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경제연구원은 서비스수지 부문별 동향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최근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지의 부진의 요인들을 짚어봤다. 출처=imagetoday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세계 서비스무역 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서비스수지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서비스수지는 2014년 –32.9억 달러에서 2017년 중국과의 사드갈등으로 여행서비스 수지가 악화되면서 –367.3억 달러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297.4억 달러로 적자폭이 다소 축소됐으나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우리나라 서비스수지의 동향을 살펴본 보고서 ‘최근 서비스 수지 부문별 동향 및 시사점’을 발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서비스수지의 부진은 주력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악화된 가운데 고부가서비스업, 신성장 서비스산업의 미약한 성장세 때문”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력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신성장 서비스산업 교역의 시장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주력 서비스수지 악화...여행·운송·건설↓

서비스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서비스 수지는 2014년 이후 적자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2018년 166.5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국인의 해외 관광이 크게 증가한 반면, 국내 외국인 관광객은 사드 갈등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면서 여행서비스 수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 여행서비스 수입 및 지급 추이와 국민 해외관광객 및 외래 관광객 추이.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운송수입액은 최근 5년간 급격히 감소해 2016년을 기점으로 운송수지가 적자로 전환됐으나 2018년 적자폭은 소폭 축소됐다. 운송수지 적자 전환의 배경으로는 해운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해상 화물운송의 적자폭 확대와 사드 갈등 등으로 인한 항공운송 흑자폭 축소 등이 주요 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건설서비스 수입은 2017년 105.9억달러에서 2018년 127.5억달러로 증가하고 건설서비스 지급 또한 2017년 27.1억달러에서 2018년 32.7억달러로 소폭 증가하며 흑자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글로벌 건설 경기가 호황이었던 2014년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개선세는 여전히 미약하다. 최근 국제유가가 주춤하면서 중동지역의 발주가 부진한 점과 아시아 인프라 건설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해외 건설수주가 감소한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고부가서비스수지 개선...지적재산권 사용료 수입·금융사 해외진출↑

지식재산권서비스 수지의 경우 2014년 –50.0억 달러 수준에서 2018년 –21.3억 달러 수준으로 적자폭이 축소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입에 비해 지급이 높은 상황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지적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전기·전자제품 제조를 위해 미국 등에 원천기술 및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지식재산권 서비스 수지 적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금융 및 보험 서비스 수지 추이와 전체 서비스 수입 대비 금융 및 보험 서비스 수입 비중. 출처=현대경제연구원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점포수는 동남아지역 중심으로 그 수가 확대되는 등 금융서비스 수입이 증가하며 금융 및 보험 서비스 수지가 2014년 2.7억 달러 적자에서 2018년 7.5억 달러 흑자로 개선됐다. 그러나 금융 및 보험 서비스 수입 및 지급이 전체 서비스 수입 및 지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으로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와 산업 구조가 비교적 유사한 독일과 일본의 경우, 전체 서비스 수입 및 지급에서 금융 및 보험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등 신성장 서비스는 여전히 비중 적어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입이 2014년 29.9억 달러에서 2018년 51.3억 달러로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지가 같은 기간 9.7억 달러에서 21.1억 달러로 확대되고 있다. 다만, 2017년 기준 한국의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입은 전 세계 수입의 약 0.7%, 국내 총 서비스 수입 내 비중 또한 2018년 5.2%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개인·문화·여가 서비스 중 특히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입이 2017년 6.3억 달러에서 2018년 7.7억 달러로 크게 증가하며, 흑자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국내 콘텐츠산업 규모 자체가 아직 크지 않을뿐더러, 국내 전체 서비스 수입에서 개인·문화·여가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 전 세계 콘텐츠 시장 점유율.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한국의 콘텐츠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전 세계 시장의 2.6%를 차지하며, 국내 전체 서비스 수입에서 음향영상 및 관련 서비스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0.8% 수준에 그쳐 아직 전체 서비스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