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차량공유 플랫폼 시장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쏘카와 그린카, 딜카의 ‘2강1중’ 체제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배후에 있는 대기업 SK와 롯데, KT의 비전도 뚜렷해지고 있다. 카셰어링 비즈니스 진출은 물론 다양한 브랜딩을 추구하는 한편, 모빌리티 전략을 강화하고 젊은고객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카셰어링 결제자의 87%는 2030 세대다.

▲ 주요 카셰어링 업체 점유율. 출처=와이즈앱

국내 카셰어링 업계 1위는 이재웅 대표가 이끄는 쏘카다. 앱 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신용카드, 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가장 큰 카셰어링 서비스는 지난해 기준 쏘카로 2673억원으로 집계됐다. 33만 명이 1회당 평균 2만298원씩 월 4.6회를 카드 결제해 월 9만2415원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구매율은 4.6%다. 사실상 카셰어링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쏘카는 올해 초 50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반의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를 비롯해 KB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4곳으로부터 총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난해 4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부터 600억 투자를 유치한지 9개월 만이다.

▲ 쏘카 비즈니스가 가동되고 있다. 출처=쏘카

모빌리티 최선봉에 선 타다의 VCNC도 쏘카의 자회사며, 최근 쏘카는 일레클에 투자하며 마이크로 모빌리티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실내 정밀 위치측정 기술 스타트업인 폴라리언트도 인수하며 모빌리티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쏘카의 뒤에는 SK가 있다. 쏘카 지분 28%를 가지고 있으며 AJ렌트카를 인수한 SK네트웍스의 경쟁력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SK는 SK텔레콤 중심의 모빌리티 전략을 가다듬고 있으며, 그 연장선에서 T맵택시를 가동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월에는 SK플래닛과의 접점도 마련했다. SK플래닛은 현재 쏘카에 IoT기반 센서를 설치하고 딥러닝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루빅스브레인’을 활용해 차량 내 공기질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분석, 제공하고 있다.

▲ SK의 모빌리티 전략이 CES 2019에서 소개되고 있다. 출처=SK

SK는 쏘카를 포함해 부품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종합 모빌리티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SK는 동남아시아의 그랩, 미국의 튜로에 대규모 투자도 단행했으며 SK하이닉스는 자율주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등에 필수적인 차량용 D램과 낸드플래시를 적극 양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LiBS(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에도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5G 전략이 미디어와 만나 자율주행차 플랫폼과 만나는 큰 그림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린카는 쏘카에 이어 카셰어링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그린카에서 총 1100억원의 결제가 이뤄졌으며, 이는 쏘카의 40% 수준이다. 쏘카와 그린카의 결제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87%에 이른다.

그린카는 2011년 차량대수 50대에서 현재 총 6500대, 회원 수 300만 명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공항, 기차역 등 교통 거점에서 그린카로 편리하게 환승할 수 있는 대중교통 연계 카셰어링, 고객이 차량 관리에 참여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고객참여형 커뮤니티 카셰어링 캠퍼스카(Campus Car), 빌리지카(Village Car)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도 빠르게 도입하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GS칼텍스로부터 총 35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주요소 공간의 공유활용 로드맵에도 나서고 있다. 네이버랩스와 협력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AWAY도 도입하는 등 ICT 전략도 가동하는 분위기다.

그린카는 KT렌탈에 인수됐으나 KT렌탈이 롯데그룹에 매각되면서 현재 롯데렌탈의 자회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친환경 자동차 비즈니스에 집중하며 두각을 보이는 중이다. 롯데가 보유한 쇼핑몰 인프라를 오프라인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깨끗한 브랜딩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추후 유통의 롯데가 발휘할 공유경제 비즈니스에서 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딜카는 쏘카와 그린카에 이어 업계 3위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결제액이 118억원에 불과하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분위기다. 250개 중소형 렌터카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제공하는 공유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표방하며 유휴 차량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중소 렌터카 업체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공유 경제 모델로 잘 알려져 있다.

▲ KT와 딜카가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출처=KT

딜카는 한 때 그린카의 소유주였던 KT와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27일 여의도 딜카 사옥에서 중소렌트사 카셰어링 서비스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딜카의 카셰어링 플랫폼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딜카의 카셰어링 사업에 최적화된 통합 단말을 새롭게 개발하고, 간편한 탈부착 방식, 차량 도난 방지 등의 새로운 기능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다양한 신규 서비스 개발 등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KTX, 제주항공 등과 제공하는 딜카의 기존 제휴 서비스 외에도 호텔 연계, 법인 렌털, 지역 특화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제휴 서비스 확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