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MLCC의 강자 삼성전기가 전장용(자동차용) MLCC에서도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MLCC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ulti Layer Ceramic Capacitor)로 IT제품 대부분에 들어가는 필수 부품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는 800~1000개, TV는 2000개, 자동차에는 1만 3000개의 MLCC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MLCC. 출처=삼성전기

MLCC는 전자회로에서 신호의 전달과 처리, 회로보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신호에 들어간 노이즈를 걸러주거나 이상전압이 발생하면 MLCC가 일시적으로 전기를 충전했다가 안정적으로 전압을 공급하면서 회로의 오작동을 막고, 보호까지 한다. 쉽게 생각하면 전류를 일정하게 조절해주는 일종의 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전자기기화...전장용 MLCC 수요 늘어난다

현재 전장분야 시장동향의 키워드는 친환경, 안전, 쾌적이다. 차량과 차량간 통신을 하는 커넥티드, 자율주행, 카셰어링&서비스, 엔진의 전자부품화가 키워드를 실현하기 위해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차량 내부에 달린 디스플레이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방향에 따라 차량 조명등의 위치를 바꿔 주는 시스템 등이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의 전자화로 인해 글로벌 차량용 전자제어장치(ECU)시장은 2018년 23억개 수준에서 2030년 34억개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른 전장용 MLCC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에 들어갔던 MLCC의 양을 1이라고 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PHEV)·하이브리드전기차(HEV)에는 4, 순수 전기차인 EV에서는 5의 MLCC가 필요하다”면서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자동차용 MLCC 수요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현재 완성차 제조사들은 신뢰성 있는 차량용 MLCC 제조사를 찾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얼만큼 안정적으로 일정 물량을 공급해 줄 수 있느냐도 완성차 업체의 관심사다.

▲ MLCC수요 전망치. 출처=유안타증권

전장용 MLCC 사업의 장단점은?

전장용 MLCC 사업의 장점으로는 IT용 MLCC 대비 기술과 사업적 진입장벽이 높아 일정 규모의 수요처 확보시 안정적인 수익 추구가 가능하다는 점이 꼽혔다. 여기에 더해 타 IT용 MLCC에 비해 전장용 MLCC는 가격 하락폭이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또 스마트폰과 같이 IT제품은 사용 주기가 짧은데 비해 자동차는 사용 주기가 길기 때문에 장기계약 중심으로 완성차 업체와 계약을 하면 안정적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도 전장용 MLCC사업의 장점으로 거론된다.

단점도 존재한다. 전장용 MLCC는 기술난이도가 높고, 철저한 검증단계로 인해 개발과 양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더해 만약 품질문제가 발생해 대규모 리콜이 발생할 경우 거액 보상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목됐다. 또 자동차 모델 단종, 애프터서비스(AS)를 위한 일정수준 재고 보유가 필요하다는 점도 전장용 MLCC사업의 단점으로 꼽혔다.

전장용 MLCC, IT용과 다른점은 무엇

전장용 MLCC가 IT용 MLCC와 가장 다른 점은 IT용보다 더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IT용 전자제품은 영하 55도에서 영상 85도 사이의 온도 수준을 견디면 되지만 전장용은 영하 55도부터 최고 200도까지 IT용에 비해 더 높은 온도를 견뎌야 한다. 전압도 IT용은 6.3~10V정도만 사용하지만, 자동차에서는 50~100V의 높은 전압이 사용돼 더 높은 내구성이 요구된다. 온도, 전압, 진동, 습도 등 가혹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전장용 MLCC에서 더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장용 MLCC에서는 고온, 고전압을 견딜 수 있는 세라믹 재료와 미세구조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에 더해 습기에 대응하기 위해 얼만큼 내부 단자를 치밀하게 만들어 습기를 차단하느냐도 핵심 기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생산 부분에서도 전장용 MLCC는 IT용 MLCC보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MLCC의 크기인 가로 0.6mm 높이 0.3mm보다 큰 가로가 3.2mm에 이르는 MLCC가 전장용으로 사용되는데, 이렇게 되면 제조 시간도 더 들어가고 설비 수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전장용 IT용에 비해 세부 검사항목수가 더 많아 검사설비의 추가도 필연적이다. 이런 이유에서 전장용 MLCC가 IT용 MLCC보다 더 비싸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장용 부품의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MLCC도 전장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있다”면서 “지난 2년간 주요 업체들의 자본 지출은 전장용에 집중돼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현재 전장용 MLCC매출액은 외부에 공개할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전장용 MLCC생산라인은 늘리는 등 향후 시장 성장에 대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