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롯데케미칼을 주축으로 하는 롯데그룹 화학부문 계열사가 성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10년 뒤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국내투자를 앞세울 방침이다.

27일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국내에 총 3조7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세계 7위 규모의 글로벌 화학사로 도약할 것"이라며 “생산시설의 증대 및 화학관련 스타트업 기업 투자 등 다양한 국내산업 발전방안을 통해 내수활성화 진작을 도모할 것”이라며 “이번 투자로 약 3만여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합작사업 본격 진행… 고부가 제품도 늘려

예정된 투자액 중 92%를 롯데케미칼이 차지한다. 롯데케미칼 투자액 3조4000억원이다.

기존 업무협약(MOU) 체결된 롯데케미칼과 현대케미칼의 합작한 HPC(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 건설 프로젝트도 본격 진행된다. 두 회사는 지난 24일 ‘HPC 투자합작서 체결식’을 진행했다.

▲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 ‘HPC 투자합작서 체결식’에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부회장, 롯데케미칼 임병연 대표,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 롯데그룹 화학BU 김교현 사장. 사진=롯데케미칼

HPC 공장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20만평 용지에 들어서게 된다. 약 2조7000억원의 투자비가 투입되며, 건설기간 인력 포함 약 2만6000여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프로젝트에 롯데케미칼은 지분 40%를, 현대오일뱅크는 나머지 60%를 보유하고 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는 협약식에서 “롯데케미칼은 HPC 공장의 본격적인 건설과 더불어 울산과 여수공장의 생산설비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며 “원료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더불어 국내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 2030년 매출 50조원의 세계 7위 규모의 글로벌 화학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롯데케미칼의 울산공장과 여수공장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7년 5월부터 약 3700억원을 투자해 울산 메타자일렌(MeX) 제품 공장과 여수 PC(폴리카보네이트)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올해 하반기 기계적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월부터 울산공장에 약 500억원을 투자해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생산설비도 증설 중이다. PIA 생산량을 기존의 약 두 배인 84만톤으로 늘리기 위함이다.

PIA는 PET, 도료 등의 원료로 쓰이는 제품으로 현제 세계에서 7곳의 업체만이 생산하고 있는 고부가제품이다.

기타 화학부문도 투자 순항 중… 스페셜티 제품 앞세워

롯데정밀화학도 국내투자를 확대 중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약 1150억원을 울산공장에 투자해 자사 스페셜티 제품 ‘메셀로스’ 생산규모를 약 1만3000톤 늘려 연간 6만톤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해당 생산시설은 올해 2분기부터 공사 시작돼 오는 2020년 4분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메셀로스는 롯데정밀화학 고유 브랜드로 메틸셀룰로스(Methyl Cellulose) 제품이다. 식물성 펄프를 원료로 한 스페셜티 화학 제품으로 건축용 시멘트, 생활용품 등에 첨가되어 점도를 높여 주고 보습 효과를 강화하는 원료로 사용된다.

이전부터 롯데정밀화학은 스페셜 티 투자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말에도 페인트증점용 첨가제 헤셀로스 NO.2 울산공장 증설에 470억원을 투자했고, 반도체현상액 원료인 TMAC E라인 증설에 40억원을 투자하여 생산설비를 확대한 바 있다.

▲ 롯데그룹 화학BU 국내 주요투자 현황. 출처=롯데케미칼

롯데BP화학도 울산공장 내에 초산 및 초산비닐(VAM) 생산설비를 증설한다.

이번 증설이 완료되면 현재 초산 55만톤, 초산비닐 20만톤인 연간 생산 능력이 초산 65만톤, 초산비닐 40만톤으로 늘어나며 매출은 1조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초산과 초산비닐은 LCD(액정표시장치)용 편광 필름 등 전자 소재와 식품용 포장재, 담배 필터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롯데BP화학의 증설 투자는 매년 6000억 원대의 생산 유발 효과와 50여 명의 직접 고용, 그리고 건설 기간 중 하루 300여 명의 간접 고용 효과가 창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