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한국 메모리 반도체가 5G시대가 본격화되면 재도약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한국은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품질 문제로 인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5G 기기에 적극적이지 않다. 업계는 점차 5G 품질이 개선되고, 5G 단말기의 본격 보급이 예상되는 내년부터 한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 갤럭시S10 5G. 출처=삼성전자

5G 통신기기·단말기서 메모리 반도체 사용 증가

24일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D램 수요 증가율은 내년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5G통신 보급으로 인한 통신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IT핵심 부품 수요 증가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5G 통신 구축을 위한 글로벌 통신사들의 Capex(소비지출)사이클은 4~5년으로 알려져 있는데 반도체 수요에 있어 5G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중계기와 동반성장할 엣지 컴퓨터에 있기 때문”이라면서 “5G는 활용 범위가 다양해 효율적 주파수 활용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서비스가 필수적이며 여기서 엣지 컴퓨터라는 AI(인공지능) 트레이닝 서버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4~5년간 엣지 컴퓨터가 D램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5G, 국내 반도체 산업의 신성장 모멘텀’ 보고서도 5G 보급으로 인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전망했다.

조성선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수석은 “이동통신에서 세대 진화에 따른 모바일 트래픽 급증은 클라우드 업체 중심의 데이터 센터 도입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반도체 시장의 확대로 이어졌다”면서 “데이터센터용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최근 2년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토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물론 현재 D램,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여전히 호황일 때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5G시대가 본격화 되면 다시 한 번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조 수석은 전망했다.

조 수석은 “4G대비 20배 빠른 속도, 자율주행차 등 데이터 활용 기반 확대 등으로 전례 없던 데이터 폭증과 이를 수용하기 위한 반도체 시장 확대는 필연”이라면서 “2010년 이후 7년 동안 약 40%성장한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23년까지 6년동안 약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5G 스마트폰 시장 전망. 출처=가트너, IDC

5G 스마트폰은 2022년에는 전체 휴대전화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세계5G 스마트폰 시장을 올해 920만대에서 2022년 4억 62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5G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올해 670만대에서 2022년 3억 2400만대 규모로 전망했다. 조사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2020년부터 5G 스마트폰 성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은 공통된 의견이다.

5G 스마트폰에는 통신을 가능케 하는 베이스밴드 프로세서(BP, 모뎀칩), 두뇌 역할을 하는 AP, 데이터 저장 기능이 있는 메모리, 베이스밴드 프로세서와 안테나 사이에서 여러 주파수를 분리해 신호를 명확하게 읽을 수 있게 해 주는 RF프론트엔드(RFFE)등 다양한 반도체가 탑재된다.

조성선 수석은 “플래그십 LTE 스마트폰과 5G 스마트폰의 반도체를 구성 요소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 5G 폰에 사용된 전체 반도체 가격이 LTE 스마트폰에 사용한 반도체 가격 대비 최대 85%까지 증가할 것으로 파악된 JP모건의 분석도 있었다”면서 “5G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여러 반도체 중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가장 높을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도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좋지 않지만 내년부터 5G 서비스가 안정되고 단말기 보급 등이 확산되면 메모리 반도체가 반등할 수 있다”면서 “자율주행차와 데이터센터쪽에서도 5G 확산으로 인한 수요가 지속 발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