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 동탄 전시장(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물량이 없어서 계약은 물론 예약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본사에서는 제품이 들어오는 일정이나 옵션을 알려주지 않아 예상 견적도 낼 수 없어요. 전화 드리겠다는 말 말고는 확실히 해드릴 말이 없어 이직을 생각하는 직원도 많습니다."

1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현장 영업직 인력  잡기에 나섰다. 디젤게이트, 물량 부족, 인증 지연 등 악재가 곂치면서 지난 2~3년간 영업 중단이 빈번히 발생한 것이 문제다.

복수의 아우디, 폭스바겐 공식 대리점 관계자에 따르면 양사의 판매 가능 차량은 '아테온' 1종 뿐이다. 신차 도입 지연으로 지난 4월 양사는 '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아우디는 지난 5월에도 판매 '제로' 실적을 내기도 했다.

문제는 최악의 경우 아우디의 판매 제로 상황이 오는 9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업 일선에서는 "오는 8월부터 A3, A5, Q7 등 신차 물량이 순차적으로 입고될 계획"이라며 영업활동을 지속하고 있지만 아직 예약접수까지는 하지 않는 분위기다. 일부 딜러는 조심스럽게 9월 입고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현장 영업직들의 수익성 확보도 비상이 걸렸다. 현장 영업직의 경우 비정규직이거나 위촉직인 경우가 많아서다. 수익은 기본급, 판매수당, 인센티브 등 부분을 더해 결정되는데 판매수당과 인센티브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아우디는 핵심 인력을의 이탈 방지를 위해 '본사 보상' 명목의 지원금을 지급하며 영업사원의 이탈을 막고 있다.

한 매장 담당자는 "판매 물량이 없어지자 '생계지원비' 명목으로 회사에서 적은 금액을 입금해주고 있다"며 "기존 손님들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고객이 창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래를 보고 적은 금액으로 근근히 버티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기간 이어온 활동이고, 책임감에 남아있지만 비슷한 경우가 계속 생기고 있어 흔들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우디는 풀체인지가 남아있으니까 그걸 보고 기다리고 있고, 이르면 8월 새 A5 모델 나오기 때문에 여기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 아테온. 사진=폭스바겐 코리아

폭스바겐의 상황 역시 아우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폭스바겐은 '아테온'을 673대 판매하며 디젤 승용차 판매 1위에 올랐지만 6월 이후가 문제다.

5월 판매량의 경우 기존 예약자들의 대기 수요가 몰렸던 점, 13% 할인 등 공격적 프로모션이 이뤄진 것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이달에는 일부 트림, 색상의 재고가 남는 등 지난달 대비 낮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테온 외 다른 차종의 물량 확보도 요원한 상태다. 공식 대리점에서는 오는 9월 도입을 예상하며 중형 SUV '티구안'의 예약을 접수하고 있지만 실제 물량이 들어오는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공식 대리점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정확한 공지가 내려오지 않는 상황이어서 자체적으로 확보한 적은 정보만으로 영업하고 있다"며 "티구안, 투아렉 등 핵심 차종은 오는 9월 이후 도입을 예상하고 예약 접수만 받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판매 물량 '제로'일 경우가 많아 핵심 인력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지원금을 지급해 가며 영업사원을 잡고 있다"며 "지원금이 나오니 회사가 철수할 생각이 없겠구나 하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