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스케이프 호텔 입구.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곧 여름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멀리 해외여행을 떠날 휴가 예산으로 국내 도심의 고급 호텔이나 분위기 있는 숙박시설에서 조금 더 여유 있는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Hotel+Vacance)’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휴가철에 호텔을 찾는 국내 투숙객을 위해 각 호텔들도 다양한 맞춤 서비스들을 마련해 둔다고 하네요. 그래서 곧 여름휴가를 맞이하실 많은 직장인 분들의 호캉스 계획에 참고가 되실 수 있도록 요즘 젊은 이용객들에게 인기 있는 서울시내 호텔 한 곳을 직접 찾아가 이곳저곳을 들여다보고 왔습니다! 이번 컬쳐플레이스는 서울 중구에 있는 신세계 조선호텔의 부티크 호텔 브랜드 ‘레스케이프(L’escape)’입니다. 

▲  로비 층 가운데 배치된 꽃은 생화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레스케이프라는 이름은 ‘달아나다’, ‘벗어나다’ 라는 뜻의 프랑스어 L’escape에서 나온 이름이고요. 늘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레스케이프의 엘리베이터를 타면 새장을 벗어나고 있는 새 한 마리를 형상화한 영상이 나옵니다. 

소개에 앞서 우선 부연설명을 좀 드리자면요. 레스케이프 호텔은 서울 중구 회현동(퇴계로 67번지)에 위치한 호텔입니다. 회현동이라는 지명이 약간 낯설다면, 그냥 명동이 가까운 동네 정도로 기억하셔도 좋겠네요. 호텔과 1~2분 거리에 서울지하철 4호선 회현역이 있으니 그 쪽으로 기억하셔도 좋습니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성급 구분으로는 4성급이구요. 구성으로는 해당 호텔만의 독특한 콘셉트가 강조되는 ‘부티크’ 호텔입니다. 현재는 신세계 조선호텔이 건물에 입주해 호텔을 임차운영하고 있습니다. 

▲ 레스토랑.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현재 레스케이프는 18~19세기 프랑스 귀족들의 모임 문화인 ‘살롱(Salon)’ 콘셉트로 모든 공간이 꾸며져 있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과거 유럽 귀족사회에서 유행한 붉은색과 검은색의 눈에 띄는 대조가 적용돼있습니다. 실제로 호텔에 숙박한 한 고객은 마치 내부가 ‘불타오르는 것 같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을 정도로 레스케이프의 내부는 고급스러운 붉은 빛이 눈에 띕니다. 프랑스 귀족 문화를 표방하는 호텔답게 이곳저곳에서 유럽의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호텔의 모든 객실 및 업장의 인테리어는 유명 인테리어 스튜딩인 자크 가르시아 스튜디오가 디자인했다고...합니다.  

▲  서재형태로 꾸며진 스위트룸 이용객 전용 응접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로비를 포함한 각 층의 응접실에 배치된 꽃들은 거의 대부분 생화입니다. 이 역시 내부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조치라고 하고요. 내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생화의 까다로운 생존 유지 조건을 맞추기 위해 레스케이프는 매일 철저하게 시설 내 꽃 관리를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레스케이프의 객실은 결혼을 앞둔 연인이 결혼을 약속하는 프로포즈 용도로 많이 쓰인다고 하네요.   

레스케이프 호텔의 로비에 들어서면 특유의 그윽한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이 향은 레스케이프가 호텔 운영을 위해 유명 조향사들에게 의뢰해서 만든 시그니처 향입니다. 조선호텔의 설명에 따르면 펜할리곤스(Penhaligon’s),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 등의 향수를 탄생시킨 세계적 조향사 알리에노르 마스네(Alienor Massenet)가 직접 디렉팅했다고 하네요. 이 향은 향수와 초, 그리고 룸스프레이 등 제품으로도 호텔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 반려동물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식당 공간.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또 레스케이프의 특징 중 하나는 반려동물과 함께 숙박하고 또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펫 프렌들리 호텔최근에는 반려동물과 동반 숙박이 가능한 호텔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레스토랑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도 몇 곳이 없다고 하고요, 그 중의 한 곳이 레스케이프라고 합니다. 그래서 레스케이프 호텔의 9층 1개 층은 반려동물과 동반하는 고객들을 위한 객실로 꾸며져 있고요. 그 외 층 객실에도 세부 조건에 따라 반려동물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객실이 마련돼 있습니다. 레스케이프에서 호캉스를 즐기시는 분들은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이 휴가철에는 애물단지가 되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레스케이프의 메인 레스토랑으로는 모던 차이니즈 레스토랑 ‘팔레드 신(Palais de Chine)’ 그리고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라망시크레(L’Amant Secret)’가 있습니다. 팔레드 신은 총 218석 규모로 레스케이프 호텔 6층의 전체 공간에서 운영되는 중식당입니다. 짜장면과 짬뽕 등 기존 호텔 중식당의 표준 메뉴에서 탈피한 다양한 광둥식 중국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1만원 대 단품메뉴부터 그리고 코스요리는 13~14만원대까지 있네요. 

'라망 시크레(L'Amant Secret)'는 총 94석 규모로 레스토랑과 바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참고로 이 레스토랑의 이름은 ‘연인들의 비밀스러운 사랑 약속’이라고 하네요. 라망 시크레의 헤드 셰프는 손종원 셰프는월드 베스트 50 레스토랑 1위를 차지했던 코펜하겐의 '노마(Noma)'를 시작으로 경력을 쌓고 샌프란시스코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퀸스'에서 수셰프를 역임한 유명 요리사입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호텔의 꽃은 객실인데 객실은 안 가봤냐고요? 그럴 줄 알고 당연히 가봤습니다. 레스케이프의 전체 204개 객실 중 40%는 스위트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스위트룸 객실 중 1박에 30만원대로 가장 저렴한 객실에 들어가봤습니다. 객실 역시 호텔의 아이덴티티 컬러인 붉은색이 눈에 띄고요. 물론 모든 객실이 이렇게 타오르는 색은 아니고요. 다양한 컬러 테마가 있는 객실들이 있다고 하네요. 객실에는 100%순면소재 침대 그리고 넓은 욕조와 다양한 입욕제가 구비돼있습니다. 욕실이 넓은 것이 눈에 띄고요. 각 객실에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설치돼있어 다양한 기능을 한다고 하네요. 이를테면 커튼을 열어달라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등 말이죠. 

▲ 객실의 욕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고급스러운 느낌이 전체 공간과 객실에 넘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내해주시는 분이 요즘 호텔이 프로포즈의 명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를 했습니다. (왜 자꾸 강조를 하시는 건지...저는 같이 올 사람이 없는데 말이죠. 하하하하.) 

검색으로 찾아봐도 서울시내 호캉스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호평이 많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사랑하는 이와 레스케이프에서 호캉스 휴가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여름 호캉스 휴가로 레스케이프는 어떠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