하락, 오해서 비롯?

셀트리온이 개발 생산하고 있는 의약품의 해외 유통 및 판매는 계열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담당하고 있다. 유통 파트너사 중 하나는 먼디파마로 이 기업은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영국, 아일랜드에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를 공급한다. 프랑스와 모나코는 바이오가랑(Biogaran)이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맺은 유통망 계약. 출처=전자정보공시시스템(DART)

먼디파마는 최근 프레스티지바이오와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인 ‘투즈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먼디파마는 프랑스, 스페인,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포르투갈,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지역에 이를 공급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5월에 영국과 독일에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출시한데 이어 스페인과 포르투갈,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시장은 프랑스와 독일,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등이다. 프레스티지 바이오의 바이오시밀러 투즈뉴와 셀트리온의 허쥬마가 유통망에서 겹치는 지역은 프랑스와 스페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의 추가 하락은 계약 내용이 오해를 부르면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파트너사의 불화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