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산출기준 강화로 보험금 지급 건전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16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리스크 산출기준(요구자본)이 기존 35%에서 70%로 상향 반영됐다. 

롯데손보의 올 1분기 RBC비율은 163.16%로 손해보험업계 평균 RBC비율 252.1% 대비 크게 낮다.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비중은 손해보험 업계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산출기준 강화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변동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리스크 산출기준이 70%까지 반영되면 지급여력(RBC비율)이 최대 500bp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이를 반영하면 이달 기준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1분기 163.16%에서 150%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퇴직연금 산출기준이 반영된 RBC비율은 내달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롯데손보 재무건전성, 대주주 JKL파트너스 유상증자 수준 관건

롯데손보의 지난 1년간 RBC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 150%에 근접해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분기 RBC비율이 163.8% 수준이었으나, 2분기부터 특별계정 신용위험액과 시장위험액이 35% 반영되면서 퇴직연금 요구자본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2분기에 RBC비율은 전 분기 대비 13.08% 하락한 155.6%를 기록했다. 지급여력비율이 급감하자 롯데손보는 지난해 6월 600억원의 후순위채를 통해 지급여력금액을 확대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이 보험부채 실질 만기를 최장 30년까지 확대 반영하면서 자본건전성이 다시 하락했다.

▲ 출처=손해보험협회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RBC비율은 155.42%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2.2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올해 1분기에는 163.16%까지 올랐지만 퇴직연금 리스크 산출기준이 올해 7월에는 70%, 내년 6월에는 100%까지 상향 반영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RBC비율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롯데손보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월 롯데지주는 JKL파트너스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이달 중 인수승인 절차가 마무리 된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 이후 자금수혈이 불가피 한 상황인데, 증자 규모에 따라 건전성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사모펀드 특성상 장기적인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손보의 대주주변경과 관련해 “사모펀드 설립목적상 투자회사의 가치를 높여 출자자에게 배분하는데 초점이 맞춰있는 데다 지분구조가 분산돼 스트레스 상황에서 투자회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신용등급을 ‘부정적검토’ 대상으로 등록했다.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지분 인수 이후 최대 3000억원 가량 증자가 이뤄져야 롯데손보의 RBC비율이 200%대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롯데지주는 롯데손보 매각이후에도 협력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호텔롯데 지분 5%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장기적으로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이 불가피 하다는 게 금융업권의 의견이다. 롯데손보는 현재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형) 수입보험료의 계열사 비중이 78%에 달할 정도로 롯데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롯데손보에 대해 “일반계정과 퇴직연금부문 계열사 의존도를 감안하면 계열 물량에 따른 유지여부에 따라 시장지위 변동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퇴직연금 RBC비율 산출기준 강화로 RBC비율 하락이 예상되는 점과 중·장기적으로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한 자본확충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주기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