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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답이다] 시흥 월곶포구 변신 이끈 도시재생 스타트업 ‘빌드’

임효묵 부대표, ‘지속가능성’ 위해 소프트웨어 측면 접근 중요… 시민자산화 첫 시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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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효묵 빌드 부대표.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최근 몇 년간 부동산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단연코 ‘도시재생’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도시재생을 위해 연간 10조씩 5년간 5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하에 도시재생 선정 사업에 지자체들이 너나없이 신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개발단계가 지난 우리나라는 도시가 성숙화되면서 이미 몇 년 전부터 일부 구도심을 위주로 도시재생에 대한 고민과 함께 여러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눈에 띌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곳은 찾기가 어렵다. 정부 중심으로 도시재생이 진행되다 보니 주민들과의 협업이 되지 않고 지속 가능성 역시 담보되지 않으면서 결국 1회 성 정책 이벤트로 끝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도 시흥시 월곶에서 민간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뭉치기 시작하면서 도시재생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월곶포구에 형성된 월곶신도시는 1996년 17만평의 바다를 매립해 만들어진 곳이다. 당초 월곶을 관광지로 도시개발하려던 시의 야심찬 계획이 들어있었지만 월곶포구가 포구기능을 상실하고 놀이공원은 부도가 나면서 주거공간과 모텔촌, 조선소가 혼재된 슬럼화된 상권으로 남아버렸다. 주거지역 사이엔 모텔이 즐비하고 포구기능 상실로 인한 인근 상권은 공실률이 20~30%를 기록하며 방치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시재생 스타트업 빌드의 임효묵 부대표(사진·만35세)는 “우리가 살고 싶은 공간과 삶을 직접 만들자”라는 신념으로 우영승 대표 등 6명의 공동 창업자들과 의기투합해 공실투성이인 월곶포구의 재생사업을 시작했다.

빌드의 도시재생 사업2호점인 ‘월곶동책한송이’ 카페에서 만난 임 부대표는 “내가 행복하게 살기위해 무엇을 해야 될까란 고민에서 출발한 결과 현재 월곶동에 자리를 잡게 됐다”라면서 “원래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던데다 한 공간, 한 골목길, 한 마을까지는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란 마음에 지역활성화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사범대 지리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지금은 신한금융지주에게 인수된 아시아신탁에서 다년간 근무했다.

빌드는 2016년 9월 설립된 후 그 해 12월 빌드 1호점인 바오스앤밥스(브런치레스토랑)을 열었다. 이어 2017년 10월 월곶동책한송이 라는 이름을 가진 꽃집이자 서점 기능을 갖춘 카페를 선보였다. 작년에는 바이아이라는 실내 놀이터를 오픈, 같은 해 9월 LH지원사업에 선정돼 팜닷이라는 식자재유통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인근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월곶포구 상권은 최근 오랜 기간 공실이었던 곳에 카페 등이 들어서는 등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임 부대표는 “이곳은 거주인구 중 0~12세와 30~45세 비율이 절반에 달했지만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보니 공실이 많은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해있었다”라면서 “이 같은 문제상황을 기회로 봤다”고 강조했다. 

   
▲ 임효묵 빌드 부대표. 사진=이코노믹 리뷰 박재성 기자

특히 빌드는 도시재생을 함에 있어서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로 ‘지속가능성’에 집중, 지역기반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역 콘텐츠 사업가 육성도 함께 진행 중이다. 실제 사업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과 해외사례 등을 발굴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기반의 콘텐츠를 가진 창업가를 발굴하고 있다.

임 부대표는 “지역활성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다양성의 측면에서 지역기반의 콘텐츠를 가진 창업가가 많이 생겨야 한다 ”라면서 “단지 이론에 그친 교육이 아닌 실제 우리가 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을 진행하며 지역기반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빌드가 주목하고 있는 또다른 요인은 바로 지역 커뮤니티이다. 현재 빌드는 월화수(월곶맘의 화려한 수요일)라는 이름을 가진 지역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있다. 모임 장소를 제공하고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향후 지역사업에 대한 예비 투자자로써 관계를 열어놓고 콘텐츠 운영 등에 대해 의견을 물으며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이 된다. 빌드의 세 번째 사업인 바이아이라는 실내 놀이터 역시 이 같은 소통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임 부대표는 “지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실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솔루션이 없다 보니 결국 주거환경 개선과 도로를 새로 정비하는 것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접근밖에 할 수가 없어지게 된다”라면서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을 지속적으로 연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지역활성화 사업 역시 조금씩 성과를 보이면서 빌드는, 시흥시와 함께 민관협력형 시민자산화 사업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민자산화란 역사가 오래된 공간이나 가게 등이 젠트리피케이션 등으로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과 영국 등에서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주민들이 직접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을 말한다.

임 부대표는 “도시재생을 통해 상권이 살아났다고 해도 결국 운영자와 주민(소비자)이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으면 상승한 부동산의 가치가 그들에게 돌아가지 않게 된다”라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막고 지속가능한 콘텐츠(지역에서 필요로 하는)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결국 운영하는 사람 혹은 이용하는 사람이 그 부동산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빌드의 세 번째 사업인 바이아이(실내 놀이터)가 들어선 건물은 시흥시가 매입을 했으며 5년 안에 빌드와 월곶 주민들이 사들이기로 협약을 했다. 매입방식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거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매입할 계획이다. 

이제는 도시재생을 넘어 로컬 에이전시 즉 지역관리회사로 발돋움을 하고 있는 빌드는 장기적으로 지역기반의 자산운용회사를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임 부대표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부동산 펀드나 리츠에 투자할 때 예컨대 베트남 오피스 등 자신들이 모르는 곳에 투자를 한다”라면서 “내 눈에 보이는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한다면 해당 부동산의 이용률 증대는 물론 가치향상에 투자자의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경진 기자 jungkj@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6.24  14: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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