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국가보훈처가 운영하는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해외취업(동남아)설명회’를 했다.군생활 5-7년을 마치고 전역한 장교와 부사관출신들.그들의 관심국가는 80%가 선진국이었다.막연한 선진국?오늘 그 길을 한 번 찾아본다.

40-50년전의 우리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력 시절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특히, 단순 여행이나 유학,교환학생,어학연수생의 수준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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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님! 우리 남편하고 꼭 그 나라 가야돼요?”전화 속으로 들려오는 하소연이다.제목과는 반대 방향이다.

종합상사 직원으로서 5-6년차에 운명과 같이 닥치는 해외근무 인사발령에, 직원 와이프가 당시 인사과장인 필자에게 걸어 온 전화내용이다.남편은 대리급으로 평소에 알고 지내던 터에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오지(奧地),격오지(隔奧地)인 [해안이나 도시와는 멀리 떨어져 깊숙하고 외진 곳이란 말로 ‘어려운 지역’을뜻하는 단어]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라고스(LAGOS)’ 로 발령이 났다.그나마 인사했던 적이 있는인사과장인 나에게 하소연차 전화를 한 것이다.답은 뻔한 것!

세월이 조금 지나면 조용해지고 현지로 부임해서 열심히 잘 하고 있다는 말도 듣고 가끔씩은 전화통화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또 4-5년이 지나다시 전화를 받게 되었다.이번에는 국제전화다. “과장님,우리 가족 본사로 귀국해야 됩니까?” 지난 번에는 가기 싫어서,이번에는 돌아오기 싫다고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다.듣고 보니,거기가 “너무 좋더라”는 것.전반적인 수준은 낮지만 종합상사 주재원(駐在員)의 봉급으로 4명의 하인(下人)을 거느리는 황제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물가수준이 낮아 운전수,정원사,청소부,주방식모등을 거느리는 것이 좋았고, 귀국이후에 그려지는 서울 생활의 팍팍함이싫더라는 것이다.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일이다.

 

해외취업?선진국? 신흥국?

최근에 여러 형태로 해외취업을 권장하고 정부차원의 지원책도 많다.정보를 한 군데로 모아서 제공하려는 노력은 돋보인다.단순한 정보보다 선진국, 신흥국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접근방법을 보여주면 해외취업의 선도적(先導的)정보가 될 것인데 그런 노력이 보이질 않는 것이 아쉬워 이 글로 정리를 해 본다.

최근 통계로 보는 해외취업 선호국가를 보면 실감이 난다.지난 4월 ‘취업포털 커리어’에서 직장인 3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그 내용이다.1위 미국(46.9%), 2위 일본(35.3%), 3윌 캐나다(28.7%), 4위 베트남(26.9%), 5위 호주(21.2%), 영국,독일,싱가포르 등으로 이어진다.

청년취준생들의 분별과 판단을 돕기 위해 지난 세월의 실제상황으로 후진국과 신흥국의 이해를 돕고자 위와 같이 장황한 글을 써 보았다.선진국은 휘황찬란함과 기회와 풍요가 넘쳐나고 신흥국은 뭔지 모르게 지저분하고 위험하며 수준이 낮을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전반적으로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보는 관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실제로 본인이나 친구,가족들의 해외여행을 통해 눈으로 몸으로 체험한 것일 것이다.그냥 둘러보는 수준의 여행은 모르겠지만…

내인생을 걸고 도전하는 ‘취업’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달라야 한다.비자,일자리,돈(급여)와 생활,존재감 등이 고려되어야 하며 반드시 중장기적 인생목표와 연계되어야 한다.

(1) 일자리와 비자(VISA),허가(WORK PERMIT)가 전제이다

취업하는 국가에 정상적인 세금내고 정해준 의무를 다하는 반면에 안전,의료,위험을 관리하는 국가시스템의 보호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즉 일자리비자를 받고 나가야 한다.그런데, ‘나의 일자리’는 그 나라의 일자리정책이나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꼭 필요한 자격인 경우는 개방할 것이고,필요 없는 영역에 들어오는 문호는 막을 것이다.

