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얼마 전 한 사고 위기관리 케이스를 보니, 해당 회사가 상황 브리핑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하면서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더군요. 저희 대표님께서 위기관리를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이냐 질문하시던 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컨설턴트의 답변]

위기가 발생하면 자사는 물론 주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엄청난 정보 수요의 폭발을 경험합니다. 아무 유효한 정보가 없는 상태라서 이해관계자의 정보 수요는 폭발하죠. 위기관리를 하는 기업 스스로도 획득한 정보가 없어 커뮤니케이션 못하는 것인데,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에서 정보를 숨기거나 변형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는 게 문제입니다. 전반적으로 기업이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 못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하게 되는 것이죠.

기업 차원에서는 아무리 극심한 정보 공급 수요의 불균형 상황이라 해도 자사가 해당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는 커뮤니케이션은 해야 한다는 것이 과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 발생 초기 충분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기업에서 일단 커뮤니케이션은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라 합니다.

최초 충분한 정보를 자사가 보유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충분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보를 획득하면 추가로 커뮤니케이션 하겠다”는 자사의 의지를 먼저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한 마디로 “기다려 달라”입니다. 이런 초기 커뮤니케이션을 홀딩(holding)이라 합니다.

그 후 실제 정보가 하나 둘 취합되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정리된 위기 상황 관련 정보를 일단 정리해 자사의 입장 및 대응 사항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앞에서 홀딩하면서 약속한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는 자사의 입장과 대응 사항들이 함께 전달되게 됩니다. 기업에서는 이 시기까지 대략적인 위기관리 전략과 대응 방안을 만들고, 실행을 개시해야 합니다.

그 후 추가적으로 정보가 계속 들어옵니다. 기업은 그 전과 같이 일정 기간 취합된 정보를 정리해 기존 자사 입장 및 대응 방안과 함께 다시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만약 변화된 상황이 있다면, 그에 따른 자사의 변화된 입장과 대응 방안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 브리핑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그 기준은 상황의 변동성과 그에 따른 이해관계자의 정보 수요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입니다. 상황이 계속 변동되고 있다면, 그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시기까지는 브리핑을 제공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해관계자들의 정보 수요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위기 상황이 이미 초기에 마무리된 경우라면, 해당 건에 대한 브리핑은 한 번이나 최대 두 번 정도로 진행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고 상황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으로의 브리핑은 제한적으로 한 두 번에 끝납니다. 위기 유형마다 다른 기준이 있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정보 부족을 이유로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위기 시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정보의 진공’ 상태입니다. ‘정보의 진공’ 상태가 되었는데도 기업에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면 그 진공 상태는 다른 비공식적, 적대적 이해관계자들의 무책임한 정보들로 곧 채워지니 문제가 됩니다.

일단 그렇게 다른 정보들로 최초 공간이 채워져 버리면 그 다음에는 기업에 상당히 힘든 싸움이 시작됩니다. 그런 환경에서 싸우기 때문에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실패합니다. 소위 말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것이죠. 그 때문에 일부 기업은 지속적으로 브리핑을 시도합니다. 전략적인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