- 선진국은 일의 양극단 분야에 필요

‘대개의 모든 국가들이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보면 될 것이다.산업화,정보화로 이어지는 문명의 발달은 사람의 필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그러나,양극단의 부분은 일자리는 많은 데 사람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상당수준으로 발전한 선진국의 경우가 그대로 해당이 된다.보유인력이 적은 첨단 전공은 대체적으로 부족한형국이다.그래서 미국의 경우는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matics)분야는 문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일본의 경우는 특히IT 관련 인력을 대거 필요로 한다.많이 부족하다고 한다.그런데 데리고 가서 그 분야의 단순한 업무에 투입하여 활용하는성향이 강하다.노령화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간병인,간호사 등에인원이 태부족이며 외국인력을 적극적으로 수입해 가고 있는 것이다.

- 신흥국은 여러 산업의 초기단계로 인력이 필요하니 비교적 개방적

국가별 산업정책이나 전략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개의 신흥국가들은 많은 사람과 돈이 들어오기를 바라며 자국민의 취업경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며 판단을 하는 것이다.당연히 비어 있는 곳에는 사람을 많이 받아 들인다.그러나국민의 선호도가 높은 분야는 폐쇄적인 것이다.

특정 분야에서도 일정 수준이 되지 않는 사람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베트남의 경우도 최근 5년 사이에 ‘해당분야 최소5년 근무 경험’에 대한 확인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그 외에도 국가의 종교,문화,도시 인구집중 배제 등을 감안한 비자정책을 쓰기도 한다.

(2) 급여와 현지 생활비에 관해 동시에 살펴야 한다

해외는 국내와 달리 받는 급여를 현지 물가 수준에 비추어 보아야한다.일반 물가도 중요하지만 집세,교통비,의료비 등은 물론이고 받는 세금에 관한 것도 같은 따져봐야 한다.선진국은 대개가 비싼 것이 공통된 현상이다.수준 높은 국가의 시스템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그만한 세금을 거둬야 하는 것이다.일본의 경우에도 4만불 수준의 급여, 즉 한화로 5천만원정도 받아도 생활이 벅차 한국에서 돈을 가지고 가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세부적인 계산 내용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신흥국은 어떨까?현지 기업으로 취업하면 현지인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받을 것이다.그러나 한국 청년들에게는 많이 부족하니 비매력적이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주목하자.요구하는 수준의 일만 해내면 현지인들보다는 5-6배의 급여로 한국대기업 수준으로 받게 된다.요구하는 수준은 ‘현지어와 영어’그리고 ‘오래 견뎌내는 끈기’이다.일정기간 근무해야 업무에 익숙해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관리자(Mananger)급의 일처리 능력’의 댓가로 주는 것이다.조금 어려워 보여도 한국 청년들은 마음만 먹으며 충분히 해내는 모습을 필자는 지난 10년동안 지켜보았다.

(3) 일 자체의 수준과 배움그리고 자부심

1,2번과 함께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대학졸업자로,세월이 가면서 숙련도가 높아지고 지식과 지혜가 쌓이면 나의 ‘몸값’이 높아질까?하는관점으로 보아야 한다.지금 하는 일이 자부심과 뿌듯함으로 이어져야 한다.주변에서도 그렇게 인정을 해주어야 한다.

우리 한국에서 동남아 근로자들을 어떤 시선으로 보는가?그들의 일의 숙련도가 높아지기만 하면 수준급으로 인정해 주는가?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일 것이다.내가 선진국에 나가면 위의 경우와 비슷하게 대접받지 않을까?

반면에 신흥국으로 가면?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소속만 되면 ‘대접’받으며 일할 수 있다.물론 그만한 업무능력을 보여야 한다.최소한의 직무이해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과 열정이 그것이다.

또한 한국의 회사같이 피라미드형 조직도 되어있질 않다.다시 말하면 내 위에 대리님-과장님-부장님-이사님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다.바로 위에 부장님 혹은 공장장님이 될 경우가 많다.힘은 들지만 현지의 직원들이 어린 나를 과장님혹은 부공장장님으로 부르며 존경을 표한다.

단,이러한 것은 대개가 제조기업 공장의 경우이다.서비스산업(물류,유통,판매,식당 등)에 취업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배제하고 설명을 하였다.

(4) 한국으로 복귀 후 일자리 찾을 때의 가치

선진국의 선진기업 경험을 하고 돌아오더라도 별로 인정받지를 못한다.오히려 적응이 더 힘드는 경우도 있다.급격한 문화의 차이로 오히려 적응이 어렵고 그래서 중도 사직자가 많은 편이다.그러다 보니 순수 국내 경험자보다 오히려 기회가 많질 못한 편이다.

신흥국 경력의 경우는 ‘현지 언어와문화 이해와 경험’만으로도 환영을 받을 것이다.그러나,언어를 구사하더라도 제대로 업무를 해본 경험이 없다면 비슷한 경우가 발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특히 현지에서 단기간에 튀쳐나와 귀국을 하였다면 본인의 몸값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도 유의하여야 한다.

(5) 그 외 단순히 ‘영어를 배우겠다’, ‘기업을 경험하겠다’는 목적

참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30-40년전의 논리이나 지금의 청년들도 이런 이유로 선진국을 향하는 도전을 한다.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다.어느 회사가 영어 배우러 오는 사람을 뽑겠는가?제발 정신차려야 한다.그럴 의도라면 별도의 영어 ‘교육’과정을 찾아가라.순진한 것이 아니라 너무도 무지하고 무식한 것이 아닌가?

해외취업은 어설프게 준비하면 국내 취업보다 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그 나라로 ‘취업’이라는 목적으로 들어가는 것도 까다롭지만 자칫 돌아나오기도 어려워 국제 미아(迷兒)가 되기도 쉽다.자칫 기준을 지나치면 불법체류자가 된다.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많은 어른들이 멋모르고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해외로 나갈 것을 어슬프게 권유한다.그것도 ‘대중매체’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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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을 마감하며 최근 우리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 인도네시아반에서 연수를 받고 자카르타(JAKARTA)에서 근무하고 있는 2년차 직원의 글속에서 일부 내용을 옮겨 본다.

“인도네시아로 해외취업을 생각할 때 가장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현지의 열악한 인프라시설이다.고국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며 일을 하고 돈을 버는 이외 시간의 생활여건이 정말 중요하다.친구들과 지인들이 가끔 연락을 해서 위로의 말을 건네줄 때가 있다.하지만,나는 지금 2층짜리 단독 주택에 혼자 살며,가정부가 빨래와 밥을 해주고 저녁에는 한국과는 비교도 안되게 시설이 좋은 헬스장을 다닌다.인도네시아라고 해서 사람들은 쉽게 시골같은 이미지를 상상한다.하지만,워터파크,대형종합병원,각종프랜차이즈식당,대형쇼핑몰등 필요한 것은 전부다 있다.사실 Global YBM에 지원해서 현지로 갈 때 인프라가 열악할 줄 알고 생필품을 넉넉히 사 갔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인도네시아도 사람이 사는 곳이고 점점 발전해가는 나라이다”

이젠 이런 것들로 해외취업을 보는 관점을 탈피하여야 한다.막연한 선진국,당장 눈에 보이는 급여,생활편의등이 아닌 나의 새로운 꿈을 펼치고 성장에 도전하는 가능성을 바라보며 접근을 하여야 한다.

이 부분은 다음 컬럼에서 정리를 해 보겠다.

위에서 언급한 선진국에 대한 경험과 선진기업의 근무 등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 찾아가길 바란다.학창시절에 선진국,신흥국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등의 후진국 봉사활동 등도 미리 계획도 세워 잘 준비해 나가면 멋진 취업의 길이 열릴 것이다.

여하튼,이젠 국내를 떨치고 Global 시각으로 본인의 미래를 그려 나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